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인터넷 공유기가 3개 있게 된 이유/ MU-MIMO에 대해 알아본 것

어쩌다 보니 집에 인터넷공유기가 3개 있게 되었습니다.
저희 집은 오래된 아파트라서, 방마다 랜선이 들어가지 않거든요. 그래서 이렇게 되었습니다.

인터넷공유기A에서 무선을 뿌리면 집 반대쪽에서는 전파가 약하게 잡히는 편입니다. 
그래서 거기에 멀티브리지로 인터넷공유기B를 하나 달아 놓았습니다.

이 시점에서 공유기 B의 역할은 시중 무선확장기와 같습니다. (무선확장기 구현 방식이 회사마다 다를 수 있고, 저도 무선확장기를 안 써봐서 단정하진 못하겠지만, 여러 리뷰와 사용기로 미루어 보면 아마 그럴 겁니다)

공유기 B에서 다시 전파를 뿌려 주니 일단 문제가 해결된 것 같긴 했어요. 

하지만 얼마 안 가서 불편을 느꼈는데,

2.4GHz 공유기B는 
공유기A하고 통신하는 데 6번째 채널을 쓴다면
단말기C와 통신하는 데도 6번째 채널을 쓴다는 거죠.
즉, 대역폭이 잘 해야 절반입니다.

시중에 풀린 공유기, 무선확장기들은 거의 이래서, 이걸 피하려면 802.11ac와 11n을 모두 지원하는 공유기와 무선확장기를 사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A와 B 사이를 5GHz대역으로 통신하도록 브리지하고
B와 C사이는 2.4GHz 대역으로 통신하도록 하는 거죠(아니면 그 반대로). 그러면 안 겹칠 겁니다.

그래서 11ac를 지원하는 공유기나 무선확장기로 B를 교체하려다가, 그냥,

전에 쓰던 2.4GHz 공유기 D가 눈에 띄어서 그걸 B 옆에다 유선으로 달아버렸습니다. 채널은 자동설정으로 해놓으니 다르게 잡더군요. =_= 그리고 단말기 C는 D에 무선 접속했습니다. 그렇게 하면 

스마트폰C -(무선, 6번 채널)-> 공유기D -(유선)-> 공유기B -(무선, 2번 채널)-> 공유기A

까지 연결될 때 무선을 두 번 거치지만 채널은 겹치지 않아 전송속도를 까먹는 게 덜하겠죠.

여기서 아이디어가 하나 나오는데,

고급형 공유기와 무선확장기들은 2Tx-2Rx보다 많이 달고 있으니까,

4Tx-4Rx로 쓸 수도 있으면서 2Tx-2Rx 2세트로 나눠서 동작하도록 할 수도 있으면 어떨까 하는 것입니다.
경제적으로 싸게 만들려면 리얼텍/브로드컴/미디어텍같은 칩셋 수준에서 반영해야 할 테니 본딩하는 건 공유기 제조회사수준에서는 어려울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무선확장기라면 애초에 나눠쓰는 게 기본 기능이죠? 그러니 상윗단 공유기와는 433Mbps나 867Mbps로 2번째 채널을 통해 통신하면서, 하윗단 스마트폰하고는 433Mbps나 867Mbps로 6번째 채널을 통해 통신할 수 있을 것입니다.^[각주:1]

이런 게 의미가 있는 이유가 있어요. 

고급형 공유기가 3Tx-3Rx니, 4Tx-4Rx니 지원해 봐야, 그거랑 대응되는 노트북이나 스마폰은 별로 없지 않아요? ^[각주:2]기껏해야 PCI-E슬롯이나 USB 3.0포트에 고급형 무선랜카드를 달아 놓은 데스크탑 컴퓨터 정도나, 같은 사양을 지원하는 공유기와 쌍으로 묶어놨을 때겠죠. 노트북과 스마트폰은 최상급이 아니면 대부분은 802.11ac 5GHz를 지원해도 1Tx-1Rx일 테고 잘 해야 2Tx-2Rx에 그칠 겁니다 (802.11n 2.4GHz 지원 노트북이나 스마트폰 중에 내장 칩셋으로 3Tx-3Rx를 지원하는 게 있을 지). 그러니, 무선확장기가 멀티브리지하며 채널대역폭을 반으로 깎아먹는 것보다는 이렇게 상하윗단 채널을 따로 쓰는 것이 의미가 있습니다. 그리고 대역폭을 많이 먹는 하윗단 컴퓨터나 단말기 2대에 독립적인 채널로 무선연결을 제공할 때도 의미가 있습니다.

어떨까요? ^^.. 하고 생각했습니다만,

세상에는 머리좋은 사람이 많은데 그거 구현해놓은 제품이 팔리고 있더군요. 완전히 같은 건 아니지만. 과거 기사를 검색해 보니 대략 2015년께부터 나온 모양입니다.

MU-MIMO라는 것입니다. 다나와에서 검색해 보니 대략 3만원대 정도부터 이게 되는 공유기가 팔리는 모양입니다(제품설명을 보고 확인 필요). 구현하는 기능의 특성상 5GHz 802.11ac 867Mbps (2Tx-2Rx) 이상인 사양을 가진 공유기 중에 MU-MIMO를 지원한다고 표시한 장치부터 됩니다. 단말기쪽에서는 이걸 지원해도 되지만 안 해도 도움이 된다고하네요. 

이것은 몇 가지 특징이 있다고 합니다.

1. 5GHz 802.11ac 에서만 동작합니다. 즉, 2.4GHz에서는 이런 걸 구현한 건 없습니다. 그리고 듀얼칩셋을 붙인 소비자용 제품도 저는 본 적이 없어서.. 따라서, 맨 앞에 제가 쓴 용도처럼 하려면 제가 했던 것처럼 공유기 두 대를 붙이는 수밖에 없을 듯.

2. 2Tx-2Rx, 3Tx-3Rx, 4Tx-4Rx 등인 고성능 공유기의 성능을 잘 이용할 수 있습니다. 공유기가 4Tx-4Rx인데 1Tx-1Rx인 스마트폰, 1Tx-1Rx인 노트북, 2Tx-2Rx인 컴퓨터가 모두 동시에 단말기 최대 대역폭으로 전송할 수 있고 항상 물려 있다는 얘기처럼 보이더군요. (만약 종래의 MIMO, 지금 SU-MIMO라고 불리는 방식일 때는 저 세 기계가 다 물려 있을 때 그 중 하나만 전송할 땐 차이가 없지만 셋이 동시에 433, 867Mbps 전송을 시도하면 각 단말로 가는 전송송도가 팍팍 깎여 있겠죠)

3. 다운링크 연결에만 적용된다고 하네요. 이 부분은 잘 모르겠지만.

4. 이 기능은 채널을 한 개만 사용하면서 구현된다고 합니다.^[각주:3] 

1. 공유기 제조비용 중에 칩셋비용이 제일 비쌀 것 같으니 칩셋을 두 개 넣으면 값은 오르겠지만 [본문으로]
2. 아이폰X는 MIMO지원, 갤럭시노트8은 MU-MIMO 지원이긴 합니다. [본문으로]
3. 그리고, MU-MIMO는 반 나눠서 WAN, LAN에 배분하지 못하는 것 같은데.. 뭐, 실제로 되는 지 그래서 어떤 이득이 있는 지는 MU-MIMO를 지원하면서 대역을 나눠도 이득이 되는 고급 공유기를 한 번 써보게 되면 그 때 확인해야겠어요. 지금 제겐 해당 없음.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