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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등우단털파리(속칭 러브버그)에 관한 ㄴㅁ위키 글을 읽다가 몇 줄 끄적 본문

농업, 원예

붉은등우단털파리(속칭 러브버그)에 관한 ㄴㅁ위키 글을 읽다가 몇 줄 끄적

익충인가?
일단 유충이 산에서 식물성 부식질을 먹고 사니까 익충이라고 부르자는 주장이 퍼져 있고 기자들도 쓰지만 이것은 문제가 있다.

 

그 벌레가 대발생하기 전에도 숲에서는 부식질을 뭔가가 먹고 순환에 참여하고 있었을 것이다.[각주:1]

 

만약 이 벌레가 대발생했다면

이것이 중국에서 들어오기[각주:2] 전에도 분해자역할을 한 벌레가 있을 것이고, 그 벌레는 지금도 있을 것이다. 이 파리가 없어지면 그 벌레가 원래 위치로 돌아올 것이다. 최근의 생태계 변화나 다른 방제사업의 여파로 토종 그 벌레가 없어져 그 자리가 비었으면서 산에 부식질이 대거 쌓인 상태가 아니라면 말이다.

 

* 러브버그는 파리목이니까, 러브버그의 유충은, 그러니까 구더기다.

파리목은 정말로 엄청나게 엄청나게 번성한 목이다. 그리고 벌 종류와 파리는 잘 보면 확실하게 구별이 된다.[각주:3]

 

 

이것을 방제하는 수단이 그 원래 그 종류에게도 해를 끼칠 가능성을 봐가며

완전 방제보다는 불편하지 않을 정도의 방제를 목표로 하는 것은 아무 문제가 없다고 본다.

이것은 단순히 천적의 역할을 대신하는 것이고, 천적이 될 곤충을 대량 방사해 또다른 불편의 가능성을 감수하기보다는 그냥 물리 화학적 방제가 낫다.

 

이상주의에 빠진 어떤 국내 횐경단체와 외국 환경단체는, UN환경협약까지 들먹이며 협학하면서 방치하라고 정부를 협박한다.

하지만 UN환경협약은 이런 짓하라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이런 작자들 때문에 UN의 여러 사업들이 정당하게 평가받지 못하고 반발로 무시당하는 것이겠지)

 

 

익충이 대량번식하면 해충으로 바뀔 가능성은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메뚜기도 그 자체는 봐줄 수 있지만 이상번식하면...). 유전자 발현양상이 바뀌기도 하고, 먹이부족 등으로 행동양식이 바뀌기도 하고, 식물권을 포함한 그 지역의 생태계가 그 종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해 변화하기도 한다. 아직 연구되지 않은 특정 종과 특정 생태계의 조합에 대해서는 예단할 수 없지만, 만약 이 벌레가 없던 기존 생태계에 애착을 가지고 있고 그 원형을 보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이 벌레가 야기하는 변화는 참기보다 행동에 나서서 제거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각주:4]

 

 

 

 

ps.

만약 이 녀석 이름이 러브버그가 아니라 섹스버그, 교미벌레라고 불렀다면 이미지가 어땠을까?

 

 

하는 짓은 그 이름이 더 알맞은 묘사다. make love하니까 love bug인 건 알겠지만.

매미와 파리[각주:5]도 여름이 되면 이렇게 홀레붙어 다니는 것을 종종 본다.

 

등이 빨갛다고 해서 똥파리와 달리 너무 대접받는 것 같다.

금파리[각주:6]도 돋보기로 잘 보면 예쁘고 색도 아름다운데.

 

ps.

등이 빨갛지 않고 검은 종류라면 옛날부터 산기슭에서 많이 봤다. 어쩌면 그 녀석이, 원래 우리나라 생태계에서는 지금 일부 지방에서 저놈이 차지한 자리에 앉아있었을지도 모르겠다.

 

ps.

"너무 징그러운 '러브버그' 7월 중순 지나면 사라진다"…이유 있는 전망 나왔다 -  서울경제 

https://n.news.naver.com/article/011/0004503982

 

"너무 징그러운 '러브버그' 7월 중순 지나면 사라진다"…이유 있는 전망 나왔다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가 서울·경기 등 수도권 일대에서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전문가가 7월 중순쯤이면 대부분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선재 국립생물자연관 연구원은 1일 SBS라디

n.news.naver.com

 

이 날개달린 시꺼먼 놈들은 뭐 좀 참으시면 곧 사라지니까, 농약칠 생각은 하지 맙시다하는 내용.

일 년에 한 달 정도 고생하게 만드는 성충과는 별도로, 일년 내내 토양 속에 엄청나게 바글거리고 있을 구데기들(이놈 유충)을 잡아먹을 천적은 곰팡이쪽으로 좀 생각해야 한다는, 다른 기사도 있다.

 

 

사실 생태학자라면 그냥 내버려두고 추이를 관찰하는 게 제일 흥미진진한 연구일 것이다. ^^

자기가 연구하는 벌레가 이놈때문에 멸종하지 않는다면.

 

그리고 다른 비교적 괜찮았다는 외래침입종 사례처럼 이놈도 적당히 눈감아줄 만한 생태적 지위를 안정적으로 차지할 수 있을지, 아니면 농약 안 치고 방치하면 균형을 이루기는 개뿔, 매년 대번성해서 농사 말아먹기를 반복하는 병해충과 비슷한 엔드가 날지, 어느 결과가 될지는 주지할 일이다.

 

생태계는 어떤 방식으로 변화해도 그 결과가 안정적인 상태가 되면 그걸 두고 균형을 찾았다고 하는 것이지

그 결과가 꼭 우리가 바라는 이전 생태계 스냅샷으로 원상복귀했다거나 새로 들어온 놈들이 적당히 눈에 안 띄게 셋방살이하며 조화를 이룬다는 말이 아니다.

 

비유하면,

바짝 마른 산에 산불이 나서 싹 다 타버리고 남은 민둥산이 고사리와 쇠뜨기 천지가 됐다고 하자.

그것도 산불이란 급격한 변화가 지나간 다음 나온 만들어진 안정적인 결과고, 새로운 조건에서 새 밸런스를 찾아 생태계 천이가 시작된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고사리밭을 원하지는 않는다. 우린 보통, 정 안 되면 바닷물을 부어서라도 일단 불을 끄고 싶어한다.

 

 

 

  1. 순수하게 탄소고정관점에서만 생각하면, 분해가 안 되고 쌓여 압축되는 게 좋을지도 모른다. 대기로 나오지 않고 지질학적 시간이 지나면 혹시 모르쟎아? 하지만 토지를 사람만이 아니라 식물포함 아무도 이용하지 않고 방치할 수는 없으므로 그건 그것대로 문제다. 잘 타는 식물성 잔여물이 땅에 깊이 쌓인 상태가 계속되면, 인도네시아처럼 혹시 산불이 나면 지중화재로 번져 안 꺼질지도 모르고.. [본문으로]
  2. 이것은 파리목 벌레다. 파리목은 엄청나게 번성해 다양한 종이 속하는 분류군이다. 기록상 이 종은 우리나라에서는 이천년대 초까지 보고된 적 없었다고 한다. 중국남부, 오키나와 등 동아시아의 우리나라보다 더운 지역에서 기록된 종과 유전체가 일치한다고 한다. 이렇게 보면, 다른 벌레들처럼 기후변화(온난화)를 타고 한반도 남부에서 겨울을 날 수 있게 됐다고 상상할 수도 있겠네. 그리고 더 따뜻한 남부지방이 아니라 중부지방인 인천지역의 산에서 가장 극성이라는 점때문에, 중국에서 온 화물선을 타고 왔다는 추측이 있다. [본문으로]
  3. 나는 파리목에 추억이 있다. 표본을 제시하면 알아맞추는 구술시험 10문항 중 유일하게 못 맞춘 게 이놈들이었다. 황토색 파리매 일종이었는데, 몸통과 날개모양 딱 보면 파리인데 그걸 떠올리지 못했다. 파리목이라고는 미처 생각못하고 다른 목 뭐가 있지하고 고민하니까 박사님이 웃으면서 알려주었던 것. 물 1리터가 몇 몰이냐고 물었던 교수님 질문만큼이나 다른 데 정신팔다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었고, 나 멍청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성적은 그렇다 치고 일단 그 자리에서 "깨달음"을 얻어 무척 기분좋았던 추억이기도 하다. [본문으로]
  4. 아직은 전염병을 옮기는 것도 아니고 사람을 물거나 쏘지도 않으니 일단 방치하며 추이를 보자는 학자들의 논리는, 이 벌레만 콕 집어 제거하는 농약이 없어서 그거 쳤다가 비슷한 토종 벌레도 죽어버리면 그 빈 자리는 둘 중 더 질긴 놈이 다 차지하게 되거나 아니면 또 다른 놈이 차지해 대번성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토종이나 외래 천적곤충을 사용한 방제 역시, 농사법을 적용하는 좁은 온실이 아니라 전국토에 다 쏟아붓는 것이면 생각할 게 많다고 해서, 오히려 지금 생태계를 연구해서 자연에서 이놈들에게 맛들인 천적이나 곰팡이가 보이면 그것을 픽업하자는 주장. [본문으로]
  5. 커다란 파리는 약뿌려서 죽게 되면 바닥에 떨어져서는 큰 소음을 내며 브레이크댄스를 춘다. 어떤 충격적인 뜬소문에 따르면, 그 행동은 죽기 전에 파리알을 사방으로 난사하는 것이라고.. 근거를 못 찾겠어서 믿거나 말거나지만. [본문으로]
  6. 금파리에 대한 ㄴㅁ위키 항목을 읽다가 재미있는 TMI를 보았다. "일본어로 긴바에라고 부른다. 과거 일본 해군에서 함내에 절도를 일삼는 행위를 보고 긴바에라는 은어를 사용했는데 그것이 대한민국 해병대에 흡수되어 긴빠이라는 단어의 어원이 된 것으로 추정된다." 긴빠이 항목에도 문두에 나온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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