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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식품 유통기한을 소비기한으로 대신한다는 제도에 관한 짧은 소감 하나 본문
유통기한제도 보완에 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생각을 내놓았고,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 저도 동감이었습니다만,
1) 유통기한을 폐지하고, 그걸 표시하면 징벌을 하겠다는 것처럼 기사가 소개하는데.. 맞나요?
2) 한국소비자원 실험조건과 실제 유통조건이 다른데 그걸 근거로 한 것 같은 안일한 발상
다만 기사 뒷부분에 나오는 "권장 소비기한"언급은 괜찮아보입니다.
식약처는 제품 유형 별로 '권장 소비기한'을 마련하는 방안도 진행 중이다. 소비기한을 결정하는 것은 각 사업자이지만,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사전에 제시한다는 차원이다. 특히 대기업과는 달리 중소기업이나 영세업체들은 자체적으로 소비기한 설정을 위한 제품별 실험을 하기 쉽지 않은 실정이다.
식약처는 이와 관련해 4년간 100억원의 예산을 들여 권장 소비기한 설정을 위한 실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올해 빵, 떡 등 50개 유형에 대해 권장 소비기한을 설정해 공개하고, 향후 4년간 200개 유형까지 확대키로 했다. - 한국경제신문
이건 유통기한을 표시하는 것과 병행해도 될까요, 아니면 유통기한은 없애야 하나요?
그리고 질문.. 우리나라는 그럼 기사 속 다른나라 비교표에 등장하는 "품질유지기한"은 앞으로도 없나요? 그리고 비교군인 외국은 우리나라 유통기한의 역할인 "가게에서 팔아도 되는 기간, 식당에서 식재료로 써도 되는 기간"은 유통기한/품질유지기한/소비기한 중 어느 것인가요? (그리고 아래 그래프에서 품질유지기한은 소비기한 뒤에 있나요? 등등 궁금한 게 많네요)
원래 2023년부터 시행이지만 생산자들의 시설교체 등도 생각해서 1년 계도기간을 주고
2024년부터 전면 시행힙니다.
https://www.hankyung.com/economy/article/202210149127i
아래 내용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보도자료를 찾아보기 전에,
저 기사만 읽고 생각해본 소감입니다. 따라서 제가 잘못 알고 적은 내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읽을 때 주의해주세요.
ㅡ 유통기한을 표시하겠다는 회사들에게는 그냥 표시하도록 하고, 대신 유통기한은 의무가 아닌 선택으로 두고, 대신 모든 가공식품에 소비기한을 한 줄 추가하는 의무를 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그렇게 놔둬도, 경제적인 문제로 자연스럽게 바뀌어갈 겁니다(소비기한에 가까워지면서 국내소비가 안 되면 수출할지도 모르죠). 하지만 식품에 따라, 회사별 라인업 가격정책에 따라 유통기한은 꼭 표시하고 싶어하는 곳도 있을 겁니다. 소비자도 유통기한과 소비기한을 모두 보고 싶어할 수 있습니다. 살 때는 소비기한이 좀 길게 남은 걸 사고 싶으니까. 한편 만약 소비기한이 지금 유통기한의 법적 역할을 대신한다면, 거두절미하고 값싼 식자재가 필요한 곳이나 푸드뱅크에서는 이번 제도변경을 가장 환영하겠죠. 유통기한이 길어진 셈이니.
ㅡ 한국소비자원은 두부와 식빵의 유통기한보다 소비기한이 몇십 일씩 늘어난다고 발표한 모양이지만, 여기서 일하는 사람들 중 실제로 마트에서 물건사며 신경써본 사람은 적은 것 같네요.
누가 이 제도에 조언하며 그런 자료를 제공했는지 모르겠는데, "영상 5도 정온조건에서 두부와 식빵이 상할 때까지 방치해보니, 유통기한보다 20~90일씩 오래간다" 운운하는 게 제정신입니까? 두부는 아무리 냉장유통해도 마트내 상점의 매대에서는 그 조건을 유지못하고 온도변화도 있습니다. 식빵은 아예 냉동유통품이 아닌 이상 상온유통입니다. 그리고 케익이 아닌 빵을 냉장실에 두면 굳어서 맛없죠. 3
ㅡ 한국은 사계절이 뚜렷합니다. 이 경우는 나쁜 의미에서. 상온유통되는 가공식품 중 여름이나 겨울을 지나면 먹을 수는 있어도 색이나 맛은 바뀌는 상품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유탕면 라면은 겨울을 지난 것과 여름을 지난 것은 유통기한이 다 됐을 때 맛이 다르다는 풍문이 있죠. 고추장과 된장은 2년이 지나 개봉해도 먹는 데는 문제없지만 색이 검어져있죠. 식품업체들이 유통기한표시를 없애는 걸 망설인다는데, 소비자관점에서는 그런 것도 있습니다. 4
- 예전에 이 문제를 다룬 기사를 본 적 있는데, 거기서는 식품낭비를 걱정한다는 시민단체와, 식품물가를 걱정한다는 정부의 합작품처럼 적고 있었습니다. [본문으로]
- 우리나라의 떨이마켓이 유통기한이 다 돼가는 식품을 싸게 팔듯이 외국의 떨이마켓에서도 소비기한이 다 돼가는 식품을 싸게 팝니다. 우리 기준에서 유통기한이 소비기한보다 짧으니까, 예를 들어 상상하면 이런 식은 아닐까요? 만약 유통기한 6개월인 라면이 앞으로 소비기한 1년이 된다고 가정하면(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상상입니다), 지금까지 오픈마켓에서 출고때 1000원하던 라면이 5개월째가 되어 유통기한이 1달 남으면 300~500원이 됐고 6개월째에 폐기됐다면, 앞으로는 6개월째에는 8백원, 10개월째에 3백원, 11개월째에 200원이 됐다가 12개월째에 폐기되는 식이지 않을까요? (특히 중소 동네마트나 식자재마트의 세일 전단에 등장하는 상품은 제조사 프로모션이 아니면 마트에서 재고가 돼가는 물건이 있을텐데 앞으로는 눈여겨 봐야 할 게 하나 더 늘었네요.) [본문으로]
- 그래서 식약처는 상점의 냉장코너 온도를 10도에서 5도로 낮추고, 문달기를 의무화할 모양입니다. 소비기한제도를 시행 중인 나라 중 선진국들은 냉장보관온도의 상한이 5도라고. [본문으로]
- 그리고 유통기한과 품질유지기한같은 것은 실험결과를 통계처리해 정할 텐데, 회사들은 유통기한이 길어지는 걸 싫어하지는 않을 것 같지만 품질을 책임져야 하는 기간이 길어지는 건 싫어할 것 같네요. 기사에도 그 내용이 나옵니다. 그래서 몇몇 회사들은 벌써 소비기한을 인쇄하고 있지만 유통기한과 같은 날수를 계산해 표시했다고.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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