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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보C 정복 (임인건 저) / 공공목적 또는 영리목적으로 오래된 책을 보관하는 사업의 가능성은? 본문
2016.8.13
1.
공부도 하고 베개로도 잘 쓴 책.^^
중고책으로 팔기에는 너무 낡고 낙서도 많고, 요즘 누가 도스용 터보C 2.0과 문법을 공부할까 싶어서,
짐이 되는 옛날 책을 정리하면서 이것도 읽어 저장했네요. 당연히 개인 소장용입니다. 아, 이 글 적으며 생각하니 아쉽네.
좀 찾아 보니, 이천년대에 재발매요청이 있어 출판사에서 전자책으로 재발매한 적이 있었던 모양이군요. 요즘은 어디서 파나 찾아봤는데 저는 찾지 못했습니다.
2.
그러고 보면요, 요즘 대학 도서관에 터보C정복, 터보파스칼정복같은 책 아직 서고에 남아 있을까요? 보통 개가실에서 폐가실(서고)로 가고 그 뒤에 버리는 것 같던데. 대학다닐 때 무척 아까워한 것 중 하나가, 학교도서관에서 가끔 책이나 정기간행물을 폐기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중에는 여러 권 있는 책의 파본도 있었던 모양이지만, 학생들이 책에 줄긋는 바보짓을 했더라도 책을 버리고 목록을 지우는 건 대학 도서관이 할 짓이 아니라고 생각했거든요. 웃긴 게, 분명 어느 교수가 기증했을 칠팔십년대 미국 대학 프로그래밍 매뉴얼과 영국 학자가 쓴 19세기책은 서고에 두면서 오륙십년대에 씌어진 세로쓰기 국내 책 중 어떤 건 꺼풀을 강화해 보존하다가 안 보여서 물어보니 버린 걸 알고 어이가 없었어요. 한 편으론 장서늘리기에 환장했으면서 다른 한 편으로는 자신의 역사가 뭔지를 모른다는 느낌.. 요즘은 안 그러기를 바랍니다.
이건 중요한 책 뿐 아니라 90년대 대학들이 장서량을 불리기 위해 막 들여다놓던 양판소도 마찬가집니다. 책의 수준이 어떻든 간에, 도서관은 일단 받아들여 소장한 책은 유행에 뒤떨어져서 찾는 사람이 없거나 좀 파본이 된다 해도, 기본적으로 버려서는 안 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게 본업에 맞고, 또 기증자도 안심할 수 있고 말입니다.
2016.10.12. 추가합니다:
그러고 보면, 국립대학 한 군데서 문헌정보학과 데이터 마이닝 학과를 육성하면서, 전국에서 자기들 능력밖이라 보관못하겠다며 폐기하려는 책을 기증받아 스캔하고 원본을 살균포장해 저장하는 데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일에는 대기업 그룹들의 문화재단도 거들면 좋을 텐데 하고 손벌리면 어떨까 생각해보기도 합니다만.. 구글의 전자도서관 프로젝트를 생각하면, 그런 책들이 한 세대 뒤부터 저작권이 풀리면 얼마든지 사업 아이템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3.
오늘은 8월 13일입니다. 813. 모리스 르블랑. 아르센 뤼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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