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생 프로그램 코딩 교육관련 기사를 읽고

70년대 정석책에도 부울 연산이 들어있었다고 합니다.

80년대에 컴퓨터 교육을 처음 시작할 때는 베이직부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좀 아는 아이들은 어셈블리어를 배우기도 했습니다. 핸드어셈블도 했어요. 왜냐 하면 그 시절 우리 나라에 보급된 컴퓨터에는 GUI OS는 없다시피 했고, DOS는 그렇게 중요하게 취급받지 못했고, 없는 기종도 있었습니다. 디스크드라이브가 없는 컴퓨터가 있었고, 컴퓨터를 켜면 베이직 프롬프트가 기다리고 있었죠. (그 흔적이 초기 IBM컴퓨터의 호환 BIOS에 남아있다고 들었습니다)

90년을 넘기며 교육용 컴퓨터를 16비트로 정하면서 도스와 워드, 데이터베이스같은 것 사용법을 가르쳤습니다.

그리고 대학교에서도 교양컴퓨터는 MS오피스 위주로 넘어갔고..

그러다가 다시 코딩으로 돌아왔군요.

물론, 시대가 바뀐 만큼 얼굴은 달라져서.

떡잎부터.. 이공계형 인재로" 초등학생 과외

초등학생 과외 리스트에까지 ‘코딩’ 등장… 학교도 앞 다퉈 코딩 수업 편성

국민일보 | 정부경 기자 |  2015.03.24 

해당 기사는 "문과의 눈물"이란 이슈 카테고리 아래에 있는데, 이건 적절하지 않습니다.

코딩은 말이죠, 운전면허와 전자정부 이용법같은 게 될 겁니다. 문과라고 운전 안 하나요.

아니, 그보다는 예전에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가르치던 생활기술과목과 똑같이 취급될 겁니다.

바느질, 김치담그기, 실용 목공, 전자실습같은 것 말입니다.

아래는 잡담.

순수 인문계 졸업자가 자리를 찾기 힘든 이유 중 하나는, 우리 정부가 천박해서 그런 것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중앙정부도, 지방정부도 말입니다. 예를 들어, 외교부는 이벤트 몇 번 하면 외국에서 한국의 이미지가 좋아질 줄 아는 모앙이지만, 외국 대학의 한국학 강좌를 장기 후원하며 꾸준히 점검하면 훨씬 효과가 좋을 겁니다. 그리고 국내에도 세계 각지의 언어와 문화, 경제사회를 연구하는 지역전문가를 많이 육성하고 일거리를 주어 유지하면 외교관이 일하는 걸 받쳐줄 수 있을 것입니다.

외교부 공무원의 엉터리 외국문서 번역과 부실한 언어능력이 문제가 된 건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지방정부도 엉터리 번역, 엉터리 사적관리를 하면서도 어문과 전공자와 사학과 전공자를 고용하지 않고, 나가서 코베이고 오면서도 지역 전문가를 고용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정부의 책임이 아닐까요. 인문 분야가 필요없는 것이 아니라, 그 분야 졸업생을 일부러 고용하지 않는 게 아니냐는 말입니다.

어떤 수학자는 "평생동안 세상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연구를 털끝만큼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자랑으로 삼는다"는 식으로 말했다고 합니다만, 지금 웬만해서 그런 생각으로 고고하게 버티는 졸업자는 전공을 막론하고 아주 적을 것입니다. 정부와 지자체가 품격을 올리는 데 필요한 사람은 인문학 실력을 쌓은 사람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정말 대단한 사람이라면 "털끝만큼도 실용적이지 않더라도" 그 사람을 모셔갈 곳은 많겠죠.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당연히 실용적인 인재라야 할 것입니다. 

좀 뜬금없이 적어보는 일화인데, 알버트 슈바이처도 오르간고치고 피아노쳐서 돈벌고 친구들에게 부탁해가며 모금해 아프리카 선교에 나섰습니다. 그 뒤에도 꾸준하게 후원자와 접점을 갖고 책을 써서 돈벌어 보태며 경영을 했지, 그의 고고한 이상에 감동한 후원자가 "당신은 환자 치료만 하세요"하고 처음부터 지원해주지는 않았습니다. 그랬으면 그가 닭장 안에 첫 병원을 차렸을까요.

국민대학교가 졸업필수 조건에 코딩과목 이수를 넣었습니다. 잘 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http://media.daum.net/issue/777/newsview?newsId=20150324023409050&issueId=7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