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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LED전구와 등기구의 소비 전력에 대해/ 잔광제거 컨덴서의 문제/ 헛점이 많은 국가 정책 본문
이래서 발전이 너무 빠른 데는 좀 두고 보는 게 답일 지도..
몇 년 전에 몇 십 만 원 들여 엘이디 조명으로 다 바꾼 사람들은 지금은 속이 좀 쓰릴 것이다. 그 당시 31와트짜리 일자형 엘이디 등기구보다 지금 22와트짜리 일자형 엘이디 등기구가 더 밝고, 등기구와 빛의 품질도 보장되기 때문이다. 신기술이란 것은 원래 이런 식이지만 발전이 아주 빠르다 보니 오판이라고 해도 되게 되었다.
LED등기구가 좋다고 홍보를 많이 했지만 이런 이야기가 보인다.
- 삼파장과 엘이디 모두 광효율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 몇 년 전에 삼파장과 엘이디의 광효율은 와트당 80~85루멘 정도가 많았다(두 종류 다 그 때도 잘 사야 그 정도 나왔고 못 사면 그보다 나빴다). 지금은, 이관형(FPL)형광등과 백열등대체 삼파장 형광등은 85~90루멘 정도까지도 나오는 모양이다. 직관형 형광등은 와트당 90~100루멘 이상을 뽑기도 한다. 요즘 시판되는 필립스, 오스람의 백열전구 대체용 엘이디 등기구가 가장 효율이 좋은 게 와트당 100루멘을 조금 넘고 있고, 국산 형광등기구 대체용 엘이디 등기구의 광효율도 좋은 것은 100루멘을 넘고 있다. (전자식 안정기 기준)
- 그래서, 특히 '반사갓이 잘 되어 있는' 등기구를 쓸 때 형광등을 버리라고 할 이유가 없어졌고 빛을 넓게 퍼뜨려야 할 용도에는 오히려 그냥 놔두는 게 나을 지도 모른다. 게다가 광질은 더 나은 경우도 있다.
- 형광등을 버릴 이유는 다른 데서 나오는데 형광등은 몇 년 쓰면 광속유지율이 엘이디보다 떨어져 어두워지고, 전등 수명이 엘이디보다 떨어진다는 점이다.
- 그런데 엘이디의 경우, 적어도 정부납품업체 이상급을 고르지 않으면, 그러니까 시중의 중국산 OEM 에 자기상표붙이여 파는 것은 잘 사지 않으면 전기효율면에서나 광속유지율면에서나 빛의 질(연색성지수) 면에서나 전구의 수명 면에서나 만족스럽지 못할 수 있다. 그래, 컴퓨터나 태블릿만큼은 아니지만 전구가 가전제품의 영역으로 들어와버리게 되니까 구입하기 전에 알아야 할 지식이 엄청 늘어버렸다! 1
여기서 웃지 못할 일이 벌어졌는데, 정부가 중소기업 업종으로 지정해 삼성 엘지 포스코 등 대기업 브랜드의 엘이디 전구 사업을 철수시켰다. 그런데, 필립스와 오스람, 삼성과 합작하다 독립브랜드가 된 GE는 여전히 엘이디 전구를 판다! 그래서, 이거저거 다 따져 보며 중소기업 제품 중에 고르다 지친 소비자들은 그냥 외산 브랜드를 사버린다. 컴퓨터도 그 2렇고 다른 분야도 그렇고, 대기업을 배제하겠다면서 중소기업들 수준을 높이는 정책을 쓰지도 않고 외국 대기업은 여전히 놔두는.. 행정이 이런 식이다. - 소비전력 와트, 총광속(루멘), 광효율(와트당 루멘), 광속유지율을 확인하자. 여기에 연색성지수와 빛이 퍼지는 각도까지 표시해 주면 더 좋다. 루멘 표시가 없거나, 주광색이나 전구색이나 루멘숫자는 똑같이 적어 놓은 성의없는 제품은 많이 줄었지만(예를 들어 같은 브랜드 같은 세대 같은 라인업의 8와트 엘이디 전구라면 6500K주광색이 720루멘이 나온다면 3000K전구색은 680루멘이 나온다는 식으로 전구색의 수치가 조금 낮은 게 정상이다), 아직도 많다. 이런 제품은 되도록 사지 말 것! 하고 적었지만, 브라운, 필립스 전구도 상품 설명에 그렇게 적어 놓고 파는 온라인몰이 아직 꽤 있다.
- 잔불현상(잔광현상)은 여전히 많다. 공공기관과 일반가정을 가리지 않고 잔불을 감수하고 다는 경우..라기보다 교체하고 보니 어름어름하는 잔불이 작렬하는데, 조직에서는 일처리상 물리기 싫어서, 가정에서는 어쩔 줄 몰라서 그냥 참는 것 같다.
- 잔불의 원인은 밤에 알아볼 수 있게 작은 발광다이오드를 달아 놓은 스위치를 사용한 경우, 집안 전기공사가 잘못 되어 활선과 중성선이 반대로 연결된 경우, 접지공사 문제나 노후주택의 누설전류 등을 꼽을 수 있다고 한다. (관련글 하나)우리 나라에는 아직 노후주택이 많고 100볼트에서 승압공사한 시대의 건물도 있는 만큼 원인은 가지가지. 3
- 잔불을 없애는 방법은 전기공사를 하거나 스위치를 바꾸는 것 외에, 등기구에 잔불(잔광)을 없애준다는 커패시터(콘덴서)를 하나 다는 방법이 있다. 전기전자부품이 그렇듯이 봉지단위로 많이 사면 싸지만, 등기구를 사며 하나씩 사면 이천원 아래라고. 이것을 설치해서 성공할 때는 눈에 걸리는 어름어름한 잔불은 없어지는 모양이다. 하지만 전기는 그 커패시터가 대신 먹고 있는 것이다 같다고 보면 될 듯. 역률문제는 모르겠는데, 소비전력을 측정한 사람도 있다.
글을 쓰며 조금 검색해 봤는데. 큰 문제가 있는 모양. 잔불제거 콘덴서를 달면, 엘이디 전구의 역률이 엄청나게 낮아진다고 한다. 즉, 피상전력이 몇 배로 늘어버린다고. 유효전력만 계산하는 가정용 전기요금에는 피상전력은 계산되지 않고 일반용 전기요금에는 계산되는 문제긴 하지만, 잔불제거용으로 이 부품이 널리 팔리는 만큼 이거 앞으로는 문제가 커질 이슈다. - 엘이디 전구는 국가 전력수급정책에 도움이 되는가? 그렇기도 하지만 정부가 법을 잘못 만들어서 망치기도 한다.
몇 년 전에 컴퓨터 파워서플라이유닛(전원공급기) 관련 법령이 우리나라는 나쁘다는 말을 한 적 있다. 소위 80 plus 라는 민간 규격을 만족하는 고효율 파워가 국내에서도 주목받기 시작할 시점이었는데, 당시 유럽에서는 이미 컴퓨터 파워는 액티브PFC를 달아 역률 90%를 넘어야 시판가능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예나 지금이나 그런 법이 없다. 그래서 PFC같은 거 없이 역률 50%인 파워나 패시브 PFC만 달아 역률 70%인 파워나 액티브PFC를 달아 역률이 99%인 파워나 다 팔린다.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만약 (그럴 수 있다고 치고) 정격 400와트 파워를 100% 출력으로 쓴다면, 역률이 97%면 한전에서 공급해야 하는 전기는 400/0.97=413와트지만, 역률 50%면 400/0.5=800와트나 된다는 점이다. 당연히 한전도 이걸 알고 있어서 사업장 전기는 역률을 고려해 요금을 매겨서 역률 50%인 파워를 쓰는 피씨방은 400와트 요금이 아니라 800와트 요금을 문다고 한다. 하지만 가정에서는 그냥 400와트 요금만 물고 만다. 4
그리고 엘이디 전구를 보급하며 소켓 규격을 정하던 시절에도 정부는 변환 회로의 역률 규정을 넣지 않았다. 악질 업체들은 유효전력만 표시할 텐데, 이러면 가정에서 그런 전구를 많이 쓰면 국가 전체적인 낭비고, 기업체가 그런 전구를 쓰면 표시전력의 두 배 전기를 먹으니 사기당하는 것이나 같다. 3년 전 기사에서 이 문제를 다루었는데, 지금은 개선되었나 모르겠다. 5
LED 조명이 전기 더 소모한다? 역률의 역설 - 한국일보 2014.7.25
일부 가정용 LED제품 비효율적
공급된 전기 30~40% 쓰고 60~70%는 열손실로 사라져
"역률 개선 제품 개발하고 역률 표시제로 전력낭비 막아야"
: 다섯 개 브랜드 중 2개는 역률 9할, 나머지 셋은 3~6할에 그쳐.
몇 년 전 기사다. 지금은 나아졌기를 바란다. - 세계적으로 유명한 브랜드를 달고 나온 제품이라 해도, 제품 라인업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그래서, 구형 제품을 세일할 때가 잦다(그러니, 브랜드만 보고 싸다고 사기 전에 사양표를 확인하자. 판매자가 제품 설명란에 표시해 주는 우리 정부기관 인증번호를 확인해 검색하는 것도 좋다). 중국이나 베트남에 자체 공장을 가지거나 하청 품질관리를 엄격히 할 것 같은 큰 회사들도 그러니, 중국산을 그때그때 수입해 자체 브랜드를 달아 유통하는 제품은 말할 것도 없다.
- 신제품은 발열이 더 적고(고장이 덜 나고 수명이 길다)
- 신제품은 같은 소비전력이면서 더 밝고(어떤 제품은 800루멘을 내기 위해 11와트가 필요하고, 어떤 제품은 9와트가 필요하다는 식이다)
- 신제품은 빛이 나오는 각도가 더 넓다(초기 제품은 120도 등 180도가 못 되는 게 많았지만, 요즘은 220도 짜리도 나온다)
- 광고할 때 표시하지는 않지만 아무래도 신제품이 역률이 높을 가능성이 있다.
- 광속유지율과 연색성 지수 등을 구제품은 표시하지 않고 신제품은 표시하기도 한다. 연색성지수는 80이상이라야 한다(이게 낮으면 분명히 흰 색 전구인데 푸르뎅뎅한 느낌이 나는 조명이 된다).
- 신형은 플리커 프리=깜빡임 없음)일 가능성이 높다. 플리커 현상은 주로 일자형 등기구에서 두드러지는데, 백열전구소켓용이라 해서 없지는 않다. 싸구려 전원회로를 쓰면 나게 되어 있으니까.
외국 대기업들도 원가절감을 해서 같은 브랜드라도 몇 년 전에 사 본 전구가 요즘 나오는 전구보다 훨씬 무거운 것도 있지만, 일단은 성능 자체는 나아지는 것 같다.
그리고, 그렇게 신제품이 뭐라도 좋은 경우가 원가절감으로 나빠진 경우보다 더 많기 때문에, 보통 신제품이 더 비싸고, 신형이 나올 때 쯤 구형을 세일하는 것 같다. - 국내에 팔리는 엘이디 전구 색온도는 주광색(6500K), 전구색(3000K)이 주류다. 가끔 3700K, 2700K같은 게 보였다. 등기구쪽에는 5700K (눈이 더 편하다고 한다)도 있는데 이 색온도로 전구를 파는 곳은 브랜드와 값이 궁금해서 찾아봤지만 나오질 않더라. 그리고 주백색쪽일 4000K나 5000K는 몇 년 전에는 팔았을 텐데 요즘은 없다. 6
- 전에 글을 길게 적은 플리커 현상(깜빡임 현상)은 싸구려 AC-DC변환회로를 써서 생기는 것이다. 이 문제는 요즘은 웬만한 브랜드에선 해결된 것 같다. 단, 중국산 싸구려는 보장못한다. 관련글을 하나 검색해 보았다. 연색성, 플리커 현상, 역률 - 2016년 11월. 그리고, 2017년 현재 시중에 팔리는 LED 전구와 등기구 중에, 아직까지 "우리 제품은 플리커현상이 완전히 없이 평탄한 밝기곡선을 보장한다"고 명시한 제품은 찾기가 아주 어렵다. 역률과 플리커 프리는, 지금 국내 소비자 시장에서 이름있는 거의 모든 브랜드 모든 제품이 표시를 하지 않고 있다고 보면 될 게다. 이것 또한 다른 사양과 함께, 소비자가 중소 브랜드보다는 (실제 얼마나 다른 지 알지도 못하면서) 오스람, 필립스 등 수입 대기업 브랜드를 고르게 만드는 원인 중 하나다.
- 엘이디 전구와 등기구의 사양을 결정하는 이런 수치들은, 미국과 유럽에서는 법령과 인증에 규정돼 있는 것이 여럿 있다. 하지만 국내에 수입되어 팔리는 제품들이 받았다고 겉에 표시하는 정부 인증은, 밀수입이 아니라는 증거와 화재위험이 적다는 증거 정도말고는 큰 쓸모가 없을 지도 모른다.
마치 "엘이디조명이 전기를 적게 먹는다니 보급해야 한다"는 국가 시책에 따라 급조한 듯 한, 허술하기 이를 데 없는 인증이 아닌가 싶다. 국내 인증이 없는 수입 조명기구는 구입해서는 안 되지만, 국내 인증이라는 것이 더 좋은 제품을 고르고자 하는 소비자의 선택에 도움이 안 된다면, 그리고 역률이 낮아 전기와 시설을 낭비하고, 효율이 낮아 소비자가 내는 전기요금을 낭비하고, 연색성이 나쁘고 어른거림이 있어 정신건강, 신체건강에 나쁜 싼 전구가 팔린다면, 칩의 수명이 3만 시간이라고 광고하지만 싸구려 회로를 써서 형광등만 못 쓰고 버리는 전구가 팔린다면, 그리고 그런 악화때문에 제대로 만든 전구가 팔리지 않는다면, 소비자에게 좋지 않고 국가적으로 좋지 않고 소위 말하는 "지구에 좋은 물건"도 아닐 것이다. - 잔불현상(잔광현상)만 해도, 그것을 방치하거나 콘덴서를 단 결과 전기를 낭비하는데, 설계를 잘 해서 해결책을 찾고자 하면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외국 브랜드는 물론이고 국내의 업력이 긴 브랜드조차 그런 제품을 내놓지 않았다.
- 밝고 오래 가는 좋은 칩을 넣었다 해도, 전원부와 주변 회로가 수명이 먼저 끝난다고 한다. [본문으로]
- 정부는 더 옛날에는 일반 조명기구의 공공조달시장에 국내 대기업입찰을 제한해 마찬가지로 외국 브랜드(필립스, 오스람, GE) 수입제품이 과반 이상을 납품하게 된 사례가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똑같은 실책을 또 저지른 것. [본문으로]
- 노후 주택단지의 전기, 통신을 포함한 기반시설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려면 재개발할 때 땅을 뒤엎은 김에 체계적으로 사설하는 것이 답이다. 하나 할 때마다 땅파서 지중화하거나 묘수를 내는 건 결국은 예산이 더 들 것이다. [본문으로]
- 이것은 아마도, 한전의 전체 전기 공급량에서 가정용 전기의 비중이 적은 것과 함께, 우리 나라 가정용 전기요금체계를 만들던 옛날에는 미처 고려하지 못했거나 고려할 필요가 없었을 지도 모른다. [본문으로]
- 형광등으로 말하자면, 수십 년 전 자기식 안정기는 역률이 낮았지만 십여 년 전부터 일반화된 전자식 안정기는 역률 95%를 훌쩍 넘어 해결된 문제다. 그리고 백열등같은 필라멘트식 전구는 역률을 고려할 필요가 없다. [본문으로]
- 삼성에서 만들어 팔 때는 5000K 주백색도 있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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