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 쉴드 하나

모 사이트의 모 글인데, 스티브 잡스를 두둔하는 댓글이 재미있음.
(본글에 인용된 말이 정말로 잡스가 한 말인 지는 모름. 하지만 댓글다는 사람들은
두둔이든 비난이든 다 잡스가 그 말을 했다고 전제하고 하는 얘기들임)

기업은 돈을 많이 벌어 기업가치를 높이면 된다.
주가가 오르면 자선은 돈번 주주가 하도록 선택권을 주자..라.

틀린 말은 아닌데,
근데, 이거 달리 말하면 낙수효과(트리클 다운 효과)쟎아..
그거 잘 동작하고 있나?


난 스티브 잡스가 그런 생각을 가졌다 해서 별로 딴 생각은 안 들어. 일단 남의 나라 이야기인 데다, 그는 자기 인생을 열심히 산 사람이고, 미국은 애플정도 되는 회사 하나가 그래도 괜찮을 만큼 큰 나라라고 생각하고(물론 애플은 시가총액 일등을 찍었더랬지만), 애플이든 스티브 잡스든 탈세하고 법위반했단 얘긴 안 들리니까.


다만 이 낙서를 적게 된 건,
-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참 중시하는 분위기던 저 사이트가 옛날의 소니, 지금의 애플 이야기가 나오면 저리 되는 게 재미있고,
- 만약 "스티브 잡스"를 "이건희"로 바꿔 같은 말을 했다 치면 평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애플직원-폭스콘노동자를 삼성정직원-하청업체노동자로 바꿔보고, 삼성이 지금 하는 사회활동을 전면 중단하고 직원들 월급을 그 만큼 올려주고 주주 배당을 그만큼 늘려서 그들에게 선택권을 주고 저 말을 해도 같은 평을 하며 두둔할 것인가? (아, 애플은 배당을 안 주기로 유명하다. 옛날 삼성처럼 주주배당 쥐꼬리도 아니고 아예 안 줬다고. 그래도 말이지, 삼성전자 주가도 열 배 올랐거든?)
- 그리고, 댓글 중간에 애플이 무척 환경을 생각하는 기업인 것 같은 얘기가 있길래.. 바로 몇 년 전 그 사이트 그 게시판에, 애플이 환경과 담쌓은 기업으로 찍힌 기사가 있었다는 게 생각나 적어둔다. 삼성이니 인텔이니하는 다른 글로벌 IT기업들과 비교하면서 나쁜 회사라고 했더랬음. 물론, 그 뒤로 많이 바뀌었다면 다행.

ps. <크리스마스 캐롤>에서 스크루지는 기부를 청하러 온 신사들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나는 열심히 일해 세금을 내는데, 국가와 구빈원은 뭘 하길래 또 돈을 뜯으러 오느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