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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생산원가? 본문

기술과 유행

비트코인 생산원가?

옛날, 서양의 어느 직접민주정을 했다는 공동체에서는, 그 당시 기준으로, 유권자가 아주 많았다고 합니다.

아직 그것이 가능한 작은 사회였던 이유도 있었겠지만, 표가 많아서 생기는 이점 하나는,

"그 많은 사람을 다 매수하려면 돈이 얼마나 많이 들겠느냐" 였다는 이야기를 읽은 적 있습니다.

퍼블릭 블록체인 장부를 변조할 때 드는 비용과 시간, 자원도 그런 면이 있는 것 같은데요.


퍼블릭 블록체인 - 거래장부를 유지 갱신하는 데 언제나 계산능력과 저장용량을 기꺼이 내놓는 불특정 다수의 기여가 필요한 방식 - 을 이용하는 전형적인 구세대 암호화폐 채굴비용 이야기입니다. 그것이 최초 수량을 나눠가질 때만 빼고, 0원(공짜)이나 1원(상징적인 저원가)이 아닌 이유는, 계산시간(비용)과 계산능력을 소비해야 이 번거로운 블록체인방식의 장점이 보장되는 이유때문이었습니다. 그것때문에 에너지 낭비라고 비판받기도 했죠. 하지만 "전기를 많이 먹는" 특성은 암호화폐의 본질이 아니라 목적을 구현하는 수단이라고 볼 수 있을 겁니다. 그러니 적어도 정상적인 거래를 할 때는 보다 부담이 덜한 방식을 개발하거나 트릭을 적용해 용량을 비약적으로 늘리면서 장점을 보장할 수 있다면, 굳이 전기를 많이 먹는 방식을 고집할 이유는 없어질 겁니다. 그리고 그런 쪽으로도 아이디어를 적용한 게 나오고 있다고 하고요. 몇 가지 기사를 제가 잘못 읽지 않았다면 그럴 것 같습니다.[각주:1]



아래는 미국, 비트코인 이야기입니다. 요즘 1비트코인당 1천만원에 도전하다 떨어지다를 하고 있는데, 미국에서 제일 전기요금이 싼 지역은 1비트코인 생산원가가 2백만원 정도라고 합니다.


비트코인 채굴 열풍 휩싸인 미 워싱턴주 사과 마을

연합뉴스 2018-03-12

'중부 컬럼비아 분지' 미전역에서 전기료 가장 싸 채굴자 몰려

폴리티코 "올해 말까지 전 세계 비트코인 채굴량 15∼20% 차지할 것"

각종 분쟁과 전기 도둑 극성, 전기 담당자들에게 뇌물 범죄까지 

  • 2012년부터 비트코인 채굴장이 모이기 시작. 1kWh당 2.5센트(30원도 안 됨)에 불과해서 미국 평균의 1/5.
  • 2012년 당시 1비트코인을 캐는 데 든 전기료는 2달러, 비트코인값은 12달러.
  • 2018년들어 1비트코인을 캐는 데 드는 전기료는 2천 달러, 비트코인값은 8천 달러.[각주:2]
  • "지난해 1 비트코인 당 2천만 원이 넘어서자 중국인 등 외부인들이 자가용 비행기까지 타고 와 댐 관계자를 만나서 '전기를 사고 싶다'며 거래를 시도하기도"


추가 기사를 덧붙입니다.

"블록체인, AWS보다 100만배 비싸...확장성 시급"

비탈릭 부테린(이더리움 창업자), 분산경제포럼서 효율성 향상 강조

zdnet 2018.4.5.

  • 한국에서 열린 포럼에서 부테린 발언
  • "블록체인은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비교하면 컴퓨팅 효율성이 100만 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블록체인이 광범위하게 확산되려면 확장성 문제가 가장 중요하게 다뤄져야 한다."
  • "아마존 EC2(가상 서버 서비스)의 미디엄 사이즈 가격은 시간 당 0.04 달러다. 이더리움의 오버헤드(같은 일을 처리는 데 드는 비용)는 그 100만 배 수준이다"

  • 에너지 비효율은 처음부터 예상된 태생적인 단점이지만, 시작부터 감수한 것이기도 함. [각주:3]
    "(중앙집권화와) 독점에 대해 저항하기 위한 비용"
    "나와 당신이 거래한 사실을 하늘이 알고 땅이 안다"고 말할 때, 그 '하늘과 땅'의 역할을 세상에 공기처럼 퍼져 있는 블록체인 노드가 한다는 말로 읽으면 된다.

  •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검열에 대한 거부이고 저항이다. 제3자의 개입을 원치 않는다는 얘기다. 정부는 물론 은행, 결제처리 업체, 인터넷 사업자가 개입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 "블록체인은 사기 행위에 대한 저항이 있다. 네트워크에서 누구나 활동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투명성이 있고, 컴퓨터 장애로 서비스가 오프라인 상태가 되지 않기 때문에 견고성을 갖추고 있다"
  • "블록체인은 '퍼미션리스(허가가 필요없는) 상호운영성이 보장된다"
  • "하나의 블록체인에서 다른 것으로 연결하는 크로스 블록체인도 가능하다"

  • 그렇지만 너무 비효율적이면 도태될 것.
  • "지금 상태라면 기존 컴퓨팅과 블록체인의 효율성 차이는 1억 배까지 벌어질 수 있다"
  • "블록체인을 사용하는 비용이 (일반 컴퓨팅 방식보다) 너무 비싸서 유일하게 블록체인을 사용하는 경우는 '암호화폐 투기' 밖에 없을 것이다"
  • "블록체인을 사용하는 비용이 더 저렴해져야한다"
    : 이 말은 암호화폐의 가치는 소위 골디락스 존을 유지해야 한다는 뜻으로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자발적으로 네트워크가 생성되어 가동할 만큼 비싸지만, 암호화폐(가상화폐)의 가치 상승과 축적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 부테린은 샤딩, 플라즈마(플라즈마 캐시), 스테이트 채널 등 다양한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라고 소개. 현재 이더리움의 실행효율이 기존 컴퓨팅 방식의 100만 분의 1 수준까지 떨어졌다면, 이런 새로운 접근 방식은 그 격차를 1천 분의 1 정도로 줄였다고 자화자찬.

  • 부테린: "블록체인 앱을 디자인하려고 할 때 일단 원하는 핵심 속성이 먼지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온라인을 유지하는 게 중요한지,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게 중요한지, 프라이버시를 강화하고 싶은지도 고려해봐야 한다. 그에 따라 기술을 선택할 수 있고 이런 기술을 선택할 때 트레이드오프(상충관계에 있는)는 무엇인지도 생각해야 한다"


비탈릭 부테린. 1994년생. 러시아 출신 캐나다인. 스위스 거주.



  1. 요즘은 뜸하지만 작년까지만 해도, 암호화폐의 장점을 주장하던 사람 중 몇몇은 '(투기로 인한 출렁임을 배제하고 장기적으로 보면) 비트코인은 인플레가 없다'고 말하며 가치가 보장된다, 소장가치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모두가 영구히 비트코인만 쓴다면 그럴 수도 있겠죠. 그런데, 현실 세계에서 어느 나라나 법정통화를 발행하고 화폐개혁을 할 수 있듯이, 인터넷 세상에서는 어느 개인이나 법인도 암호화폐를 발행하고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없어질 수 있습니다. 비록 설계상으로 채굴이 점점 어려워지게 되어 있다(=채굴비용-에너지-이 더 든다. 그 와중에 VGA채굴기의 9만 배 비트코인 채굴 효율을 보인다는 ASIC채굴기같은 것도 나왔지만), 즉 1화폐단위의 가치가 점점 비싸지기를 희망하며 설계했다 하더라도, 그 암호화폐를 어느 나라의 법정통화로 환산한 가치가 얼마냐는 것은, 거래소 시세 등락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완전히 별개의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인플레가 없다지만 거래되는 최소 화폐단위가 따로 없이 소수점 아래로 계속 내려가는 이상, 화폐가치가 오른다는 것은 기존 소장자에게 끝없이 유리할 뿐, 통화량 제한 효과는 없습니다. 구경꾼에게는 참 흥미로운 이야기고 실험예시입니다만, 이 쪽에 관여한 웬만한 사람들은 이런 걸 처음부터 알고 있었을 겁니다. [본문으로]
  2. 만약 (법정통화로 환산한) 비트코인의 가치가 1000배 올랐다면, (법정통화로 환산한) 비트코인 채굴비용이 1000배 올랐다 해도 그때 (법정통화로 환산해) 이익이면 지금도 여전히 (법정통화로 환산해) 이익이라는 이야기. [본문으로]
  3. 딱 맞는 비유는 아니지만, 국민투표가 왕정보다 어떤 문제에 대해 의사결정 자체를 하는 공식저인 절차에 드는 돈만 따지면 비용이 더 들듯이.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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