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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유산(遺産)의 처분 문제

이런 기사가 있는데요, 페이스북이라 외국에서 유명해진 것이겠죠.
우리 나라에서도 싸이월드에서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고 기억합니다. 그 외 다른 곳에서도.
우리야, 자식이 온라인에 뭘 남겼든 별로 신경쓰는 풍조가 아니었으니까요.
그리고, 이 쪽에 발언권이 큰 젊은 세대는 자기 죽은 뒤에 유족이 자기가 온라인에 남긴 걸 보는 걸 싫어하는 경향이 있어 저작권을 실질적으로 업체가 가지는 지금 시스템에 호의적인 결과를 가져오기도 했다고 기억해요.

하지만 요즘은 부모세대와 자식세대 모두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관심을 갖는 시대가 되고 있기 때문에, 종종 이슈가 될 겁니다.


얘기는 이렇습니다.

딸이 죽었는데, 어머니가 딸의 페이스북 계정에 로그인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죽은 딸이 남긴 기록을 보며 위안을 받았는데, 어느 날, 페이스북이 딸이 죽은 사실을 알았는지 계정 접근을 차단했다고. 단지 계정이 폐쇄된 것이면 "본인이 죽어서 그래"하고 말할 수 있는 문제라 저는 생각합니다만, 죽은 딸과 생전에 페이스북 친구를 맺은 사람들은 여전히 딸이 남긴 글을 볼 수 있다고 해요. 그래서 이건 불공평하다며 어머니가 불만을 토했다는 말입니다. 저는 페이스북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피자 이벤트때나. ㅎㅎ) 상세한 동작 방식은 모르겠습니다만, 이건 페이스북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페이스북은 사용자가 사망할 경우, 프라이버시를 위해 사용자의 계정을 보호해야 한다는 내부 규정을 두고 있다. 따라서 사망 이전에 친구를 맺은 사람만이 공개된 범위 안에서 사망한 사람의 메시지를 볼 수 있다. - 위 기사에서 발췌

온라인 저작물도 당연히 저작권자가 있습니다. 동서양을 가리지 않고 개인간에는 펌질을 잘 하지만, 기업은 명확한 규정에 따라 행동해야 합니다. 그런데, 저 경우는, 저작권자(딸)이 사망한 뒤 딸이 남긴 저작물(페이스북 글)을 게시판 사업자(페이스북)가 자기 것으로 사취한 모양새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온라인에 남긴 글은 유산이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유산은 딱히 말이 없으면 가족에게 상속됩니다. 생전에는 본인만 열어볼 수 있는 은행 대여금고도 마찬가지 아닌가요?


하긴, 본인 확인을 엄격하게 하지 않는 많은 블로그, SNS서비스 특성상 "죽은 사람의 가족인 줄 어떻게 아느냐"는 말이 나올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계정을 만든 사람이 "죽었다"는 걸 회사가 인지하고 확인했다면 그 시점에 실명확인은 된 것이겠지요.
그렇다면
  • 계정 소유자가 죽었음을 알게 되었으면 해당 SNS/블로그 등은 일단 모든 자료에 read only 속성을 걸고 계정 소유자가 죽었음을 공지한 글을 추가한 후, 유족이 실명확인을 하면 상속하는 것이 정상적인 절차라 생각합니다.
  • 상속한 사람에게는 글을 수정하거나 본인인 척 계속 운영해갈 권리는 없고(이는 다른 이용자들을 위해서),
  • 단지 해당 계정의 공개/폐쇄 결정권과 그 글 내용을 써서 출판 등 이차창작물을 만들 권리를 갖도록 하는 것입니다(작가가 사망한 뒤 유고를 상속한 유족이 그러듯이).

그리고 블로그와 SNS 혹은 온라인에 기록을 남기는 서비스를 운영하는 모든 업체는, 상속에 대비해 약관을 만들고 가입시 사전 동의를 받아야 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당신이 사망한 사실을 운영진이 인지한 뒤에는 당신이 권리를 가진 컨텐츠는 읽기 전용 속성이 된다.

그 뒤에 당신의 컨텐츠와 권리를 유족이나 특정인을 지명해 상속하겠느냐, 아니면 서비스 회사나 커뮤니티에 기증하겠느냐, 모든 권리를 포기하고 공개하겠느냐, 아니면 계정과 내용물 모두 영구 삭제처리하도록 정하겠느냐. 선택하시오.

상속이나 기증, 공개를 결정할 경우, 당신이 남긴 모든 컨텐츠를 상속/기증/공개할 것인지, 사망 시점에 비공개속성이 걸린 컨텐츠(예: 비공개글)는 영구적으로 삭제하고 외부에 공개된 내용만 남길 것인지 선택하시오
" 이런 식으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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