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관형 형광등을 대신한다고 파는 LED 형광등에 대해

요즘 참 여러 회사에서 LED형광등을 만들어 팔고 있습니다. 백열전구 대체용이라고 나오는 것 말고 직관형 형광등 대체용으로 나오는 것 말이죠. 이게 산업 표준이 정해지지 않고 질질 끌다가(전원내장이냐 외장이냐 등) 사실상 "니 맘대로 해라"하고 풀어주면서 쏟아져나온 거라고 예전 언론보도로 본 적 있습니다.

그런데, LED형광등은 일반 LED램프만큼이나 주의해야겠더군요.

제품소개에 조명기구로서 기본적인 내용, 그러니까 광속과 밝기 표시가 없는 것이 많습니다.

단지 몇 와트 형광등 대체용이라고 써놓은 게 전부인 상품도 있고, 아예 그런 거 없이 백열등보다 얼마 효율적이고 형광등보다 얼마 효율적이라고 다짜고짜 써놓은 데도 많습니다. 

아예, 형광등의 색온도는 적지도 않고 LED칩 사양서에 있는 색온도를 적어놓거나 해서, 가정용 조명 사양으로 본 적 없는 색온도를 보여주는 곳도 있습니다.

이런 거 사고 싶나요? 퍽이나요!

광원으로 쓰는 LED칩만 해도 수명과 수명내 밝기를 유지하는 정도, 발광효율과 색이 천차만별입니다.

그걸 그냥 "LED라서 좋겠지"하고 사는 건 소위 "호구 인증"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먼 소린지 알 수가 없어 금호전기 사이트에 가봤습니다. 여기는 형광등과 LED전구를 다 파니까 비교할 수 있는 뭔가가 있겠지하고 말이죠.

아래는 금호전기에서 파는 LED형광등입니다.

40와트 형광등 대체용이라고 나온 것이죠. T8 형광등이 보통 쓰는, 40와트급 형광등일 겁니다. 이 크기에 요즘은 아래처럼 29와트급 절전형까지 나왔습니다. 형광등 크기는 램프직경 26mm, 길이 약 1.2미터짜리.

아래 금호전기제 LED형광등의 소비 전력은 17~21와트입니다.

그리고 50cm 떨어진 자리에서 밝기는 2300-2500lx 에 달합니다.

그리고, 아래는 금호전기에서 파는 일반 형광등 종류입니다. 절전형 형광등, 장수명 형광등도 있습니다.

모든 설명은 금호전기제 국산 램프를 기준합니다. 누차 적었듯, 중국산은 떨어지는 게 많다고 단정해도 됩니다.

일단 전광속(lm)에서 차이가 많이 납니다.

주광색기준, 21와트 LED램프는 2500루멘입니다. (119 lm/W)

절전형 형광등은 29와트를 먹고 3100 루멘입니다. (109 lm/W)

금호전기제 32와트 형광등은 32와트를 먹고 3250 루멘. (95 lm/W)

비교대상인 일반 FL40 40와트짜리 형광등은 40와트를 먹고 2660 루멘 (65 lm/W)^[각주:1]

에너지 효율만 보면 절전형 형광등이 LED형광등의 90%효율은 나오고, 32와트 형광등도 LED형광등의 80%효율은 나오는 셈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금호전기제 LED형광등은 금호전기제 32와트 형광등보다 약 25%정도 효율이 좋습니다)

남은 것은 램프특성인 빛이 퍼져가는 방향이 자기가 생각한 용도에 얼마나 부합하느냐를 가지고, 이를테면 32와트 형광등 1개 대신 21와트 LED 1개를 써도 문제없는가하는 계산이겠죠. 대체가 된다면 저 비교표처럼 34.4%절감이 되겠고 말이죠. (하지만 굵은 40와트급 FL40보다는 어느 면에서 보나 낫습니다)

적절한 반사갓을 넣은 등기구를 사용할 때와 그냥 모든 방향으로 빛이 퍼져나갈 때의 밝기(lx)가 다르기 때문인지 위의 LED형광등처럼 0.5미터, 1미터 거리에서 밝기를 측정한 그림은 형광등 설명 웹페이지에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게 있으면 좋을 텐데 싶네요. 금호전기의 특정 모델 등기구를 써서 측정한 결과거나, 아예 등기구없이 측정한 결과라도 그런 게 있으면 약간이라도 비교가 될 수 있을 텐데.

또 한 가지 눈여겨볼 부분. 형광램프 수명이 요즘 장수명으로 나오는 건 1.5만 시간에 가깝다는 겁니다. LED램프가 나오기 전에 정부에서 몇 년간 보조금을 줘가면서 자기식 안정기를 전자식 안정기로 바꾸라는 캠페인을 했는데, 그런 사업장이라면 저가형 LED형광등에 비해 수명면에서, 즉 교체인건비면에서도 그리 딸릴 게 없다는 말이 아닐까요.

LED램프는 램프 하나가 맡은 영역이 정해진 용도, 형광램프는 램프 하나가 방 하나를 밝힐 때 좋은 점은 아직도 비슷합니다. LED칩에서 빛이 퍼지는 각도가 140도 정도라는 얘기를 본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LED램프는 칩을 붙이는 모양을 다양하게 해서 백열등이나 형광등처럼 빛이 넓게 퍼지도록 아이디어를 내기도 했습니다. 우리 나라처럼 부분조명이 적고 방등 하나로 커버하는 데서는 이게 더 중요하죠.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확산판을 달기는 해도, LED전구가 빛을 모아주므로 절반만 출력이 나와도 괜찮다는 주장은 가정용으로는 좀 힘을 잃습니다.

하지만 사업장처럼 일정 간경으로 수직조명하는 곳에서는 굳이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에(오히려 반사갓을 써서 일반 형광등의 빛을 모아주려 하기 떄문에) 그게 장점이 되고, 저 금호전기 사이트의 LED형광등 거리별 밝기표시같은 표가 성능과 경제성을 비교할 때 도움이 될 겁니다.

그저 생각나는 대로 적은글이라 산만합니다. 오픈마켓에 저렴하게 파는 무명 LED형광등 설명을 보다가 궁금한 게 생겨 찾아본 내용이었습니다.

1. 이 값은 일반 삼파장 램프와 중국산 LED램프 중 효율의 하한값과 비슷한 정도입니다. 사실 65 lm/W밖에 안 되는 형광등이면 상시조명용으로 쓰지 말아야 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직관형보다 효율이 낮은 컴팩트형, 백열전구소켓용 램프의 소비자원 벤치에서도 바닥에서 노는 중국산에서만 나오는 값입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