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자경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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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무슨 글을 하나 보고, 찾아본 내용입니다.

아래 기사의 주장에 다 동의하진 않습니다. 그냥, 제게 생소하고 신선한 이야기라서 메모해 둡니다.

읽을 때 주의점: 이것은 전세계적인 경향입니다. 안 그렇던 공동체도 인간적인 상호작용이 온라인화가 진전되면 이런 현상이 생겼습니다. 그러니 일반화해서 접근하는 게 좋습니다. 

특정인 집단비난 바탕엔 은밀한 ‘샤덴프로이데’ 있다
중앙일보 2017-12-10

타인 불행 보며 느끼는 기쁨 '샤덴프로이데'
2010년 ‘타진요’ 집단 음해 시초

익명 뒤에 숨어서 상대방 비난.. 대가없이 ‘정의에 기여’했다는 자기만족
인터넷 의혹을 사실로 여기는 것은 ‘잘못한 자가 벌받는다’는 믿음이 없기 때문
“일정 정도는 표현의 자유” 시각도 


1. 자기 확신 빠진 온라인 세계, 왜
2. 응집력 높고 외부 단절 때 집단 사고 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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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의 ' 확신'에 빠진 그들 … 일단 마녀사냥 '240번 버스', 무혐의에도 싸늘 '김광석 의혹'

“법의 지배 약화 경계하고 수사기관 보조 역할에 그쳐야”

‘디지털 자경주의(自警主義)’: “현실 세계의 불법·비도덕적 행위라고 판단한 개인 또는 집단이 온라인상에서 자의적으로 당사자를 응징하는 것을 묵과하면 ‘디지털 린칭(lynching·사적인 제재)’을 양산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아무리 비난받을 만한 행위를 했더라도 수사와 처벌은 국가기관의 적법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인식이 공유돼야 한다” - 남궁현 미국 덴버 메트로폴리탄 주립대 교수


2번은 여러 매체가 많이 다룬 것입니다.

현실 세계에서 우리는 자기 좋은 소리만 듣고 살 수는 없습니다. 권력이 있어도 계란맞을 때도 있고, 우리가 심지어 왕이라도 벌거벗었다는 소린 듣습니다.

하지만, 온라인에서는 개개인을 왕으로 받들어주는 시스템이 있습니다. SNS는 좋아요를 묶어 주고, 사람 뿐 아니라 인공지능이 비슷해보이는 말을 하고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끼리 연락하라고 친구추천해줍니다. 포탈과 커뮤니티 게시판은 자기 좋은 글만 보고 싫은 글은 블럭하고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끼리 친목질하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렇게 안 하면 재방문율이 떨어지니까요. 영어나 중국어를 한다면, 아무리 엉뚱한 주장을 하더라도, 10억을 훌쩍 넘는 세계인 중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 '좋아요'를 눌러줄 사람을 1000명 정도는 자연스럽게 모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 결과 중 하나는, 자기가 애초에 가지고 있던 생각, 누군가 자신에게 심어준 생각을 계속 강화시키는 피드백입니다. 청소년기라면 이건 결정적으로 해악이 됩니다. 소크라테스의 제자라도 그렇게만 자라면 제대로 된 사람이 되긴 힘들 겁니다.


그리고 이 자경주의가, 상당한 트래픽과 컴퓨팅 파워를 개인이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나쁜 쪽으로 결합한 것이[각주:1] 소위, 돈을 받거나 받지 않고 운영되는 사설 디지털 감시망입니다. 

다음과 네이버의 댓글 감시를 전담한다는 사이트도 있는데(재미있게도, 방문자들이 감시 대상 사이트의 계정 활동을 들여다 볼 도구를 공개적으로 제공하면서도 운영자 자신은 신분을 숨기고 익명으로 열었습니다), 속성상 포털에 기생하는 사이트기에, 법적으로는 일단 업무방해부터 시작할 명백한 불법같더군요. 인터넷에는 "자신의 정의"를 내세워 공인도 아니고 그 가족도 아닌 사람의 뒤를 파는 사람들이 많습니다만, 포털사이트 댓글 수집과 프로파일링은 금지되어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만약 그런 수집 행위를 개인이 자유롭게 하고 자신의 목적에 따라 공개 유포해도 된다면 국가기관이 그렇게 해서는 안 될 근거는 어디에 있습니까. 

예를 들어, 앞서 언급한 사이트의 시스템을 가지고, 실명제로 가입받아 회원 실명을 별명으로 공개해 운영되는 모 사이트를 "박제"해 글과 댓글을 꾸준히 DB화해 회원 전원을 개인 실명 아래 프로파일링하는 사이트도 생길 수 있습니다(사람이 하면 끝이 없지만 이젠 인공지능이 있습니다). 그걸 개인적인 재미로 하고 마는 사람도 있을 수 있고, 자기 나름의 정의감에 차서 성명의 일부를 해시코드로 바꾸어 인터넷에 정리해 공개하는 사람이 나올 수도 있고, 공개하지는 않되 요구받은 내용에 대해 가공한 정보를 돈받고 파는 사람도 나올 수 있겠지요. 커뮤니티 웹사이트는 포털사이트와 마찬가지로 로봇방문금지가 돼 있어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신사협정이므로 방문자가 요령껏 무시하면 그만이기에, 관련 업계 종사자라면 기술적으로 충분히 가능할 것 같더군요. 로그인하지 않으면 볼 수 없는 완전 비공개로 운영하고 모든 회원 계정의 활동, 조회 내역 로그를 일일이 관리하지 않는다면 말입니다.[각주:2]

구글과 페이스북 역시 SNS관계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가급적 실명사용해 별명을 지어 달라고 이중 삼중으로 요구하고 있고, 그래서 컴맹일수록 메일과 별명에 실명을 사용하는 사람이 많을 것 같기에, 디지털 흥신소들이 그런 프로파일링을 일상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하며 그런 사실이 알려지면 인터넷 커뮤니티에 충격이 갈 것입니다. 글로벌 SNS의 가입자수와 데이터 트래픽은 훨씬 많지만, 관심범위를 줄여 감시망의 부하를 줄이는 것은 가능할 것입니다. 그래서, 디지털 자경주의자들의 이런 활동과 그런 것에 대한 공개 지지는 자칫, 그런 식으로 인터넷 공동체에 악영향을 주고, 국가권력이 공식적으로 간섭할 근거를 제공하기 쉽습니다. 그 미래는 지금의 중국이 보여주고 있지 않나요?


한편, 어쩌면 암호화폐와 마찬가지로, 이것도 "기술적으로 가능해졌기에[각주:3], 하고 싶은 "누구나" 공부하면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의 도구가 되었기에" 어떻게 할 지는 그 바통이 공동체에 넘어간 사안 중 하나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개인의 자유로 둘 지 금지할 지 국가가 독점할 지는 모르겠지만, 요즘 큰 이슈가 된 사생활보호 문제와, "익명화해 사용하면 괜찮다"는 한 문장으로 면책받아 온 글로벌 SNS의 이용자정보수집-프로파일링 행위에 제한을 걸자는 주장이 있는 와중에, 완전히 반대되는 길 - 다른 개인과 단체도 원하는 만큼 하면 되지! 익명화하지 않은 raw data를 어떻게 할 지도 내 자유. - 을 갈 수도 있는 이런 툴이 등장한 것은 생각할 만 한 일같습니다. 그 미래가 어떨 지는 몰라도, 그렇게 수집 정리한 데이터를 돈내고 살 사람이 있을 것입니다.[각주:4]



  1. 가상화폐(암호화폐)를 각국 정부가 때려잡으려 하는 이유 중 하나가, 범죄에 악용할 가능성입니다. 정부가 과세, 통제하지 못하는 경제활동이 될 수 있는 부분은 개인과 정부의 이해가 갈리지만, 범죄에 악용되지 않도록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데는 관점이 일치합니다. [본문으로]
  2. 그래도 개인정보를 사거나 밀매한 대포계정은 중소 사설사이트 수준에서는 막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건 실명제 전반에 관한 이야기가 될 테니. [본문으로]
  3. 암호화폐도 누구나 공부해서 만들어 발표할 수 있습니다. 자격이나 허가가 필요없습니다. [본문으로]
  4. 사회공학적인 방법을 사용한 해킹에 좋겠지요.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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