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형 맥북을 며칠 쓰면서/ 글을 따로 적지 않은 사용노트 모음

1.

첫인상: 아름답지만, 제게는 별로 안 맞는군요.

구형 맥북입니다만, 인터페이스 자체는 그다지 다르지 않으니..

파일 핸들링, 파인더 사용법, 프로그램 설치 및 사용법은 올드맥과 그닥 다르지 않아서 적응하기 어렵진 않았습니다만, 불편한 점도 여전하네요. 구글 크롬 웹브라우저를 깔고 로그인한 다음 그나마 버틸 만 합니다.

맥을 맥답게 쓰려면 좀 더 걸리겠습니다만, 블로깅용으로는 영 생산성이 나쁘군요. ㅎㅎ 제 습관을 많이 바꿔야겠습니다.

키보드는 마음에 듭니다. 기계식은 아니고 멤브레인식같지만, 찰락찰락소리나지 않고 부드러운 고무소리라 마음에 듭니다. 

모든 천재의 발명은 뒷사람이 보면 자연스럽다고 하죠?

맥북의 장점은 알 만 합니다. 비싸고 성능좋은 걸 써서 비싸게 팔기. 단, 단순히 비싼 걸 쓰는 게 아니라, 설계자가 아니라 사용자 입장에서 미친 놈들이 설계자를 갈궈서 만족할 만한 물건을 만들어내기. 그리고 그 고집때문에, 포기하면 편하게 만들어 은총을 베풀기. 굴복한 사람에게는 그 보람을 선사하기. 애플 방식으로 컴퓨터를 쓰는 데 굴복하기 싫어하는 놈은 리눅스를 쓰거나, 윈도우를 쓰라..

지금 맥을 쓰며 제가 하는 생각:

"이거 특이하고 예쁘먼서 완성도높은 리눅스라고 생각하면 좋다."

윈도우에 비해 단점은, 아무래도 군데군데 잘라낸 데가 보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라면 뭔가 넣었음직한 곳을 싹둑 잘라내고는 우린 그런 건 안 해. 하고 도도하게 말하는 느낌. 사용자가 적고 개발자가 적고 그래서 매니악한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솔직이 말해, 저는 "맥을 사용하는 방법"이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성능은 마음에 들고, 몇몇 작업을 할 때 보여주는 경이적인 생산성과 편의성에는 할 말을 잃었지만,

그래도..

맥북의 금속 촉감은, 옛날 소니 워크맨, MDR을 생각하게 합니다. 그리운 장점.

- 읽기tts좋음

- 받아쓰기...

- 홈, 엔드 키가 없어 무척 불편

2.

이 구형 맥북 프로는 코어2듀오 프로세서를 사용하는 구형입니다. 운영체제는 요세미티 버전이 깔려 있어서 한영 전환 기본 키는 커맨드 스페이스였습니다. (공장출고 맥오에스 디스크는 레오파드) 

재설치하는 김에, 엘 카피탄으로 깔았습니다. 한영 전환 기본 키는 컨트롤 스페이스로 바뀌고, 커맨드 스페이스는 스팟라이트 검색창이 먹었습니다. 이래선 불편하기 때문에, "이전 입력소스 전환"을 컨트롤 스페이스로 바꾸고, 스팟라이트 검색창을 이전 입력소스 전환으로 해주었습니다. 입력소스를 지금은 한영만 쓰니까, 이전입력소스를 건드리나 다음입력소스를 건드리나 다를 게 없어서. 일어, 중국어를 쓰게 되면 바꿔 줘야죠. 아, 그러고 보니, 한자입력키를 아직 모르네..

이거 바꾸는 방법은, 파인더의 시스템 환경 설정> 키보드> 입력 소스 항목입니다. 단축키가 할당돼 있는 곳에 커서를 찍고 새 단축키를 입력하면 됩니다. 시스템 기본과 충돌하는 게 있으면 그 항목을 바꿔주라고 표시가 뜹니다.

이거 익숙해 지니, 윈도우7로 와서는 자꾸, 한자+스페이스키를 누르네요. ㅎㅎ 한글키가 참 습관이 있어요.

운영체제 재설치는, 다른 맥에서 usb메모리에 시동디스크를 만들어 그걸로 부팅하며 시작했습니다. 리더기가 인식을 하다 말다 해서 고생 좀 했네요. 참, 맥북에는 SD메모리카드 슬롯이 있는데, 부팅미디어를 끼워 사용하면 어째선지 내장 하드디스크보다 상단에 표시되는 내장 장치가 됩니다. 그래서 엘 카피탄을 설치할 때 프로그램 오동작 원인이 됩니다. 그러니까, 설치 과정에 내장 드라이브 중 어디에 깔 지 골라 주는 선택지를 찾을 수가 없더군요. MS라면 이런 멍청한 오류는 없었을 텐데. 

이 구형 맥북은 USB 3.0을 지원하지 않아 전체 설치 과정에 시간을 꽤 잡아먹습니다. 제가 겪은 문제를 생각하면, 트러블슈팅까지 포함해 하루 정도 비워 놓고 하는 게 좋습니다. 아, 제대로 쓰려면 애플 계정을 만들어야 하는데, 등록할 때 비자/마스터/아멕스(?) 중 하나 해외결제가 되는 신용카드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