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PC Geek's

기계식 시계의 오차는 하루 30초? 본문

저전력, 전기요금/전기밥솥,주방가전,생활가전

기계식 시계의 오차는 하루 30초?

제가 써 본 기계식 시계는, 태엽감는 한독 손목시계였습니다. 은색 스텐레스 재질에 용두로 태엽도 감고 시각과 날짜도 마추던 물건. 물론, 제가 산 건 아니고 물려받은 것인데, 옛날 예물시계였죠. 올림푸스 컴팩트 카메라와 같이, 제가 해먹은 아버지 소장품 중 하나.. (이 놈이!) 그 시계를 쓰면서 시간이 안 맞아 곤란했던 적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항해시계(크로노미터)[각주:1]의 발전사를 책을 읽고 알게 된 게 초등학교에 갓 들어갔을 때쯤이었기 때문에 기계식 시계라도 하루 몇십 초씩 오차가 날 수 있다는 생각은 여태 전혀 못 했습니다. 이천년대들어 중국산으로 수집가용으로 큰 판형을 쓰는 필름카메라와 함께 들어온 기계식 시계가 오차가 꽤 크다는 얘긴 들어봤지만, 그거야 싸구려니까 그렇지 하는 정도였어요.


그러다가 오늘 우연히 들었는데, 세이코(Seiko) 5시리즈가 하루 30초씩 오차가 있다는 겁니다. 저는 "그거 거짓말이겠지"했다가 발끈한 그 사람이 이거저거 보여줘서 수긍을 했지만, 좀 어이가 없긴 하네요. 그 라인업이 세이코의 기계식 중 제일 싼 물건이고 가다 말다 한다는 소리까지 듣는 오토매틱이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그렇지 이름값이 있는데.. 하긴, 제가 차 본 그 시계는 요즘값으로 치면 십만원 단위는 됐을 - 그럼에도 전자시계가 한참 잘 나갈 때라 기계식은 골동품취급 - 테고 그 땐 국산 기계식 시계가 한창이었을 때니까 오차도 적었을 것 같기는 합니다. 

그리고 한편 든 생각이, 확실히 엣날에는 초단위로 신경쓰는 일은 적었습니다. 나이도 어렸을 때고 정확한 시각을 알 수 있는 기계, 그러니까 표준과학연구원(?) 서버나 마이크로소프트 서버에 연결된 컴퓨터가 많지 않았으니 오차가 있어도 몰랐겠네요(기껏해야 TV방송 뉴스의 정시 시보 정도?). 1분도 아니고 1초에 신경쓰는 건 WWW가 일생 생활에 들어온 다음인 것 같아요.


시계와 오차라니까 생각나는 잡담 하나. 1차세계대전때 영국 윈스턴 처칠의 대삽질 갈리폴리 상륙작전이 있습니다. 그 때의 전투 중에, 해군의 제압포격과 상륙병의 돌격이 어긋나 영연방군이 크게 패한 적이 있는데, 그게 해군과 상륙군 지휘관의 시계가 10분 달라 그랬다는 얘기를 읽은 적 있습니다. 전쟁영화에 흔히 등장하는 장면 중 하나가 장교들이 작전 전 마지막 모임에서 마주보며 시계를 동기화하는 것인데, 요즘은 상상하기 어렵지만 기계식 시계의 오차가 하루 수십 초라면 충분히 그럴 필요가 있었겠네요.


  1. 250년 전에 이미 두 달에 30초가 안 되는 정확도를 달성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안 가 영국의 세계 경영과 맞물려 널리 퍼지면서 개당 100파운드도 안 하는 값으로 양산됐다고 합니다. 그 시대 파운드화 가치가 지금보다 높기는 했지만. [본문으로]
이 글과 같은 분류글목록으로 / 최신글목록 이동
Comments
Viewed Posts
Recent Comments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