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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스토리 블로그, 그리고 블로그에 대한 몇 가지 본문
제가 알기로, 티스토리는 국내 블로그 서비스 중에 가장 유연하고 무난합니다. 그리고 네이버가 내놓은 여러 가지, 다음과 카카오가 내놓은 여러 가지, 그 외 여러 회사들이 내놓은 여러 가지 중 살아남아 있는 어떤 블로그 서비스와 그 유사품보다 뛰어납니다! 이것이 모든 사람을 끌어들였고, 지금도 끌어들이는 장점일 것입니다.
하지만 개인사생활 보호면에서는 50점 이상을 줄 수 없고, 심지어 작성한 블로거에게는 보이지 않고 웹브라우저 창에 표시되는 컨텐츠에도 나오지 않지만 관찰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정보를 노출하는 면도 있습니다. 티스토리 블로그 서비스하고는 아무 상관없는데 카카오에서 프로그램하고 앱만들기 편하자고 생각없이 덧붙여놓은 것들, 지금같은 서비스를 예상하지 않고 티스토리 패키지가 처음 개발됐을 때부터 갖고 있던 특징에서 비롯된 것들이 짬뽕이 된 게 지금의 그런 모습일 겁니다. 그래서 보안구멍이 문제가 되거나 누군가 피해를 입으면 무엇을 하겠어요? 아 그래요~ 너무 진지하게 이용하지 마세요~ 하겠지요.
그 일례로, 지금도 그런 지는 모르겠지만, 전에는 비공개한 글에 들어가 있는 그림을 URL만 알면 로그인하지 않은 웹브라우저에서도 볼 수 있었죠(그림번호를 누가 때려마추겠냐 싶습니다만, 혹시 검색엔진의 크롤러가 어쩌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블로그를 일기나 일지대신 쓰던 사람들에게는 문제가 되었을 것입니다). 블로그에 삽입된 그림파일은 일종의 자동 공개 링크를 갖게 되는데 이것은 비공개글에 들어간 사진이라도 마찬가지입니다. 꽤 오랬동안 그랬고, 해보니 지금도 그렇네요. 그거 말고도 몇 가지 더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업로드한 그림에서 EXIF 정보를 삭제하는 기능이나 기본 옵션이나 메뉴가 있으면 좋을 텐데요. EXIF정보를 이용한 개인 프로파일링과 스토킹, 강력범죄가 국내는 물론 외국에서 보도된 지 몇 년 되어갈 겁니다. 구글 포토는 위치정보를 없애 주는 기능이 있는데, 이것도 미흡합니다. 바로 그 구글이 주도해 트렌드를 만든 인공지능이, 단순히 위치정보를 삭제한 사진을 가지고 수백만 장의 다른 사진을 인터넷에서 참고해 얼마든지 추측을 할 수 있는 시대가 되어 가고 있으니까요. 그 밖에, 제 착각일 지 모르겠습니다만 몇 년 전에는 업로드한 파일의 이름을 일련번호식으로 바꿨다가 원래 이름을 노출했다가 왔다갔다하는 업데이트를 한 적도 있었다고 기억합니다. 그것말고도 더 있습니다.
그리고 큰 약점으로, 백업 기능이 전무하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이것은 블로그를 악용하는 사람을 막기 위해서라는 명분도 있었고, (백업 작업이 자동화돼있을 텐데도) 업무 부하가 크다는 이유도 들며 차단했습니다. 티스토리는 원래는 백업, 복구가 다 됐지만, 몇몇 사람의 악용을 이유로 먼저 복구기능을 용량큰 블로그부터 없앴습니다. 신청을 받아 백업파일 링크를 보내주는 것으로 바꾸었지만 그걸 서식을 채워 제출하면 자동처리하는 방식이 아니라 고객센터에 백업해달라며 게시물을 보내면 (아마도) 사람이 체크하고 처리한 뒤 링크 메일을 보내 주는 원시적인 방법을 썼습니다. 그 다음에는 일감이 많다는 이유였지 싶은데 백업 기능 자체를 없애버렸습니다. 특히 후자는 문제가 큰데, 이미 티스토리로 복구할 수 없게 된 상태에서 백업을 막는다는 것은,
1) 다른 블로그로 이주할 수 없게 만들며,
2) 그럼에도 티스토리는 불의의 데이터 손실에 책임지지 않으며(당연히, 책임져달라는 말이 아닙니다)
3) 티스토리에 게시된 글을 사실상 카카오의 것으로 인질삼는 것이나 마찬가지가 되고
4) 만약 고객센터의 조치로 블로그가 잠기는 경우, 그 사유와 상관없이 데이터를 빼앗깁니다.
포스팅하는 로봇을 금지하기 위해서였는 지 모르겠지만 블로그API도 지원하지 않은 지 오래 됐기 때문에, 로컬 컴퓨터에 백업을 남기는 블로깅도 안 됩니다. 그냥 수동으로 백업하고 글쓰는 수밖에 없는 곳이 티스토리입니다. (제가 마지막으로 알아봤을 때는 워드프레스와 블로그스팟은 적어도 텍스트 xml파일은 백업할 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블로깅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에게 티스토리(제가 티스토리를 주력으로 써서 그렇지, 다른 블로그 서비스도 그런 구멍이 많을 겁니다)를 권하진 않습니다. 적어도 백업 대책은 세워 놓고, 공개글이든 비공개글이든 간에 블로그 라이프를 즐기며 보여주고 싶지 않은 정보가 들어간 내용을 올리는 일은 주의하라고 충고해주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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