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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수박장사 트럭 본문

견적, 지름직

어떤 수박장사 트럭

며칠 전 일이다.

(수박값이 급등하기 전 일이다)


근처 동네에 장이 서는 날이었다.

밤에 동네 편의점에 갔다 오는데, 아파트 앞에 수박장사 트럭이 서 있었다.

장에 팔고 남은 것을 가져온 듯. 가끔 그런 차가 있다.


무척 싸게 파는 것처럼 벌여 놓고 있어서 짐칸 안을 보니,

수박이 있었다. 요즘은 동네 오일장 노점도 써놓는 가격표는 없었고,

수박은 꼭지가 완전히 마른 것부터 금주에 딴 것처럼 보이는 것까지 있었다.

크기는 4kg내외짜리와 6kg내외짜리로 보였다.


얼만가 물어봤는데, "제시"를 요구하더라. "잘해드릴께요"


그냥 왔다. 오면서 그 차에서 하는 방송을 들으니, "OO에서 오늘 금방 따 온 수박, 시가의 절반, 큰 것은 10kg짜리 수박을 한 통에 O천원 O천원에 드립니다"라고 하더라. 요즘 과일값 중 유난히 금값이 된 수박인 만큼 어 괜찮네? 싶었다. 그래서 땀흘리면서 다시 걸어갔다.


어느새 아주머니들이 모여 있었다. (10kg.. 8kg이상 돼보이는 수박은 없었고)

좀 기다렸다가 물어봤다. "어느게 O천원이고 어느게 O천원이예요?"

장사는 이렇게 대답했다. "한 통에 만원, 두 통에 만오천원 해드립니다"


이때 생각난 것이, 

"과일은 어스름에 사지 않는다"는 금언이었다.


옛날에.. 내가 대학생때, 영등포 청과시장에서 어스름쯤에, 

아주 큰 수박 한 통을 싸다고 사들고 버스타고 집에 와서는,

쪼개보니 쉰수박이라 온식구가 웃었던 적이 있다. 


뭐, 이 동네에 이사와서 그런 허튼 과일을 산 적은 한 번도 없어 장사를 못 믿는 것은 아니지만,

크기도 상태도 대충 가늠이 되는데, 호객하는 방송과 장사의 말이 다르니

살 마음이 사라졌다. 두 통을 사면 되지 않느냐싶었지만 냉장고는 이미 만원이고.


입맛 한 번 다시고 돌어왔다. 뜨내기 장사.

이 기분에 사느니 몇 천 원 더 주고 동네 마트에서 크기도 품질도 더 확실한 거 사고 말지. 



중고 거래할 때도 사는 사람, 내 게시글을 본 사람이 이런 생각을 하게 물건을 팔아서는 안 될 것이다.


아 지금 보니 다 팔고 갔나 보다. 방송이 안 들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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