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중국에 첨단 전자산업기술을 넘겨주려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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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하순들어서 한중경제관계가 풀릴 거라는 이야기가 신문지상을 타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주 들어서는 중국에서 여행제한과 항공기 운항제한도 푼다, 풀 거라는 기사가 나오기도 했어요. 항공기 운항 제한.. 이것도 참 같쟎은 상황인데, 예를 들어 제주도는, 김대중정부때 우리 정부가 한중 경제협력차원에서 영공을 개방해서 중국 항공사는 누구나 제주항로에 취항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풀지 않고 한국 항공사의 중국 주요도시 취항을 규제했지요. 그러니 한중 항공교통은 중국항공사 노선이 압도적으로 많았고, 그런 식이라서 중국 정부가 지시하면 제주도에 들어오는 비행기가 확 줄어버리는 거죠.

중국 정부는 이런 지시를 문서로 남기지 않습니다. "공산당은 한 몸"이라서 그냥 전화로 언질을 주면 밑에서 알아서 합니다. 그게 잘 되는 이유가 있어요. 업계 주요 회사에 중국공산당 하부 조직을 만들어놨고, 공공매체와 정기 교육('학습')을 통해 '코드'를 마춰 놔서 모호한 표현만으로도 위아래가 한 몸처럼 움직이도록 하고, 나라 자체가 그런 분위기 안에서 돌아가도록 자기들 딴에는 규율을 잡기 때문입니다.[각주:1] 그리고는 외국에 대고는 '시장이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것이지 정부 지시가 아니다'하고 주장합니다

중국의 민간 회사들이 중국공산당의 구두지시를 잘 따르는 이유요? 중국은 국가 자체가 영구히 중국 공산당의 소유물입니다. 일당 독재를 명문화해서 다른 정당이 없습니다. 그러니 중국에서 철수할 수도 없는 중국 토종 회사들은 중국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문서화된 법령 이상으로 중국 공산당 간부의 구두 발언과 인민일보, 환구시보같은 기관지나 자매지 논평에 언제나 촉각을 기울이며 살고, 명시적, 암시적으로 지시하는 내용을 거슬러서는 안 됩니다.


하여튼 그렇게, 웬일로 해빙무드인가 싶은 것 뒤에는 아래 한겨레신문 기사와 같은 움직임도 있었던 모양입니다. 기사에서 언급한 것 하나는 미국 MD불참 선언이고 다른 하나는 첨단기술 공장을 중국에 더 짓는 것(이 기사를 알게 된 곳 링크).

사드 갈등에도 중국이 ‘반도체·OLED 제재’ 안하는 이유는?
한겨레신문 2017-10-26

정부, 관계회복 위해 다각 노력
아펙회의때 정상회담 또는 문 대통령 연내 방중 추진
시 주석 평창올림픽 답방 기대
전문가 “중국도 갈등 계속되면 부담, 미 MD에 불참 합의땐 타협 가능성”
정부, 중국 원하는 반도체·OLED 등 첨단기술분야 투자로 갈등 우회 모색

경제계에서는 중국의 사드는 경제보복의 표면적 이유일 뿐이며, 이면에는 자국 산업 보호·육성을 위한 보호주의가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중국은 자국 기업들의 경쟁력이 높아진 업종(자동차, 전기차 배터리 등)은 한국 수출기업들을 가혹하게 제재하고 있는 반면, 반도체나 오엘이디(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등 자국 기업의 경쟁력이 아직 초기 단계여서 한국 기술을 받아들여야 하는 업종은 제재를 하지 않고 있다. 특히 중국은 엘지의 오엘이디 기술 투자도 원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사드 갈등을 푸는 묘책 가운데 하나로 중국이 원하는 첨단기술 분야 투자 가능성이 언급되는 이유다. 중국 전문가인 이반 첼리치체프 교수(일본 니가타대학)는 최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에 실은 칼럼에서 “중국이 사드 보복을 하는 진짜 이유는, 휴대폰에서 중국 업체들이 삼성전자를 포위하는 등 중국의 산업·기업 경쟁력이 커지면서 한국을 이제 ‘경쟁국’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앞서 얘기했듯이 중국의 외국 기업에는 공산당 조직이 있고 시진핑정부들어 그걸 더 강화했는데 이 사람들은 중국공산당이 시키는 대로 사내활동을 합니다. 

중국내 외국기업 70%에 공산당 조직 설치…시진핑 집권후 '급증'
연합뉴스 2017/10/20 
中 상법 "공산당원 3명 이상 기업 당 조직 의무 설치해야" 규정

중국 공산당 중앙조직부 치위(齊玉) 부부장: 중국에 진출한 외국인 투자기업 중 10만6천여 곳에 당 조직 설치.

2012년 말 시 주석이 집권하기 전 외국 기업 4만7천여 곳이었지만 5년새 두 배로 급증.

중국 내 전체 외국 기업 중 당 조직이 설치된 기업은 약 70%로 삼성, 노키아 등을 포함.

그런데, 필요하면 국가가 목숨을 걸고 지켜야 할 먹거리를 담당하는 산업 공장을 그런 나라에 내보내 더 지으라고 아예, 정부가 나서서 등떠미는 카드를 고려한다? 지금까지도 삼성전자, 하이닉스, LG전자가 중국에 최신기술을 적용한 공장을 짓고 사업을 많이 해왔지만 정부는 되도록이면 그걸 국내로 돌려야 할 입장일 터인데 이래서는 안 됩니다


이건 아닌데요.. 이건 정말 아닌데요..
지금 우리 나라에 멀쩡한 수출산업이 그거 하나, 그나마 반도체 산업 전체가 아니라 메모리 반도체 하나 뿐이고, 그 중에서도 회사 두 개 말고는 다들 고전하고 있는데, 그것마저도 2년 뒤에는 앞이 보이지 않아 어떻게든 지켜나가야 한다, 변신해야 한다고 발버둥치는 상황인데[각주:2],
당장 수출 좀 잘 된다고 해서 대통령과 청와대와 국회의원과 정부 관료들이, 우리의 미래에 먹구름을 끌고 오고
중국의 반도체굴기 시장전망에 장애물을 치워주고 돌파구가 될 짓을..
정부가 저런 덤까지 얹어 주면, 지금 대통령이 퇴임한 후에 폭풍이 몰아칠 겁니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2차전지 회사들은 지금 중국 정부의 갖은 압박을 받으며 생존을 걱정하고 있는 실정이고, 중국정부는 2020년까지는 세계 2차전지시장을 엎어버리겠다고 시간표까지 만들어놓은 걸 생각하면, 일단 중국에게 돌파구를 열어 주면 반도체도 오래 걸릴 것 같지 않습니다)

4차산업혁명이네 뭐네 해서 첨단기술을 적용한 공장일수록 외국에 나갈 필요가 없는데.. 신발공장, 전기차공장까지 선진국들은 자기 나라에 투자하는데 우리 정부는 거꾸로 가려는 것 같네요. 저래서는 안 됩니다. 저런 식으로 하면 중국이 단물빼먹은 몇 년 후에는, 지금 삼성 엘지 SK등의 중국 배터리공장이 부당한 대우를 받듯이, 중국의 한국 반도체 공장에게도 중국 나름의 기준을 들이대며 새로운 빌미를 만들어 제재를 시작할 것입니다. 중국도 나름 국가적인 역량을 기울여 발전시켜 가는 분야고 중국 정부 행정의 막장성이 근미래에 바뀔 것 같지는 않으니까 언젠가는 그런 날이 오겠지만, 예를 들어 그런 날이 15~20년 뒤에 오는 것과 3~5년 뒤에 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정부 관료들은 모르지 않을 텐데, 정치가들은 그것을 간과하고 우리가 가진 것을 너무 쉽게 버리려는 것 같네요. 

15년 전 마늘전쟁 이래 중국과의 경제협상에 유난히 약한 모습을 보여 온 우리 정부인데, 이래서는 몇 년 후에 중국이 다시 시비를 걸 때면 정말로 비빌 언덕이 없어질 겁니다. 정부가 현명한 결정을 하기 바랍니다.


  1. 개인의 온/오프라인 활동 기록을 수집하고 점수화해 공공활동과 출입국 등에 가점을 주거나 제한을 가할 수 있다는 세서미 크레딧과 그 유사 제도라든가, 공산당이 댓글 아르바이트를 1천만 명 모집한 사건이라든가, 사람과 인공지능을 사용한 SNS규제, 정부가 해석하기 까다로운 사설 보안 트래픽(VPN) 금지라든가.. [본문으로]
  2. 예를 들어, 여러 가지 독창적인 개선이 아루어지고 있다고 가끔 기사화되기는 합니다만, 지금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방식의 메모리반도체가 미세공정의 끝에 다가가고 있다는 걸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그리고 아직은 양산기술의 대안을 찾지 못한 모양이니, 가능한 한 오랫동안 이 기술을 지켜나가야 할 겁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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