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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속껍질까기 경험담. 본문
전자렌지나 끓이기나 뜨거운물-찬물 이런 게 인터넷에 있지만, 그다지 쓸모는 없다.
그런 방법은, 밤이 잘 부서지고, 버리는 부분이 많고, 힘들다.
ㅡ 밤을 많이 익힐수록 찬물이나 얼음물로 식혀주면 껍질까기는 쉽지만 잘 부서져서 결국 범벅용, 기피용, 과자속용같은 게 남는다.
속껍질이 잘 분리되지만 벗기다가 밤속이 깨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벌레먹거나 곰팡이슬었거나 썩어가는 밤은, 일단 삶거나 쪄버리면 생밤일 때보다 구별하기 어려워 맛을 봐야 아는 상태일 때가 많다. 그리고, 파내다 보면 어느새 부스러기가 되어 있다.
ㅡ 밤을 덜 익힐수록 찬물에 식혀도 속껍질이 제대로 분리되지 않는다. 그러면 밤깔때 밤속이 끈적하게 들러붙어서 매우 힘들다. 게다가 어중간하게 익은 밤은 잔손질하다 깨지기 일쑤다.
결국, 겉껍질은 익어서 까기 쉬워지지만 겉껍질까는 건 속껍질까는 것에 비하면 일도 아니다. 정작 가장 시간과 정성이 필요한 속껍질까기는 몇 배로 번거로워지고, 깐 밤도 보람이 적다.
: 검색해 본 글이나 영상을 보면 추천하는 삶는 방법은, 시행착오를 좀 겪고 요령을 익힌 다음의 일같다. 좋다는 사람이 많은 걸 보면 분명 쓸모있는 방법이긴 할 테니까.
※ 겉껍질을 벗기고 식소다를 넣고 삶아 찬물에 식히는 방법은 시도해보지 않았다.
보늬밤만들 때는 겉껍질깐 생밤에 물담고 식소다를 넣고 하룻밤 재웠다가 그 물 그대로 삶고 맹물로 갈고 삶고 맹물로 갈고 삶은 밤을 쓴다는데, 식소다기(라고 해봐야 별 거 없다)를 씻으며 속껍질을 연하게 하는 게 목적(아마 그러면서 떫은 맛도 빠질 것이다). 그때 여러 번 오래 삶은 만큼 껍질을 벗기면 밤속이 다 깨진다.
그러니, 하룻밤 재지 않고 20분만 삶고 냉장실보관한 맹물로 식히는 것은 어떨까. 이건 다음에 해보기로 하고..
본론으로 돌아와서,
정석대로 할 것.
ㅡ 깔 밤, 그냥 삶을(찔) 밤을 나눈다. 밤까기는 힘들어서 깔 만한 밤만 까고, 나머지는 그냥 찌는 게 좋다. 냉장고 야채칸에 오래 두면, 벌레먹거나 썩는다.
ㅡ 바깥이든 냉장실이든 좋으니까, 밤이 쉬지 않게 찬물에 반나절 남짓 불린다. 벌레도 기어나온다.
ㅡ 과도를 써서 밤 겉껍질을 "뜯어낸다."
뜯어낸다고 적었는데, 맞다. 겉껍질은 까는 게 아니라 잡아뜯듯이 칼과 손가락을 써서 벗겨낸다. 그게 훨씬 빠르고 편하다.
ㅡ 칼이 무뎌졌다 싶으면 알미늄호일 뭉쳐놓은 것에 날을 몇 번 그어 간다. 날세우기가 쉽게 된다.
ㅡ 겉껍질을 벗긴 밤은 찬물에 담가 속껍질을 불린다. 몇 시간 정도. 냉장실.
ㅡ 밤 속껍질은 날이 잘 드는 과도를 사용한다. 커터도 나쁘지는 않지만 힘줘 까다가 날이 부러져 튀면 안전사고염려가 있어 나는 안 쓴 지 오래됐다. 문구용이면 쓰기 전에 날 표면의 기름기를 없애준다.
ㅡ 밤 속껍질은 두꺼운 부분과 넒고 평평한 부분은 가늠해서 사과껍질깎듯이 벗겨낸다. 깔끔하게 벗길 필요없다. 줄무늬처럼 안 벗긴 부분이 있어도 된다.
ㅡ 나머지 부분은 생강, 우엉, 토란, 도라지껍질을 벗길 때처럼, 칼날을 세워 밀어내 긁어준다.
ㅡ 홈은 칼날끝이나 칼끝을 세워 자르거나 파내고 벌레구멍도 후벼낸다.
ㅡ 제사밤깎듯이나 시중의 밤통조림이나 맛밤처럼 깨끗하게 하려 들지는 말 것. 먹을 만한 정도면 충분하다. 예를 들어, 설탕조림용이면 속껍질 중 안쪽 얇은 층이 군데군데 남았어도 무방하다. 나중에 먹어보면 떫은맛없이 달다. ^^
ㅡ 익숙해지면 편하게 할 수 있다. 매일 조금씩 해도 손가락에 굳은살이 박힐 때쯤 되면 자동. (..)
이런 게 다 귀찮다면, 밤은 쪄서 얼렸다 나중에 꺼내 숟가락으로 파먹기로 하고, 설탕조림은 시중에 파는 3kg짜리(밤 50%남짓이다) 감로자 캔을 사와서 병에 옮겨담자. 이 방법을 쓸 수 없다면, 이어폰꽂고 무아지경에 들어가 그냥 까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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