체육특기생의 일반 성적 및 학점 요구 관련한 논란: 취지는 인정하나 적당히 하자.

아날로그 .☞ 펌보다 링크

정유라, 장시호 부정졸업의 유탄을 맞은 교육부가 부랴부랴 내놓은 것이, 공립학교의 수업 출석 인정 기준 강화 및 대회출전가능한 취득 성적 기준 신설 요구였습니다. 그리고 아마도 교육부 협조 요청이 있었기 때문에 주요 대학들이 체육특기생 졸업학점 요구 기준을 올리는 것이겠지요. 저는 기본 취지에는 공감합니다만,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소위 "조선시대 선비냄새"가 나서 싫은 면도 있습니다.


지금 지금 중고등학교 내신성적은 상대평가입니까 절대평가입니까? 대학교는 당연히 상대평가죠?

만약 상대평가라고 가정하면, 이 제도의 취지와 어긋나는 결과가 생깁니다.


"아무리 운동/예술특기생이라도 교육부에 등록한 학교 졸업장을 받으려면, 그 졸업장에 어울리는 최소한의 교양은 좀 갖추고 졸업하라"는 게 이 제도의 목적일 텐데요[각주:1], 만약 그렇다면 그 평가 기준은 상대평가여서는 안 됩니다. 절대평가라야 합니다.

단순화해서, 영어로 치면 토익 700점이나 800점이 나오는 실력이 있지만 마침 학교에서 100명 중 71등이라, "70%에 미달하니 출전자격이나 특기생 응시 자격을 박탈한다"면 이건 옳지 않으니까 말입니다.

링크 1/ 링크 2(미국얘긴 미국기준을 공부하고 볼 일)/ 링크 3

그 외 기사 제목은 잊었지만, 전교 50% 안에 드는 성적이 나와야 대회출전자격을 주겠다는 학교가 논란이 된 적 있었습니다. 


아래는 요즘 교육부가 하달한 지시라고 나온 기사 하나입니다: 

교육부의 이번 체육특기생들의 학사관리를 강화한 체육특기자 제도 개선 방안에 대해 학부모들은 강력 반발하고 있다. 현행 학교체육진흥법에 따르면 최저학력 기준은 초등학생의 경우 학년 교과목 전체 평균점수의 50%, 중학생은 40%, 고등학생은 30%[각주:2]다. 일반 학생의 평균 점수가 높으면 현실적으로 학생 선수들은 하한선을 맞추기 어려운 것이다. 


체육특기자 학사관리 강화 제도 개선 방안 더 다듬어야
타 영역 특기생과의 형평성 고려, 행정편의주의 타파 요구
한국교육신문, 박은종 공주대 겸임교수 2017.04.10 


그리고, 이것은 운동, 음악, 미술 특기생에게만 적용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결국 컴퓨터 프로그래밍과 게임 제작, 기능올림픽, 정보 올림피아드 등 다른 분야도, 학교에서 유사한 학사행정을 해야 하는 경우가 생기면 마찬가지일 겁니다. 그리고 어느 분야에서 특별한 재능을 보인 사람치고 만능형 인재는 많지 않고, 그게 되면 우리 나라에선 다른 진로[각주:3]를 알아보는 사람이 많을 것 같은데요.


[체육특기생 최저 학력기준 도입] 한국경제신문 2017-04-26

"운동·학업 병행…김연아도 성적 70% 미달땐 연·고대 입학 못해"
현재 중3부터 적용 / 입학 후에도 학사관리 강화, 학점 미달땐 경기출전 금지
'제2의 정유라' 사태 방지 / 골프·수영 등 개인 종목 특기생 선발 점차 축소[각주:4]/ 타대학 확산 여부 주목


'체육 신동'이라도 학교성적 나쁘면 고려·연세대 못간다


"합숙에 운동도 힘든데 이제 학원까지 보내야 할 판"
학부모들 당혹…볼멘소리 / 체육계 "이상에만 치우쳐 시행시기 조정 필요"

학급당 학생 30명 기준 21등 안에 들어야 하고,
내신 상대평가 9등급 기준 5-6등급 안에 들어야 한다는 이야기.


이천년대들어서 대학교들이 박사학위가 하나도 없는 사람도[각주:5] 유명인이면 여러 가지 이름으로 교수자리나 진짜 교수라고 착각할 교수타이틀을 주고 강의시키는 걸 마치 깨어난 행정인 것처럼 과시하던 걸 생각하면 참.. 교육부와 각 대학이 이 제도를 어떻게 다듬어갈 지 잘 지켜봐야겠습니다.


PS.

이 소동의 발단이 된 사건이야 문제가 있다는 데 동감입니다만, 깊이가 없는 교육부 행정은 좋게 보지 못하겠습니다. 이공대 필수수강과목에서 일반수학을 빼 준 게 언제더라.. 수학성적이 나빠도 과학고 입학가능하게 제도를 바꿔준 게 언제더라.. 그 때도 명분은 그럴 듯 했을 테고, 아마 지금 들어도 나쁘지 않은 좋은 얘기겠지요.


  1. 그렇게 생각해도 어폐가 생기는데, 대학교는 몰라도 고등학교까지는 최적학력기준 미달이라고 해서 유급시키거나 낙제시키는 제도는 우리 나라에 없고, 일단 졸업장은 모두 주기 때문입니다. [본문으로]
  2. 아래 기사에서 상위 70% 안에 들어야 한다는 말이 이 이야기. [본문으로]
  3. 의사, 변호사.. [본문으로]
  4. 이게 예체능만 그러면 또 불공평하죠. 이십 년 전 쯤부터, 성적말고 다양한 기준으로 입시생을 뽑으라고 바람불어넣던 데가 교육부가 아니던가? 참.. [본문으로]
  5. 교수가 되는 데 박사학위가 하늘이 정한 필요조건은 아니지만요. 꼭 해당 전공의 박사가 아니라도 되고.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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