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PC Geek's

한국사람이 SW를 안 사서 SW산업이 안 큰다는 말이 앞으로도 맞을까? 본문

아날로그

한국사람이 SW를 안 사서 SW산업이 안 큰다는 말이 앞으로도 맞을까?

아래는 별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냥 잡담..


국내에 SW개발 전문 인력이 양성되지 않는 이유, SW기업이 크지 않는 이유를 불법복제에서 많이 찾습니다. 그런데 앞으로도 그럴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거의 오 년 전 쯤, 국내 게임 아이템 시장이 1조원을 넘겼다는 말이 있었습니다.

저는 모 무료 온라인 게임을 합니다. 그런데, 여기 재미있는 것이 있습니다. 게임 계정비를 리니지2와 경쟁하도록 해서 나왔다가 경쟁이 될 리가 없으니 계정비를 낮추다 결국 무료화가 됐는데요, 대신 캐시아이템 종류를 도입했습니다. 이걸 지르는 사람이 상당히 많아요. 무료 게임 특성상 접속자는 가볍게 즐기는 사람이 많고 계정만 가진 사람도 많지만 소수가 월 결제한도를 넘겨서 계속 카드를 긁어주는 덕분에 그 게임은 흑자가 나고 있다고 합니다. 게임에 돈을 많이 써본 사람은, 아직은 SW에 돈을 쓴다기보다 유흥비라 생각할 수 있어서 부정적이기는 하지만, SW의 가치를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 일반인, 어린이들이 무형 가치에 돈을 쓰는 데 익숙해진다는 점에서는 관심을 끕니다. 게임 SW나 게임 아이템이나 일반 SW나 결국 원하는 무언가를 하는 데 도움이 되는 컴퓨터 코드..니까요.


다른 예, 애플 아이폰이 나온 뒤로 아이폰을 쓰는 사람들은 앱을 사서 쓰는 데 익숙해졌습니다. 물론 시디아나 루팅을 한 다음 그냥 까는 방법도 있어서 iOS계열에서 불법복제가 안 되는 건 아닙니다. 맥에선 여전히 되는 모양이고. 하지만 아이팟터치-맥을 쓰는 녀석을 보니 앱스토어에서 사는 쪽으로 가더군요. 여기에는 초기 기프트카드로 구매한 걸 그냥 썩히긴 아까웠던 탓도 있는 모양이지만, 결국 말이죠. Wii도 포인트를 가지고 DLC를 사고.. 맥OS는 불만은 무척 많지만 일단 인스톨 패키지 1개 값은 윈도의 아카데미 프라이스와 비슷합니다. 그럭 저럭 지를 만 하단 얘기죠. 애플을 싫어하지만 이건 꽤 긍정적으로 봅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윈도는 불법복제하면 생각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MS는 대학생 대상으로 이벤트를 많이 했습니다. 윈도도 5만원 내외로, 오피스도 5만원 내외로. 이벤트는 거의 다 라이센스 제약이 걸려 있었지만, 적어도 그걸 산 사람들은 정품과 동일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죠(그 학생들이 사회진출할 때 신버전 오피스를 업무에 쓰겠지만, 개인용 컴퓨터에 꼭 신버전을 깔아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그리고 MS는 신버전 데이터파일 포맷을 읽을 수 있게 플러그인도 지원하는 편이고). 그리고 그걸 통해 정품을 깔기 시작한 사람들은 자기 컴퓨터에 불법복제품을 까는 데 거부감을 갖기도 했습니다. 개인PC에 자기 돈주고 CAD를 사서 까는 사람은 아직 못 봤지만, 포토샵정도는 라이센스를 사더라고요.

MS의 대학생대상 할인은 정품사용습관을 들이는 유인책이기도 하지만, 보안업데이트 비용을 충당하는 역할을 하는 효과도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보안업데이트가 안 되는 윈도PC가 아주 많으면 이들이 감염된 경우, 상대적으로 소수일 정품 윈도 PC들이 위험해지거나, 윈도OS자체의 평판이 나빠질 질 수 있으니까요.


끝으로 요즘 앱스토어를 보면 싼 프로그램이 많습니다. 물론, 이는 프로그램 자체가 간단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아니면 DLC로 돈벌거나. 그런데, 비록 간단하다고 해도 학업과 업무에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을 몇 천원에서 5만원(제 블로그 상단에 링크된 배포사이트에 올라오는 간단한 상용 프로그램들 가격은 20달러에서 40달러 사이가 많았습니다)사이에 사는 게 그렇게 부담될까? 요즘 밥값과 커피값을 생각하면 글쎄.. 예전처럼 체감이 오지는 않더군요. (오피스 리테일, 윈도 리테일값은 아직은 비싸지만, 요즘은 간단한 작업용이면 대체 프로그램이 많이 나왔습니다. 저도 보안문제없이 간단한 스프레드시트 기능이 필요할 때는 구글 문서도구를 많이 씁니다.)


끝으로 올들어 크게 터진 해킹 사태. 금융기관 해킹은 누구나 예견하던 사태였습니다. 그리고 이젠 어쩔 수 없이 돈을 써야 할 겁니다. 금고를 지켜야 하니까요. 앞으로 국내 산업이 많이 크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공공기관과 군부대의 보안은 없는 거나 마찬가지라는 농담은 오래 전부터 돌았는데, 여기는 언제까지 보안보다 잡비를 더 쓸 지 두고 볼 일입니다(그리고, 제일 싼 인력을 고용한다면 당연히 충성심도 제일 싸구려니까 그들이 만든 결과물과 업무과정 관리 잘 하기를).

확실히 SW제작자의 노고를 평가절하하는 일반의 분위기라든가, SW제작과 유지보수 인건비는 물리적으로 들어가는 자재말고는 막노동비용만큼도 쳐주지 않으려는 발주사의 몰상식은 여전합니다(그런 식이면 변호사는 입으로 먹고 사니까, 변론을 맡긴 다음에 보수는 밥 한 끼 잘 사주면 충분하게요?). 하지만 이 시장은 어떤 형태로든 돈이 돌거나 도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지 않나 해서 적어봅니다.



이 글과 같은 분류글목록으로 / 최신글목록 이동
Comments
Viewed Posts
Recent Comments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