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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들이 송금착오를 조장하는 계좌이체화면 인터페이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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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들이 송금착오를 조장하는 계좌이체화면 인터페이스

돈을 받을 사람 계좌번호를

"-"빼고 숫자만 입력해달라

는 UI(유저 인터페이스)를, 아마도 도스시절부터 지금까지 강요하는 것입니다. 이러고도 한국이 IT강국이라고? ●소리!


1.
예를 들어,

우리은행 계좌번호는
123-456789-01-234

KB은행 계좌번호는
123-45-6789-012

이런 식입니다. 자기 은행마다 고객들이 끊어서 기억하기 좋게 특징적으로 "-"를 붙여요.

종이통장에 인쇄한 통장번호는 물론이고, 인터넷뱅킹(모바일뱅킹앱)화면에서도 자기 계좌를 조회하면 그렇게 보여줍니다. 고지서와 영수증에도 입금받을 계좌번호를 저렇게 번호나눠 표시해주죠.

저게 다 오래된 경험과 인간공학 연구의 결과물입니다. 사람이 한 번에 기억할 수 있는 숫자뭉치 몇 개로 나눠놓은 것하고 관계가 있어요.


2.
하지만 계좌이체화면에서는 모든 금융기관이
(제가 이용해본 모든 기관)
"-"를 빼고 입력해달라고 요구합니다.
그러니 실수를 많이 하게 됩니다.

위에서
123-456789-01-234 는
12345678901234 를 쳐야 하는 식.

특히 중간에 같은 번호가 연달아 나오면 실수하기 좋아요.


3.
이건 순전히 은행들이 잘못하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같은 은행 안에서도 계좌 종류에 따라 끊어치기 단위나 번호의 전체 자릿수가 다를 수도 있기는 하겠지만, 요즘 세상에 그 정도는 은행끼리 정보를 교환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그렇게 하면서도 동시에 "-"를 넣지 않고 숫자만 쳐넣어도 여전히 입력받도록 하는 것도 문제가 없습니다 . 즉, 업무협력이 되는 은행끼리만 먼저 적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말입니다.

아니, 아예 그냥 "-"를 허용해 입력받은 다음, 문자열에서 "-"문자만 제거해주면 되는 거 아닙니까. 그 간단한 명령어가 없는 요즘 언어가 어디 있어요?


4.
이건 자동화기기(ATM)도 마찬가집니다.
금융감독원인지 금융위원회인지 어디 관할인지 모르겠는데, 착오송금대책을 세우라며 금융기관들 채찍질하는 정부기관도 탁상행정입니다. 이거 안 고치는 걸 보면.


※ 개발자들도 '돌아이'일지도 모르죠.
도로명주소DB를 만드는 데, 검색할 때 공백문자처리를 안 하고 DB에 경우의 수를 다 구현한 레코드를 집어넣어 부피를 키운 놈들이 있었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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