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에너지 공공기관 상장 민영화 추진을 비판하는 기사

저전력, 전기요금/전기요금, 발전소 .☞ 펌보다 링크

지난 주, 프레시안에 올라온 기사입니다. 저는 에너지 및 광열 인프라를 제공하는 공공기업의 민영화에 반대합니다. 왜냐 하면, 이동통신처럼 한 사람이 자유롭게 서비스 제공 회사를 고를 수 없으며, 유선인터넷처럼 한 가구가 두세 군데 서비스 회사 중에 한 군데를 고를 수도 없거나 대단히 어려울 것이기 때문입니다. 즉, 공급자간 가격 경쟁이 안 되거나 과점 상황입니다. 과자를 골라 사먹듯이 할 수가 없어요. 케이블TV야 처음 시작부터 민영이었지만, 가스회사, 수도회사들 지역마다 나눠먹기가 돼 있쟎아요.

만약 경쟁목적이 아니라 경영효율화만이 목적이라면, 지금 공기업들이 방만한 경영으로 엉망이란 얘긴데, 성과급 잘 주고 있죠? 그리고 경영상태가 좋은 회사들만 골라서 우선 민영화를 하네요? 물론, 사 갈 시장자본이야 엉터리 회사를 사고 싶진 않겠지만, 알짜를 팔고 쭉정이를 정부가 회생시킨다면 그건 경영효율화목적의 민영화는 아니죠. 경영 잘 하는 회사는 그냥 국영인 상태로 국가가 이익을 챙기면 되니까요.[각주:1]

"가업가치가 높아져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상황을 상장의 적기로 판단하고 있는 정부의 판단 자체가 국익에 해를 가하는 결정"

만약 인프라를 각 사업자가 중복해 깔면 국가적 낭비가 생기고 서비스 제공 비용이 올라갈 것이 분명합니다. 그런다고 철도시설공단 비슷하게 돈드는 인프라 비용만 국가가 부담하는 이원화를 한다면 그래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얼마일 지는 글쎄요. 거래소 시가총액을 키워 한국거래소(KRX)를 도와주겠다는 발상말고는 생각가는 게 없네요.[각주:2]

요약하면서 멋대로 토단 게 있습니다. 가급적 원문을 읽어 보세요.

  • 2016.12.8. 기획재정부, '에너지 공공기관 상장 세부추진계획'을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보고
  • 2020년까지 8개 에너지 공공기관을 순차적으로 상장 목표
  • 남동발전, 남부발전, 동서발전, 서부발전, 중부발전 등 5개 발전자회사,
    한국수력원자력, 한전KDN, 한국가스기술공사
  • 발전자회사를 '우선상장 대상 그룹'으로 선정하여 2019년까지 상장,
    나머지 한국수력원자력 등은 2020년까지 상장한다는 계획

  • 그 중, 남동발전과 동서발전을 2017년 상반기 상장 추진.
  • 상장 방식은 최대 지분의 30%를 상장하는 혼합소유제 방식(정부 등 공공 지분 최소 51% 유지)
    구주와 신주 비율을 각각 50%로 하여 주주사(한전, 가스공사)와 상장 대상기관 모두에게 IPO자금 유입

  • 세계적으로 에너지 및 사회간접자본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기업의 민영화는 80년대에 선풍이 불었고, 이천년대 이후에는 재평가되어 잠잠하다. 한국은 세계 추세를 따라 90년대부터 민영화를 했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하려 한다.
  • 우리 정부의 공기업 민영화 역사는 서비스의 질 향상이나 효율을 제고하려는 것보다는, 정부의 일시적인 재정 벌충 목적과 민간 대기업의 차세대 먹거리 요구가 서로 눈이 맞은 게 큰 듯. 그래서 비리도 많았다.
  • 에너지 공기업의 민영화는, 한국의 에너지 생산/소비 구조를 저탄소화하고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높여가는 데도 악영향을 줄 것임. 지금까지 경제성 이외에 정부 정책과 여론이 관건이었다면, 민영화된 뒤에는 외국인 주주와 민간 대기업의 이해관계(그리고 외국 자본이 끼면 국제소송 위협)까지 추가돼 로비와 압력도 더해 지므로.

    "자유 경쟁시장이 당장의 수익을 위해 사회적․환경적으로 유용한 활동에 나서지 않거나 소극적일 때, 정부와 공공기관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에너지 공공기관이 앞장서서 에너지체제를 개조하고 관련 시장을 보호하고 확대하는 방법이 필요한 것이다. "

  • 현재 발전자회사는 한국전력공사가 100% 지분.
    이 계획은 정부 등 공공지분 51%를 말하는데, 이것은 우회적인 민영화. 
    (지금 한국전력의 외국인주주 비율은 30%대 초지만, 빚을 더 내서라도 배당을 더 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습니다) 과거 한국전력이 이런 방식으로 결국 완전 민영화.
  • 한국전력의 예) "'배당 잔치' 등 주주 이익의 극대화를 바라는 사익 추구 행위는 에너지 공공성을 훼손하고 안전보다는 효율을 중시하게 마련"
  • "돈이 되는 전기소비자에게는 혜택이 돌아갈지 모르지만, 돈이 되지 않는 전기소비자들은 양질의 전기 서비스를 제공받는 것이 어려워"

뜬금없는 잡담 하나.

피터 드러커하면 경영의 구루라느니하며 엄청 치켜세우는데, 그러는 사람들이, 드러커가 오래 전에 묘사한, 연기금이 주식회사의 지분을 매입한 후 의사결정에 영향을 주는 걸 대단히 부당한 경영 권한 침해인 것처럼, 마치 강도질하는 것처럼 묘사하는 게 신기하더군요. 헷지펀드의 무슨 메일같은 게 아니라 주총에서 하는 이야기를 두고 말입니다.[각주:3] 그게 싫으면 기업 공개를 왜 하고 남의 돈을 왜 끌어들였대요?


※ 이런 정책은 십 년 이십 년 단위의 장기 계획에 기반합니다. 대부분 단순한 당리당략보다 깊은 뿌리가 있어요. 그래서, 이런 뉴스가 어느 정부때 나왔다고 그 때의 집권여당을 반사적으로 욕하는 건 멍청이나 하는 짓입니다. 그런 멍청이들이 바로, 한겨레신문과 오마이뉴스가 노무현정부때 정부 여당을 욕했다며 배신자라 부른 바보들이기도 합니다. 그런 놈들, 한겨레신문이 노무현과 문재인에게 충성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놈들은, 조선일보가 박근혜와 김무성에게 충성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놈들과 수준이 똑같은 바보들입니다.


  1. 아니면 혹시, 지금이 제일 값을 잘 받을 수 있을 때라서? 하지만 전력공급사업은 정부가 망하게 만들고자 하지 않으면 망할 수 없지 않아요? [본문으로]
  2. 본래 민영화의 목적 중에 제가 들은 건 이런 게 있었어요. 현대국가에서 작은 정부를 지향한다 해도 결국 할 일이 많아 갈수록 비대해져가는 정부가, 모든 사업을 국영으로 꾸려가며 확장하면 점점 비효율이 커지는 것, 그리고 정부 채무를 줄이기 위한 수단 중 하나. [본문으로]
  3. 그리고 주식 회사가 자사 주주인 연기금의 위에 있는 정부를 움직여 탈낸 게 이번에 단단히 털리고 있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스캔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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