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대학입학 수학능력시험 수학과목에서 기하학을 뺐고, 양대 수학 학회에는 의견을 묻지도 않았다는 이야기

아날로그 .☞ 펌보다 링크

기하학을 대입수능 범위에서 뺀단다. 미적분은 넣고. 기하와 벡터를 시험범위에서 빼고 미분과 적분을 시험범위에 넣는다? 요즘 고등학교 수능출제범위의 미적분이 어디까지인 지 모르겠지만, 상상이 잘 안 간다. 아랫돌빼 윗돌괴기도 정도가 있지, 이렇게 해서 수학이란 집을 지을 수 있나? 대입시험에, 문과 수학 시험이 아니라 이과 수학 시험 범위에서 뺀다는 이야기다. [각주:1]

이런 일처리가 '공론 수렴'이냐? ~!@#$@#%$#!@$%#@

이공계 반발에도…2021수능 이과 수학서 기하 제외 확정 - 연합뉴스 2018/02/27
문과는 삼각함수 포함돼 학습부담 우려…교육부 "부담 크지 않을 것"
과탐Ⅱ 포함…국어영역 '매체' 출제 안 해 

이런 결정을 끌어낸 근거라고 교육부가 변명하는 설문 자체도, 항목을 나열하고 '너같으면 뭘로 구성할래'하고 묻거나 다지선다형으로 물은 것이 아니라, 교육부가 처음부터 기하를 뺀 설문만 제시하고는 '학습부담을 줄이려면 기하빼야지?' 이런 식으로 쥐몰듯 만든 모양이다. 그걸 학부모, 장학사, 교원, 교수들에게 "온라인으로 물었다"는데, 보도자료에는 설문 원문도 없다. 설문 문항이 '아 다르고 어 다르면' 결과가 완전히 다르게 나오는 것은 이제 어린아이도 안다.  

미리 짜놓은 결과가 나오도록 과정을 조작한 느낌. 교육부 결정이 드러난 다음 어디서 다시 물어봤다는데, 결과가 반대였다나.. 뭐 거기나 교육부나 둘 다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한 것 같진 않지만.

2.19 (월)에 열린 수능 시험범위 공청회에서 대한수학회대학수학교육학회는 수능 수학 시험범위에 관한 여론조사에 대하여 공문이나 안내를 받지 못해 여론조사에서 제외되었음을 성토하였다. - 오마이뉴스

이 두 학회가 모르고 있었다면, 교육부가 기하를 빼자고 설문했다는 '교수'는 어디 교수일까(설마 또, "전문가를 배제하는 것이 공론"이라는 헛소릴 하는 놈이 교육부에 있기라도 한 것은 아니겠지?). 저 2119명은 혹시 학부모와 장학사가 대부분이 아닐까. 교육부는 보도자료에서 관련 학회에도 물었다 했지만, 수학 학회들은 모른다 한다. 반대 성명을 봐서는 과학기술관련 학회들은 다 몰랐던 모양인데 그럼 교육부는 어디에서 설문한 것일까? 중국가서 했나?


교육부의 설문이, 의도된 결론을 내기 위해 설계한 조작이라는 반발..

- 대한수학회는 공청회에서 공개된 '수능출제범위 설문조사 결과'에도 문제가 있다고 주장 - 연합뉴스

- 교육부는 공청회에서, 2천11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문가(대학교수, 교사 등)의 76%, 학부모·시민단체의 89%가 기하 제외 의견을 밝혔다고 발표

- 그러나 설문조사 선택문항인 1안과 2안에는 모두 기하 배제.
- 수능 출제범위에 기하가 포함되기를 바라는 응답자는 설문조사에서 선택문항을 선택하는 대신, 기타 의견을 작성하도록 설문을 설계함. 

- 대한수학회는 "잘못된 설문조사로 수학 가형에서 기하를 제외하는 것에 대해 교수, 교사, 학부모들이 찬성한 것처럼 여론을 호도했다"고 비판

-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설문조사 참여 독려 요청 공문'을 수학회 사무국에 보내지 않아, 대다수의 회원이 설문조사에 참여하지 못해 의견반영이 안 됨. 수학회는 4천147명의 수학계 인사가 회원, 수능 수학과목 출제위원으로 참여하는 교수 및 교사가 다수 포함

여담인데요, 옛날에 모 온라인 게임이 대규모 업데이트를 준비했어요.

테스트서버에서 맛보기를 했을 겁니다. 그리고 업데이트에 대해서 회원 설문 조사를 했거든요?

그런데 설문 문항을 바보같이 만들었어요.

1. 이번 업데이트를 합니다. 2. 이번 업데이트를 하지 않습니다.

변화를 바랐지만, 회사가 제시한 업데이트에 각각 저마다 사소한 불만이 있던 회원들은, 응답하지 않거나 2번을 찍었습니다. 그리고 회사는 업데이트를 완전포기(백지화)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그 다음에 어떻게 됐게요?

회원들이 멘붕했습니다. 업뎃을 하지 말자도 아니고 이거저거 고쳐달라고 하려 했는데, 의견을 받을 타이밍에 회사는 그냥 전체 업뎃을 포기한다고 발표했으니까요. 

그리고 여기에는 후일담이 더 있습니다. 사실, 그 설문조사 웹페이지에는 하단에 작은 기타란이 있어서, 그걸 클릭해 열던가 하면 건의사항을 적을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고 해요. 하지만 회사에서 설문 레이아웃을 잘못 만들어서, 설문조사 응답자 중 그걸 알아채고 의견을 적은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나중에 토론하면서 이 사실을 알게 돼서 회원들은 두 번째로 멘붕했죠.

그 때 게임사는 그래도 운영이 미숙했지, 악의적이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이번에 교육부는..
마치, 미리 정한 내부 결론의 근거가 되도록 설문조사를 설계해서는, 응답자들을 개떼나 소떼몰듯 몰아간 느낌입니다. 

무엇보다도, 수학 과목에 있어서는 당연히 자문을 구했어야 할 수학전문가들을 배제하고 시험과목 구성을 결정했으니 말입니다. '주먹구구'와 '무댓뽀'는 이런 것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요. (교육부 공청회에서 수학과목 기하 제외 발제를 맡은 사람도 수학과가 아니라 화학과 교수였다고 합니다. 이래야 할 정도로 우리 나라에 수학하는 사람이 없습니까?)


뭐 이런 식으로 했냐며 다들 들고 일어남.

이과 수능 수학서 ‘기하’ 제외 확정… 과학계 “4차 산업혁명에 역행” 반발 - 한국일보 2018.02.27
“AIㆍ3D프린팅 등 신기술 핵심”/ 교육부는 “학습 부담 최소화”

- 수학ㆍ과학계는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크게 반발

- 이향숙 대한수학회장은 “기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표하는 로봇, 인공지능(AI), 3D 프린팅 등 신기술 개발에 매우 유용하게 활용되는 핵심 분야”, “(기하는) 더군다나 도형ㆍ좌표를 통해 공간을 이해하는 방식을 다루는 유일한 과목”

-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와 한국과학기술한림원 등 과학계 공동성명: “국가경쟁력을 낮추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역행하는 방향”이라고 지적

- 11개 수학학술단체 모임인 한국수학관련단체총연합회(수총) : “일본은 이과 대입시험에서 기하, 벡터뿐 아니라 국내 교육과정에서 아예 제외된 복소평면ㆍ극좌표 등도 출제범위에 포함시킨다"

- 일본 외에도 영국과 호주, 싱가포르 역시 대입 시험(A레벨)에서 기하를 반영


'요식행위', '면피행정'이란 바로 이런 것을 두고 이르는 말일 것이다.

제발 이런 것을 대충 다수결이랍시고 정하지 좀 말란 말이야..


교육부 링크


그리고, 교육부는 2021학년도 수능까지는 수학능력시험의 EBS교육방송 연계율을 현행대로 가져가되, 이후로는 축소하는 것을 기조로 삼겠다고 발표했다. 이것은 아직 확정은 아니고 8월에 확정 발표될 내용인데, 이러면 사교육만 더 심해지지 않나?


ps.

청와대 국민청원입니다.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165161

저는 참 신기하게 생각되는 것이 있습니다. 수학을 공부하면서 잘 안 풀릴 때 저는 기하를 배울 때 공부한 것을 떠올리며 생각했거든요? 나중에 대학가서는 다른 과목에서도. 저는 그다지 똑똑하지 못해서 그렇게 해서 문제를 푼 적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요즘 세대는 얼마나 천재이길래..


  1. 아, 이과에서도 뺐으면 문과에서는 진즉에 뺐겠네. 이거 왜 이래? ㅠ.ㅠ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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