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전기라고 아세요?

옛날에 선풍기와 펌프로 이름을 날린 회사.

물론 요즘도 모터달린 가전, 산업용 제품을 만들고 파는 회사입니다.

나이든 분들에게는 "한일"이란 이름이 꽤 믿음을 주었는 지, 아주 오랫동안 한일OO, 한일OX, 한일@@, 한일XOOO, 한일OOOO 식으로 유사한 상호로 회사들이 많이 나와서 전기담요라든가 여러 가지를 팔았습니다. 특히, 자체 공장에서 만들던 옛날과 달리, 요즘 오픈마켓과 홈쇼핑에서 파는 업체들 중 상당수는 그냥 중국산을 가져다 상호만 붙인 것이고, 그러니 품질이 좋을 리가 없죠. 시간이 지나고 소비자는 A/S를 받으려 하는데.. 착각하고 이 회사에 전화하는 사람이 많았던 모양입니다.

못 견디겠던지 이 회사는 홈페이지에 이런 공지를 올리기에 이르렀습니다.

"우리 회사는 전기매트, 전기요, 전기장판을 제조 및 판매하지 않습니다"

잡담.

꽤 전에 반짝 뜨다 우수수 망해나가던 녹즙기 회사들도 그랬죠. OO산업이라는 회사가 있으면, OO전기, OO전자, OO통상, OO전기산업, OO머시기, OO거시기.. 제품모양도 비슷하고 로고도 비슷해요. 홈쇼핑이나 오픈마켓에선 속기 딱 좋죠. GS니 CJ니 하는 채널들 다 똑같이 믿을 거 없었어요. 다 자기가 업력이 오래됐고 오리지널이래..  그래놓고 고장나면 대우일렉위탁^[각주:1]내지 번호없음..

미투 제품을 내놓는 건 그렇다 치는데 똑같거나 유사한 상호로 물건을 막 찍어내고 홈쇼핑에서 자기가 오리지널인 것 처럼 홍보하고는 어느 날 A/S받으려고 보면 망해 있거나 다른 이름으로 영업하거나..

결국 잘 하는 회사도 발목잡아서 같이 망해나갔습니다. 소비자인지도가 말이 아니게 돼버렸거든요. 생각해보세요. 20만원짜리를 사서 몇 번 쓰고 이듬해 다시 꺼내 쓰다가 서비스를 받아야 하게 됐는데, 받을 데가 없는 겁니다.

그게 생각나네요.

1. 자체 A/S망이 없이 가전제품들 여기 위탁하던 데가 많았습니다. 지금은 모르겠는데 예전에 컴퓨터쪽은 삼보 위탁이 많았듯이.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