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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소설) 생각 본문
스포일러를 먼저 말하면, 위대하지는 않지만.
1.
한 어리석기 그지없는, 그러나 불꽃같이 인생을 짧게 태우고 살아간, 00년대 한국 대여점용 영화 남자주인공같은 바보이야기.
바보죠. 바보. 뭐.. 멍청이.
처음 몇 번 읽었을 때는 꽤나 낭만적이고 덧없는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했지만. 1
솔직이 말해, 이 소설은 명성은 높지만
재미는 없어요. 심하게 말하면 거의 불쏘시개죠. 2
이 작가의 다른 소설도 분위기는 비슷했다고 기억합니다.
하지만 이 작품이 유명하고 대중의 기억에, 그리고 중학생때이래 제 기억에 꾸준하게 남은 건 아마,
ㅡ 그 시대를 산 대중의 정서에 부합했다.
ㅡ 헤르만 헤세처럼 (비록 "중2병"이나 "××같아 멋있는" 면이라 하더라도) 작중 인물의 연령대인 독자에게 호소하는 문장력이 있다.
ㅡ 개츠비처럼 살아보고 싶었던 적이 있다.
그래서가 아닐까요.
2.
ps. 좀 더 써보죠.
스포일러 있습니다.
.
.
.
.
.
개츠비.. 수컷이란..
데이지.. 암컷이란..
씁쓸하고 덧없는 이야기.
강조한 이 두 줄은 시대를 초월한 공감포인트같은 것이 아닐까. 그래서 이 작품이 계속 회자된 게 아닐까.
읽은지 오래돼서 가물가물합니다. 틀린 데가 있을지도. 아버지 책장에 있던 걸 컬럼버스여 안녕하고 같은 시기에 봤으니. 그래서 다른 소설의 감상하고 섞였을 지도 모릅니다. 주의. 3
화자는 이웃인 데이지 부부와 같은 부자동네에 삽니다. 어느날 멋진 차를 타고 멋진 모습으로 이 동네에 찾아온 개츠비. 개츠비는 유부녀인 데이지를 공략하고 데이지는 혹해서 슬금슬금 선을 넘습니다. 데이지네 부부관계가 파탄나기 직전에 개츠비는 사라지고 데이지는 남편곁으로,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행동하는 데이지를 보며 벙찐 화자 또는 독자인 저.
실은, 개츠비는 데이지와 같은 고등학교를 다녔고, 학교의 트로피 걸이던 데이지를 동경했어요. 하지만 개츠비는 평범했고 집도 가난했죠. 세계대전이 터져 입대한 개츠비는 전후 참전용사혜택으로 영국 명문대에 잠시 머무를 수 있었고, 이것을 학력으로 삼고 또 사업에 뛰어들어 재능을 발휘합니다. 그리고 출세한 개츠비는 있는 힘껏 자신을 과대포장한 다음 고향에 돌아와 자기가 그리던 데이지앞에 선 것이죠. 물론 그 화려한 데이지가 솔로일 리는 없어서 벌써 누가 채갔지만요. 덤으로 데이지의 남편은 병역기피자였던가? 아닌가? 어쨌든 군대안갔을 겁니다. 4
그리고 개츠비는 이미 늦은 것을 인정하지 않고 데이지를 빼앗으려했고 거의 성공할 뻔 했지만 혹은 그럴 것처럼 보였지만, 그 순간 개츠비의 사업은 망해버렸고, 개츠비는 자살, 데이지는 난 그런 남자 몰라요가 되는.. 그런데 이 결말이 맞나??
네, 영화로 만들거나 오마주하기에 딱 좋은 내용입니다. 어디 한국영화나 드라마에서 봤음직한 스토리.
그래서 잘 회자되는지도 모릅니다. 십대에 봐도 좋고 이십대가 지나가기 전에 꼭 (많이는 말고) 일독하면 좋을 책. 5
- 그리고 한편 그런 인상이, 이 책을 가끔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본문으로]
- 어째선지 제게는 비슷한 시기 미국 현대작가들 소설로 국내 전집에 소개된 중단편 몇 개가 분위기가 비슷하게 느껴졌습니다. 제가 어려서 그랬겠지만. [본문으로]
- 왠지 등장인물 중 누구의, 집안에서 벗고 다니는 습관이 기억에 남는.. [본문으로]
- 당시의 미국은 징병제였습니다. 그래도 일단은 지원자를 먼저 받은 모양이지만("캡틴 아메리카" 영화 속 너도나도 입대하려는 분위기는 진짜였다고). 그리고 '적국 입장에서는 답이 안 나오는 무한정한 전력, 무제한 렌드리스와 사방에 뿌린 초콜릿'을 떠받친 엄청난 후방산업이 있었기 때문에 거기서 종사하는 사람도 많았죠. 영국 일본은 사람이 부족해서 남자는 총들고 여자는 공장갔다지만, 인구가 많은 미국은 (전동드릴을 손에 든 작업복차림의 여배우 홍보물이라든가) 여성의 후방산업취업을 권장하기는 했지만 강요할 정도는 아니었다고 저는 알고 있습니다. [본문으로]
- 강조하지만 헤세는 싯다르타와 게르트루트말고는 보지 마세요. 특히 데미안과 수레바퀴는 불쏘시개입니다. 절대 금물.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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