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17대 대통령선거 투표가 이미 시작됐다는 사실을 아십니까? 부재자투표 이야기.

여러분은 17대 대통령선거 투표가 이미 시작됐다는 사실을 아십니까?

적어도 부재자투표는 그렇습니다.

올 선거 부재자 우편신고(와 출두신고) 및 부재자투표는
당일 주민등록지 투표소에 갈 수 없는 모든 사람이 할 수 있습니다.

위 스샷은 선관위 홈페이지 배너입니다.

경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는 웹브라우저를 Internet Explorer만 지원합니다. Firefox 2.0.0.9로 보면 부재자신고하라는 배너 공지도 보이지 않으며 보도자료도 볼 수 없습니다.

선관위 공지에 의하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공보관담당실에서는
11월 21일부터 신고하라는 보도를 자그마치 11월 20일에 냈다고 합니다!

클릭해서 읽어보시길. 국민을 무슨 중대 군수계원으로 아는 연대 행정병이라니까요,

17대 대선 부재자신고 및 접수기간 공지를 잘 보시기 바랍니다.

11월 21일(어제, 수요일)부터 11월 25일(일요일) 까지입니다.

신고 방법은 동사무소에서 자필로 작성하거나, 우편으로 접수합니다.

그런데, 부재자신고서를 우편접수하려면 언제쯤 보내야 할까요?
5일중 아무 때나 보내도 된다고 생각한다면,  당신의 한 표는 무효표가 되기 십상입니다.
받아 처리하는 공무원은 5일이지만, 보내는 국민은 이틀, 아니 하루입니다. 저거.

부재자신고서 양식을 보면 이런 말이 있습니다.

넵. 25일 일요일 저녁까지 <배달>돼야 합니다.

보통 아침에 출근하며 우체통에 넣으면 그 날 우체국에서 가져간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반 우편은 보통 3일 정도 걸려 간다고 압니다. 택배가 익일이고. 그럼, 봅시다.

선관위에서는 11월 21일 수요일부터 부재자투표하라는 보도자료를
하루 전인 11월 20일 화요일에 냈습니다.

신고 첫 날인 21일(수요일, 어제) 아침에 넣은 신고서는 23일 금요일에 도착할 것입니다.

신고 둘쨋 날인 22일(목요일, 오늘)아침에 넣은 신고서는 24일 토요일에 도착할 것입니다.

그럼 22일 저녁때 우체통에 넣은 신고서와 신고 셋째 날인 23일(금요일, 내일) 아침에 출근하며 넣은 신고서는 25일 일요일에 도착할까요? 일요일에 일반우편 배달하나요? ㅡ.ㅡa

신고 3일째인 23일이후 우체통에 넣은 신고서는 도착하지도 않고 그냥 없어지는 것 같습니다. 당신의 한 표는 무효표가 됐습니다!

이 봉투가 일요일 배달을 보증할까요?

여튼, 말이 부재자신고기간 5일이지 실은 하루에서 최대(공지한 20일부터 쳐서) 이틀입니다. 이 글을 보는 당신! 이미 무효표가 됐거나 투표하려고 추운 12월말, 집에 돌아가야 할 지도 모릅니다.

유효표로 살리고 싶으면 동사무소를 방문하셔야 하지 않을까싶습니다.

PS1

선관위는 투표율 낮다고 불평하지 말고 이런 거 포탈에 공익광고하지 뭐하나 모르겠습니다.
(했는지도 모르죠. 제가 못봐서 하는 소리일 뿐)
공인인증서를 써서 선관위에 직접 신고하면 안되나요..

게다가 이런 거 한 달 정도는 기한을 줘야 하는 거 아닙니까? 왜 이리 촉박해요?

PS2

이야기가 딴 데로 샐까봐 덧붙입니다. 이건 현 정부의 의도가 아닙니다. 지난 지방선거때도 이모양이었고, 그 전 노통탄핵때 그에게 표를 몰아주던 국회의원 선거때도 이모양이었습니다. 그 때 차마 누구 찍으라고는 못 쓰고 부재자투표신고 꼭 하라고 여기 저기 게시판에 글을 열심히 올리면서 "이 멍청한 놈들(노통+열우당)은 표를 주려고 해도 못먹는다"고 속으로 욕 많이 했어요. 

일차적으로 선관위의 잘못이라고 보고, 이차적으론 부재자의 납세는 챙기면서도 투표권은 안챙겨주는 조선시대 사고방식을 가진 정부의 구태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각 정당 홈페이지를 봐도 신고하라는 배너는 있어도 이렇게 촉박한 데 대한 이야기는 전혀 없더군요. 정치인들이 유권자의 권리를 행사하는 데 편의를 봐 줄 생각이 전혀 없이 무슨 지지를 받고 당선되겠다는지 모르겠습니다.

PS3

위 모든 게 제 오해였으면 합니다.

PS4

나중에 덧붙입니다. 2010년대들어 투표방식이 개선됐습니다. 이제는 저런 엽서를 보내 용지를 받을 필요 없이 사전선거기간동안 관외투표하면 됩니다. :) 글 자체는 기록으로 남겨두겠습니다. 옛날에는 이렇게 투표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