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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영화) - 그닥 본문
어쩌다 보게 된 작품인데요, 별로더군요.
원작이 1990년대것이다보니,
ㄴㅁ위키: 드라마(1996)
2010년대 초에 만들어진 영화도
ㄴㅁ위키: 영화(2011)
2020년대에 와서 보면 불편한 점 투성이입니다. 여주인공은 눈물빼는 연기를 잘 했지만, 딱 거기까지.
(우리나라는 여러 모로 빨리 바뀌어 신구세대의 인식 차이도 크고, 의료기술과 제도의 발전도 빠르다보니 더 그렇게 느껴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하, 감상을 편하게 적습니다.
여주인공의 행동도, 그 남편의 행동도, 미치도록 답답하고 바보같다. 1
ㅡ 주인공 아줌마는 왜 거기까지 멍청한가. 그냥 관객눈물빼려고 억지로 만든 캐릭터같다. 시간이 감에 따라 병이 악화되는 부분 연기는 충분하지 않아보이지만 그 병을 잘 몰라서 그 부분은 남겨둔다.
ㅡ 의사라는 남편은 왜 자기 입장을 도외시하고 마누라가 엉망이 돼 입원한 다음에도 감정대로 살다가, 가장 필요할 때 직장을 잃었나.
ㅡ 주인공의 남편은 저 상황에서 왜 할머니를 요양원에 보내지 않고, 자칭 "사랑하는" 마누라를 선고받은 다음에도 인생종치기 직전까지 "갈아버리면서" 자식앞에서는 이제 알려서 미안하네 니 엄마 불쌍하네 고생만 시켰네 이러는가.
ㅡ 이미 말기라 손못쓴다는 가운데 가장이 실업했고 병원비가 없어서 치료를 중단했다는 식인데, 말은 그런데 큰 집에서 잘만 살고 장성한 자식들도 딱히 부족해보이지 않는 생활을 계속한다. 그리고 시골에 따로 집도 있는데 그거 개축할 여유도 있는 게.. 2 그럼 의사잘리기 전까지 고집해서 계속하던 치료는 왜 중단하고는 전원도 안 하고 퇴원시킨 건데? 그리고 그 와중에 퇴원했으면 요양해야 할 여자는 일하던 사람도 내보내고 혼자 치매할머니(시어머니) 수발들며 살랑이하는 일상에 치이고 숨어서 하혈해 쓰러지는 나날을 반복한다. 3
ㅡ 그리고는 결국 알게 돼서 시시때때로 터지는 울고 불고 반복. 가족과 주변인 상투적인 대사 반복. 거의 끝나서 겨우 환자대접해줄 때도 여전히 눈물빼는 도구취급.. 가학성 작가와 감독에 의해 고통받는 주인공이 하루하루 한 계단 한 계단 지하실로 걸어내려가다 관뚜껑을 덮는 눈물엔딩.
이게 말이 돼? 이건 좋은 영화가 아니다. 평범하게 투병생활하다 죽으면 이야기가 밋밋하니까 일부러 꼬아놓았다는 게 확 느껴지는, 설득력없이 조미료맛이 가득한 물건이다.
원작이 25년이 지났다고는 해도, 영화는 10년 전 그러니까 원작 드라마가 나오고 15년 뒤에 나온 것이라고. 그리고 1990년대 중반과 2010년 사이에 변한 게 얼마나 많은데. 사극찍을 게 아니면 개봉시점의 관객을 생각해야지, 원작 코드를 복사했다고 좋은 게 아니다.
그리고 남편이 의사면 무식쟁이는 아니라고 가정하고 시나리오를 써갔어야 하는 게 아냐? 나쁜 사례를 꼽아 들려주는 게 컨셉인가? "세상에 이런 일이!"같은 데 나올 만한 이야기.
2020년대 시점에서 가장 싫었던 부분은,
ㅡ 노 호스피스. 그러면서 모든 게 끝장날 때까지 환자에게 숨긴 것. 인생을 마감할 준비를 안 준 것. 치료를 포기했으면 고통이라도 덜어주려는 시도를 해야 하는데, 작품 속에 그런 처방을 신경써 했다는 이야기가 있었는지는 날림으로 봐서 모르겠다.. 4
ㅡ 설정상 아내 병을 가장 잘 아는 남편이 입만 살아서, 인생엔딩을 앞둔 자기 여자를 병과 생활 양면에서 고통속에 방치하는 장면이 많은 점.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 영화는 암투병을 그린 영화는 아니다. 그쪽으로는 망작. 그보다는, "암 = 천형(天刑)" 이라고 전제한 다음 죽을 사람과 주변인이 눈물빼는 장면을 적당히 열거하는 데 신경쓴 옛날식 영화다.
"옛날에는 의사집안도 저렇게 야만적으로 살았나?"정도까지는 생각할 수 있겠다. 연극대본으로는 쓸모있겠지만, 아직 안 본 사람은 굳이 볼 필요없는 영화다. 5
- "고구마"도 이런 고구마가 없다. 한마디로, "야만적이다" 이것뿐. 한마디 더 할까? 식상한 표현이지만 대사도 신파조고.. [본문으로]
- 보이는 변화는 운전기사와 파출부가 안 보이는 정도? [본문으로]
- 극에서 이 집의 용도는 하나, 말미에 가서 "우리 노후에 여기서 행복하게 살려고 했는데"다. [본문으로]
- 의사가 자기 여자가 환자면 저렇게 잔인해질 수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 아니지, 남자가 병원에서 잘린 다음 주치의는 그 남자의 여자사람친구인 여의사인데 환자 자신에게 왜 숨긴 거야? [본문으로]
- 낮고 좁고 어두운 공간, 소극장 널빤지 간이의자에 둘러앉아 보는 연극일 때는, 몰입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등장인물의 감정에 이입해 보기 좋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로 볼 때까지 빨아들일 만한 것은 아니다. 사정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눈물샘을 자극할 만한 아마추어적인 작품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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