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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추석 물가

PART I

추석 물가가 꽤 올랐군요.

재래시장과 동네마트 기준,


작년 1만원 초부터 볼 수 있던 수박은 2만원대(B마트 19800원, H마트 25800원, L슈퍼, G슈퍼 29800원).. 폭염탓에 추석이 9월 하순인 탓을 할 수 있을까(그런데 수박값이 한겨울인 설대목보다 비싸다니. 품절되기 전에 E마트 주문해두는 건데).. 이건 열외로 일단 제쳐 두고.


작년 1천원대부터 팔던 무는 2천원대부터. 국과 나물용으로 맛있게 생긴 건 3천원부터.

작년 2천원이던 시금치 한 단은 올해 4천원

고구마도 100그램에 550원. 알도 작은 게..

대파 한 관에 1만원이 훌쩍 넘고, 부실한 몇 줄기 담아 싸다고 내놓은 게 2천원.

대목에 사과 배 비싼 거야 으레 그렇지만[각주:1] 바나나값까지 올랐음

하다못해 쌀값도 올랐음. 햅쌀은 물론 묵은쌀값까지.

조기 고사리 비싸서 국산 안 쓴 진 오래니 이건 값을 몰라 패스.

오징어도 뻔한 원양산 세 마리 만 원이 전단 세일가.. 북어포값도 4천원짜리가 6천원된 정도. 

안 오른 건.. 음료수, 맛살, 햄, 돼지고기, 수입쇠고기, 두부, 부침가루, 식용유, 제사술 등.

부추값은 비슷, 쪽파는 한 단에 6천원으로 비슷한가. 요즘은 전을 옛날처럼 많이 안 하니 원단을 안 산 지도 좀 됐다. 

밤, 대추, 계란값도 비싸진 않음. 장사 말이 단감은 아직 철이 아니라 함. 곶감값은 비슷.

아 송편값과 떡값도 안 올랐다. 대신 가게든 공장이든 이렇게 만들어파는 건 값을 안 올리면 대신 속이 부실해지는 경향이 있다.[각주:2] 국산쌀을 수입쌀쓰거나, 같은 수입쌀이라도 등급이 낮은 걸 써서 원가를 절감한다거나 등등. 동네 떡집이야 그런 표를 표시하지 않아 알 수 없지만(수입쌀썼다는 표시는 봤다), 마트에서 볼 수 있는 쌀가공품 성분표와 뉴스를 보면 그렇게 변해가는 게 보인다.

이채로웠던 것. 가을 자두와 이른 귤이 나왔다. 제사상에 올려본 적은 없지만 자두 살구값은 올여름 내내 과일 중 윗줄이었다. 귤은 수박같이 비싼 걸 안 쓴다면 단감대신 올려도 될 만한 값. 노란 과일이니 내년에도 나오면 단감과 수입오렌지[각주:3]대신 쓸 지도 모르겠다. 가장 비싸다는 3-4번과보다 작은 꼬마귤 자체는 한여름부터 나왔으니, 요즘 과일은 정말 제철이 따로 없다.


전체적으로는, 작년부터 예산을 5만원 추가했는데 올해 오버할 기세. 여담으로, 어디서 말하는 "우리 농산물로 하자"는 말은 좋지만, 우리 농산물로만 장보면 예산이 못 버텨요. 이건 작년올해 이야기도 아니고 몇 년 전에 이미. 조금씩 품목을 빼고 사이즈와 양을 줄여가는데도 그렇습니다.


PART II

조금씩 조금씩, 추석 당일 상에 올라가는 것보다는 그 전날 먹을 것을 점점 생각하게 됩니다. 저도 조상신을 모신다는 독실한 생각보다는 여러 지방에 사는 집안사람들(특히 어르신들)이 연중 몇 번 모여 회식하는 것과 다를 게 없다는 생각으로 제사를 생각합니다.[각주:4] 그게 조상님이 남긴 마지막 음덕이라고.

상차림에 대해, 이런 만화도 있습니다.

https://comic.naver.com/webtoon/detail.nhn?titleId=642598&no=352

맞는 말이죠. 전에 명절TV특집으로 유명한 유학자 종가집 상차림을 봤는데, 가짓수도 적거니와 정석을 따라서 만들기 편하게 했더군요. 부침가루와 기름 잘 안 쓰고 큼직큼직하게 만들어서 덜 번거롭게 해놓은 게 기억에 남습니다. 그래도 저희집에서는 기각.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좋다"고. ^^

그리고 사실 캐물어보면 어르신들도 다 아는 이야기. 지금 우리 대통령 연배만 돼도 어릴 적에 그렇게 배웠다고 하거든요. 시절제사는 간소하게 지낸다. 중요한 건 기제사다. 그리고 형편안되면 평소 먹던 대로 올리고 곡주 반주만 더해도 되니 거르지만 마라 이런 이야기.


PART III

냉소적으로 말하면,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하고 출산율이 1명대로 떨어질 때 이미, 제사 문화의 파탄은 예정돼 있었습니다. 돌아보면 그 정책을 홍보할 때만 해도 사람들의 번식본능(!)이 정책을 오버라이드했다고 봐도 될 겁니다. 하지만 이후 정책때문이 아니라 개인주의의 확산으로 자발적인 "낳고싶지 않다"가 늘어나면서 정책이라는 압박을 풀어도 이미 스프링은 탄성을 잃은 거죠. 

출산율 제고를 논하는 이야기 중 결혼을 일찍 시키자는 주장은 일리가 있습니다. 생물로서의 인간이 삼십대에 생식세포가 안 좋아지고[각주:5] 사오십대에 번식능력을 잃기 시작하고, 사회적으로도 정년을 생각하면 아무래도 그렇겠지요. 더러는 '사람이 돼지냐'며 화내기도 하는 모양이지만, 강제결혼시킨다는 말은 어디에도 없는데. 그리고 지금도 비슷한 정책 하쟎아요. 신혼부부 특별분양.

한편 소득만 높여준다고 출산율이 높아지냐면 효과는 있겠지만 한계가 있을 겁니다.[각주:6] 우리 나라는 아직 부양효과가 나는 구간에 있겠지만 말입니다.[각주:7] 그 한계는 아마 선진국의 중위소득가구 이상 통계와 국내 중산층 가구 이상 통계일 것 같고요. 우리 나라 신세대의 이 쪽 생각은 그 선진국 중에서도 미국이 아닌 (좀 더 곤란한?) 유럽 신세대를 추종하는 것 같은데. 문화가 바뀐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은 오래 년 전부터 있었는데, 비슷한 이야기겠죠.


  1. 사실 비싸다고 하면 억울함. 수입과일값, 그리고 포도값 오른 걸 보면. 평소 먹던 가정용 흠과아닌 걸 사려니 비싸게 보일 뿐. 값이 오른 건 한참 전. [본문으로]
  2. 함량표시의무가 사라진 뒤에 품질이 떨어진 오뎅이라든가. 햄은 민원이 많았던지 요즘은 다시 표시한다. [본문으로]
  3. 요즘은 이상하게 오렌지값이 비싸다. FTA하고 한동안은 참 쌌다고 기억하는데 점점 오르더니, 작년올해는 국산과일의 대체재로서 의미를 잃어버린 것 같다. 올해는 오렌지를 사먹지 않았다. [본문으로]
  4. 뭐, 사정상 껄끄러운 집도 있겠지만요. 영화 <여인의 향기>에 등장하는 집처럼. 어느 집이나 그럴 때가 있어요. 만약 미성년자라면 그런 건 너무 마음에 두지 마시길. 나중에 독이 됩니다. [본문으로]
  5. 남녀 모두의 신체 변화를 원인으로 불임, 난임, 난산, 돌연변이, 유전병, 기형 확률이 이십대일 때보다 높아진다고 합니다. [본문으로]
  6. 최저시급제도는 출산율제고와는 상관없이 필요한 정책입니다. [본문으로]
  7. 우리 나라에서는 양육비, 교육비가 많이 들고, 남성의 가사와 양육분담의식부족, 여성의 출산 후 직장복귀에 불리한 사회 인프라때문에 자식을 적게 낳는다고 말하고, 미국과 유럽에서는 저소득층(특히 다산을 장려하거나 낙태를 금기시하는 문화를 가진 히스패닉과 무슬림 이민자 가정)이 아이를 많이 낳는다고 말합니다. 둘 다 말장난은 아닙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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