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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와 콘텐츠/게임, 놀 거리

발주서 파동 이후

지난 달, 넷마블에서는 게임 내 퀘스트와 보고 보상으로 주던 알선서, 발주서 수량을 몇 분의 1로 줄이는 패치를 했습니다. 1/5인가 그랬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패치는 모든 퀘스트와 보상에 일괄 적용해서 문제가 아주 커졌죠. 컨텐츠 소모를 줄이는 게 아니라 보상이 아주 없어진 퀘는 아예 안 하는 일이 생겼거든요.

기존에 보상이 적어 안 하던 퀘와 거래를 사람들이 하도록 하려면 그런 퀘들은 보상을 그대로 주고, 수십 장씩 주던 건 적당히 줄여주면 됐을 텐데(이를테면 카락 한 척 건조할 때 두 장인가 주던 복권은 그대로 두고, 최고급함 건조할 때 주는 수십 장 복권은 줄인다든가, 중단거리 퀘를 할 때 주는 1~3장짜리 발주서는 그대로 두고, 장거리 퀘를 할 때 주는 15-20장짜리 발주서는 줄인다든가, 보고하고 받는 알선서도 그렇게). 참 게이머 심리를 모르는 사람들입니다. cj에서는 코에이가 그랬다는데, 사실이라면 코에이.. 참 더럽게 게임운영 못해요. 게다가 한 번에 몇 분의 1이라니, 기가 막혀서. 지금 무료게임이라고는 해도 케쉬아이템을 파는 부분유료제라 봐도 되는데 이런 식으로 무책임하게 하고 있습니다.

이거 게이머는 베타테스터인가? 그러니까, 니들 시방 스트레스 테스트(= 똥개 훈련)하는겨?

코에이가 CJ와 합작하지 않았다면 아마 이 게임, 일본 밖에서는 완전히 죽쑤고 있을 겁니다.
이 놈들이 한국서버를 테스트서버로 쓰면서 온라인게임 노하우를 아주 철저하게 배워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작은 배 한 척 조선할 때 한두 척 주던 복권도 그렇고, 발주서도 그렇고 여러 가지들.. 일괄로 줄여버린 건 참 이해를 못하겠습니다.
보통 누진적으로 줄이는 게 맞다고 생각했는데 말이죠.
예를 들어 발주서든 알선서든 1장 주던 건은 1장 그대로 하고, 5장 주던 건 4장, 10장 주던 건은 7장만 주고, 15장 주던 건 10장 식으로.
더 줄이더라도 그런 경향으로 가게 말이죠.

중단거리 퀘와 한두 장 주던 자잘한 보상까지 일괄해 줄인 건 무개념입니다.
이를테면 근거리 상인퀘는 귀찮아서 후추를 퍼올 수 있는 렙이상은 거의 안 하는데, 발주서 1~5장 정도는 줘야 할 거 아니겠어요.
컨텐츠 소모를 줄이는 게 아니라, 아예 컨텐츠 소모할 의욕을 죽여버렸다고 생각합니다.


시드 마이어가 로직뿐 아니라 게이머 심리를 고려해 게임을 설계한다는 글을 읽으면서, 일본계 게임 중 진지하다 싶은 것들은 하드코어 게이머에게만 재미있는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운영부분에서 조금 나을 뿐 국산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게임은 어려워야 재미있다? 우린 도돈파치 대왕생을 하려고 대항온을 집은 게 아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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