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왜 종량제니 헤비유저 과금이니하는 걸 지금 들고 나온 걸까 생각해보았다.

LTE니 뭐니 해서 데이터량이 무척 늘었다.

요즘은 100Mbps에 근접하게 나오거나 그거보다 더 나온다고도 하더군.

게다가, 다양한 프로그램이 트래픽을 사용하는 컴퓨터와는 달리

모바일 대용량 트래픽은 대부분이 동영상이라고 하더라. 이건 머, 자비없는 홍수지..

그런데 무선데이터라는 건 기지국을 하나나 몇 개 거치고 나면 유선망으로 들어가쟎아?

그리고 그 유선망이라는 거는, VDSL이니 광랜이니 FTTH니 하는 것과 같이 쓰는 망이라고 봐야 할 게다.

유선망과는 달리 무선망은 종량제를 이미 하고 있는 거나 같아서, 투자하면 돈이 더 될 것이다.

그리고 무선망 서비스를 확충하면서 데이터를 더 빠르게 많이 주려면 결국 유선백본망도 투자를 해야 할 것이다.

그 돈을 울궈내려는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해보았다.

그거 하는 김에 돈 더받을 명분은 있어야 하니까 "기가비트 업글해드릴께요" 이러는 게 아닌가 말이다.

기가비트 인터넷망.. 사업자말고 개인 가정사용자에게 기가비트란 대역폭이 필요한가?

빠르면 좋긴 하지. 하지만 그걸 돈을 더 줘가며 종량제로 바꿔서까지 쓸 필요가 있나 하는 것이다. 개인사용자입장에서.

사업자야 더 벌 수 있고 신사업발굴이니해서 좋을 테고, 종량제 데이터 유통 비율이 늘면 더 좋아하겠지만.

그리고, 한국전력이 과거 걸어간 길을 생각하면, KT도 글쎄..

헤비유저 과금은 라이트유저에게도 전혀 도움이 안 될 것이다.

'헤비유저' 란 이름부터가 지칭하는 것이 불분명하다. '불량청소년'이란 소리와 비슷하게 들려.

헤비유저 과금 논리는 더 쓰는 만큼 더 내라는 것이라, 페널티로 제제받는 지금대신 요금을 더 내란 식인데,

(기본은 '쓰는 만큼 내라'는 거다. 그런데 이건 노골적으로 인터넷 종량제를 뜻하니까

'헤비유저가 라이트유저와 사회에 피해준다'는 말로 대신하는 것 같아)

그리고, '헤비유저' 기준은 머 엿장수 맘대로겠지만, 자기들이 잡은 사용량 1배수 마다 1계정으로 쳐서 단말기 추가하라는 얘길 할 지도 모르지.

이게 얼마 지나면 이렇게 바뀔 것이다.

라이트 유저는 회선유지비에 비해 돈이 될 되니까 올려 받아야 한다....고.

그러니까, 헤비유저는 많이 쓰니 더 받고, 라이트유저는 번거로워서 올려받아야 한다는 말이 나올 것이다.

라이트유저인데 공인IP는 1개지만 사설공유기로 나눠쓰는 IP가 2개 넘는 사람? 감히 ISP에게 덤비냐는 논리로 찾는 대로 과금하겠지. 트래픽 논리로 나가자면 트래픽을 안 쓰면 말을 말아야 하는데 가만 있을 놈들이 아니쟎아.

헤비유저 과금이란 말로 종량제를 유선인터넷에 도입하고, 그걸 헤비유저의 단계를 세분해 종량제도 세분해갈 것이다.

어차피 과거보다 현재 트래픽이 많듯이, 현재보다 미래 트래픽이 많을 것은 자명하다.

10-15년 전 웹페이지는 부속파일까지 1MB가 넘으면 무겁단 소리들었다. 지금은 어림도 없다. 플러그인까지 생각하면 프로그램급이다. 공공서비스를 이용하려면 필수적인 정부사이트조차 그렇다. 미래는? 당연히 더 늘어나있을 것이다. 동영상 스트리밍이야 말할 것도 없다.

그래서, 지금 헤비유저 어쩌구 하는 기준이 평범한 사람에게 별 거 아닌 것처럼 보이더라도, 몇 년 지나고 나면 딱 올가미가 돼있을 것이다. 그거보다 더 쓰려면 종량제 가입하는 수밖에 남지 않을 것이다. (5Mbps ADSL쓸 때나 50Mbps VDSL쓸 때나 요금이 같던 시절은 빠이빠이가 되는 거다)

그리고 현재의 정액제 상품을 없애가면서 자기들이 만든 종량제 상품으로 바꾸라고 강권할 것이다.

(강제 이전을 못 시키면, 신규가입/명의이전/회선이전을 금지하는 식으로. 그럼 이사가면 종량제로 바꿔야 한다.)

그래서 오 년 남짓 지나면 종량제 인터넷세상 완성!

아 물론, 그런 세상이 오더라도,  6만원(VAT제외) 유선인터넷 무제한 요금제라든가, 온가족(3인 이상) 무제한 모바일데이터 가입이라든가, 1인 명의 월 xx만원 이상 납부하는 고객에게는 유선인터넷을 무제한으로 풀어드려요- 이런 프로모션을 하긴 할 거 같다.

이것이 그들의 시나리오일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PS.

몇 년 뒤에 우연히 이 글을 다시 보니, 나도 참 바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