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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통신/SNS - 문화, 매체

페이스북에 저장된 개인정보

옛날 옛적,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우리 나라에 처음 들어올 때, 

이메일인증 하나만으로 가입할 수 있고, 본인인증이 필요없다며 찬사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 페이스북(facebook.com)이 요즘 시끄럽죠.

내 개인정보는 얼마나 저장돼 있나 궁금해서, 만들어놓고 사실상 사용하지 않던 계정에 한 번 로그인해 보았습니다. 역시 마음에 들지 않네요. 옛날 다음 마이피플때와 같은 느낌. 그 때 사용기를 적은 적 있죠. 왜 내가 내 전화기 연락처에 기록한, 한 번 집수리하러 온 아저씨와 인터넷 친구가 돼야 하냐고 말이죠. (페이스북은 가입한 이메일로, "당신이 좋아할 지도 모르는 사람, 당신이 알 지도 모르는 사람"식으로 뚜쟁이질을 많이 했는데, 그건 안드로이드폰을 사용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가입해 있던 구글도 마찬가지입니다)


페이스북 내 계정 화면으로 들어가 보니, 스무고개, 아니 아홉고개가 아직 있더군요. 너 어디 사람이냐, 지금 어디 사냐, 직장은 어디냐, 어디서 태어났냐, 우리가 아는 그 직장은 이런 조직인데 여기서 당신 직책은 뭐냐, 출신 학교는 어느 지방이냐, 이 학교 맞냐.. 그런 게 다 이렇게 쌓이겠지요. 그리고 그런 질문의 하단에는, "대답을 인터넷에 다 공개하기, 나만 보기 등"을 설정할 수 있는데, 기본값은 동네방네 공개입니다. 십 년, 이십 년 전 우리 나라 커뮤니티 사이트들(아이러브스쿨 등)이 이거저거 다 공개할 때 개인정보 보호 개념은 있느냐하고 기분나빠했는데, 외국 회사들은 더하군요. 주민번호(미국이라면 사회보장번호)빼고 다 공개하려 드는 셈. 


게다가 이것은 형식상 사용자가 동의해 공개한 것이므로, 페이스북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이러면 프로파일링하기 쉽지 않나요? 예를 들어, 요즘 네이버 댓글을 모아 데이터베이스화해 네이버 이용자별로 프로파일링해 공개하는 크롤링 소프트웨어, 사이트가 난립하고 있는데[각주:1], 같은 식으로 페이스북 크롤링을 하면 그대로 데이터베이스가 됩니다. 네이버는 계정의 앞 몇 자를 공개하고 나머지를 ****처리하고 있지만, 이 정도로 빅데이터를 모으고 웹페이지를 분석해 프로파일링하면 의미없어보입니다(회원가입하지 않은 화면에서는 검색기능은 제공하지 않는 듯 한데, 데이터베이스화해놓았다면 마음먹기에 달린 일입니다. 즉, 개인이 네이버 포털에 댓글다는 사람 전원을 관심사와 응원하는 스포츠팀, 정치적 신념, 경제상황과 사생활, 음식, 연예인, 관광지에 이르는 소비 기호 등에 따라 필터링하고 줄세우며 프로파일링해 추적할 수 있습니다. 다음(카카오)은 API를 지원하는 지 여부는 모르겠지만, 데이터가 적을 테고 공개정도가 높아서 더 쉬울 것입니다). 그런데 페이스북 계정은 애초에 ****도 없고, 구글과 페이스북은 계정에 공개되는 이름에 실명[각주:2]을 사용하기를 반강제로 권장합니다.


설사 API를 제공하지 않아도 요즘 포털과 SNS 등 플랫폼사업자들의 수익원은 광고고(네이버 뉴스와 댓글을 거의 실시간으로 모아 이슈별, 언론사별, 네이버 계정별, 뉴스와 댓글을 자체설정 해시태그를 기준으로 분류 가공해 공개하는 일부 사이트들도, 가입하면 상품을 따로 제시하는 지 모르겠지만 비회원에게 보이는 웹페이지는 광고조건부로 서비스합니다. 2010년대 후반들어 이 정도 자료수집, 처리 능력은 정부 정보기관이나 자금력이 있는 조직이 아니라 일개 개인의 손으로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폐쇄커뮤니티가 아닌 이상 검색 엔진이나 그것을 위장한 트래픽과 크롤링을 제한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공개 정보는 누군가 원한다면 고스란히 외부에 재구성되어 집적됩니다. 어차피 그런 사이트들이 robots.txt같은 걸 지킬 리도 없지만. 이것은 이미 가능성이 아니라 현실이므로, 자칭 플랫폼 사업자들, 그리고 SNS사이트들, 포털과 거대 커뮤니티 사이트들은 이런 현실을 고려해 프로그램을 개선할 필요가 있습니다.


페이스북으로 돌아와서,

페이스북 기본 정책에 따라 공개처리된 걸 수정하지 않은 상태로 로그인할 때마다 페이스북이 물어보는 각종 신상조사(인구센서스보다 더 시시콜콜한 것 같습니다)에 솔직하게 대답한 다음 제 페이스북 주소를 알려주는 것은, 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제출하는 것보다, 상대에게는 더 편할 것 같습니다.



기본이 이것이고 더 나옵니다.


* 개요

근무지, 근무회사, 출생지, 거주지, 출신학교 목록, 기혼 여부, 연애 여부


* 경력 및 학력

직장 목록.

전문 기술 목록.

대학, 고등학교 등 


* 거주했던 장소

현 거주지, 출생지, 과거 거주한 적 있는 지역목록


* 연락처 및 기본 정보

로그인 이메일, 전화번호 몇 개, 공개키

공개할 연락처가 될 웹사이트 주소, 다른 SNS 주소

성별, 생년월일(양력, 음력), 혈액형

관심있는 성별(남성 여성으로 적혀 있고, 다른 항목처럼 공개여부 지정)

언어, 종교관, 정치관


* 가족 및 결혼/연애 상태

 

가족구별은 족보를 만들 목적인 듯 매우 자세합니다. 그 끝은 반려동물항목까지. 생일을 입력합니다.

혼인 연애항목 역시 가정사정과 동성애 여부, 성생활 기호를 판단할 만큼 자세합니다. 
그리고 다른 정보와 마찬가지로, 기본값은 전체 공개인 듯 선택지가.. 


* 자세한 내 소개

내 소개, 다른 이름, 좋아하는 구절


* 중요 이벤트

생일 등. 추가입력가능



* 친구

친구목록, 팔로어, 좋아요누른 계정 페이지


* 사진

내가 올린 사진 목록, 내가 알 수도 있는 사람들의 사진을 열거해 추천하는 공간


* 그 외




여기까지 물어보는 항목에는 거주지, 학벌, 직업, 직장관련 질문은 있지만, 주거형태, 연봉수준, 자동차정보 등은 직접 물어보지 않습니다. 그래서 몇 달 전 페이스북발로 나온 뉴스에, "당신이 중산층인가"를 짐작해 맞춤광고를 하는 기능 관련 이야기가 나왔나 보네요.



  1. 검색해 사이트가 뜨는 것을 보면, 네이버 댓글로 돈버는 업자가 두 종류가 보입니다. 둘 다 회원가입해보지는 않아 정회원에게 어떤 서비스를 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공개된 내용과 그간 언론 보도로 미루어 짐작하면 하나는 소위 댓글과 추천조작과 기사, 웹사이트 상위노출 용역으로 돈받는 업자들, 다른 하나는 댓글 모니터링과 사이트 물관리, 그리고 집계를 공개하며 광고를 넣어 돈버는 업자들. 이런 것말고도 더 다양한 수익모델을 가진 포털 기생회사가 있을 지도 모릅니다. 온라인 게임에 게임머니 작업장이 있었듯이 포털도 손꼽을 만큼 돈이 오가므로, 이런 대형 동물에는 기생동물이 붙기 마련이죠. [본문으로]
  2. 본인확인정도가 아니라 이벤트참가 조건, 추가서비스 이용 조건을 걸거나, 업로드, 글이나 댓글작성 조건으로 실명표시, 호칭을 의무화하거나 요구하는 사이트는 의외로 있습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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