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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 Geek's
'낳음을 당했다'?! 본문
말 자체는 일본식 어법입니다. 하지만 어울리는 표현이네요.
이런 칼럼을 봤는데요,
http://dentalnews.or.kr/news/article.html?no=39821
(......) 우리사회가 어디에서 잘못되었는가. 대부분 선진국은 미국처럼 자식들이 고등학교만 졸업하면 독립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 왜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선진국이라고 하면서 자식들은 돈 많은 부모를 요구하는 것일까. (......) 1
(......) 세상은 표준정규분포를 따른다. 상위 5%와 하위 5%를 제외하고 중간이 90%다. 그런데 사회가 언제부터 상위 5%를 표준이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 5%에 속하지 못하는 95%는 결국 상대적 빈곤에 빠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 지식과 학력이 부족해서는 아니다 (......)
(......) 개인의 독립과 자립에 대한 교육이 철저하게 이뤄져야 하건만, 우리교육은 자립과 독립에 대한 교육은 고사하고 엄마의 간섭이 대학 학점을 넘어 군대에까지 미치고 있다. 개인적 독립과 자립을 배우지 못한 상황에서 사회전반에 뿌리내리기 시작한 상향 기준화로 인해 스스로 미치지 못하면 루저라는 인식을 지니게 되었다. 결국엔 자식에게 모든 것을 해줄 수 있을 정도의 경제적인 여유가 없으면서 자식을 낳아 100만 원짜리 패딩도 못 입는 루저 자식을 만든다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다. (......) 21등을 강요하던 부모들에게 ‘낳음을 당했다’는 고지서로 되돌아왔다. (......)
- 최용현
이 시대의 부모(딱 꼬집는다면 한 자녀를 낳아 받들어 키운 부모 3를 가리키겠죠)가 잘못 키웠다는 말로 끝나기는 합니다. 4
여기까지 그건 그거대로 이야기 하나고,
그리고 그 다음은 다른 이야기인데요,
"낳음을 당한 거", "기름을 당한 거" 자체는 어쩔 수 없죠. 타임슬립해서 뭐 어쩌기라도 할 건가요? 어떤 영화처럼 엄마 뱃속으로 되돌아가서 인생 캔슬? 불가능하죠. 아니면 "어머니 왜 나를 낳았나요?" 하며 찾아가서 물어내라고 할 겁니까. 5
그리고......
어... 글쎄요.
개를 키워봤나요?
끝까지 같이 있어봤나요?
그리고 개를 보내고 나면 무슨 생각을 하셨나요?
저희집에서는, 그 녀석이 곧 가겠구나싶을 때 '다음에는 사람으로 태어나거라'하고 말해주었고 6
저는 제가 개가 아니라 사람으로 태어난 것에 감사했습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생명이란 커다란 연못이나 배양기 속에서 바닥과 수면을 순환하는 효모같은 것이고
그것이 수면에 잠시 올라와 세상의 모습을 마주할 그 찰나의 순간이 사람이 됐을 때라는 비유가 실감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그 낮은 확률과 가능성의 버프를 받아 모처럼 사람으로 태어났는데 왜 '해탈'하려고 노력하지 않느냐는 부처의 일갈이 다가오는 것. 뭐, '해탈'은 사람마다 다른 말로 치환할 수 있을 겁니다. 사람으로 태어났으니까 해볼 수 있는 무언가.
어느 종교를 믿더라도, 종교를 믿지 않더라도, 7 이 정도 생각은 해도 되지 않을까요.
- MMORPG게임 속에서도, 저는 사람없는 데서 반가워 도움을 주었더니 계속 도움과 게임머니를 요구하는 챗을 보내는 뉴비를 본 적 있습니다. 게임사가 제공한 튜토리얼만 완주해도 어느 정도는 자립이 되는데, 그 몇십 배 게임머니를 다른 게이머에서 받아 시작하려는 이유를 모르겠더군요. 물론 누가 주면 땡잡은 것이겠지만 왜 당연한 듯이 생각하는 분위기가 된 걸까. 자발적으로 초보육성활동을 하던 몇몇 사람들도 그걸 아니까 그런 것 같았지만, 당연하게 받는다는 태도는 그 사람들의 보람을 꺾는 행동이기도 했습니다. 그 뉴비들은 왜 게임 속 세상에서까지 그랬던 걸까요. [본문으로]
- 군대 전에, 회사 상사에게 전화해 학생지도상담하듯 해서 "헬리콥터부모"라는 말이 경제지 지면에 오른 게, 언론매체를 탔기로는 먼저지만요. 어쩌면 이런 것도, 다른 유행과 마찬가지로, 돈많고 권력있는 상위 몇 프로가 하던 짓이 일반화되었는지도 모릅니다. [본문으로]
- 하나밖에 없는 자식농사니 실패할 수 없다는 절박함에 쫓겨 지나치게 애지중지해 [본문으로]
- 그리고 저는 한자녀 정책을 편 국가가 제일 잘못했다고 생각합니다만. 그래서 수학을 못하는, 최소한 수학적인 센스가 없는 자가 자기 자신의 신념이나 선의나 감에만 근거해 정책을 좌지우지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본문으로]
- 오래 전 일본에서 출판된 어느 책에서, 글쓴이가 가족 드라이브하다 유명한 빌딩 재벌이 소유한 건물을 지나가며 그 사람이야기를 꺼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아이가 "○○빌딩의 자식으로 태어났으면 좋았을텐데"하더라며 푸념했다는 말. 그런 생각은 누구나 갖지만 친부모앞에서 스스럼없이 입밖에 낼 수 있는 세대라는 게 놀랐다며 자기 책에 적었다는 게, 요즘 시각에선 또 재미있기는 하네요. [본문으로]
- 집에 사람이 없을 때나 밤에 잠잘 때같이 눈길이 가지 않을 때 혼자 떠날 수 있으니까, 먼저 인사했습니다. [본문으로]
- 종교를 믿지 않는다면 '다음 생이 없으니' 이번 생은 더 귀합니다. 앞서 얘기한 영화 이야기로 쳐도 그건 그 인물이 절망한 끝에 도피한 것이지 '인생 리스타트'가 가능하다고 믿고 한 행동은 아니었죠. 다만 이런 말은 요즘은 이상하게 꼬아서 민폐끼치고는 그걸 합리화하는 이유로 써먹는 사람이 가끔 있어서 함부로 하기 어렵네요.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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