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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자동차의 적은 대한민국 정부. 그리고 잡담. 본문
시작은 일본보다 늦지 않았고 기술개발도 그랬어요.
하지만 지금 와서 비교가 안 되는 이유는,
정부때문이죠.
수소차를 개발하는 곳이 현대차입니다. 그래서 자칭 시민단체라는 얼간이들과 일부 국회의원들이, 대기업 특혜라는 말도 안 되는 핑계를 대서 제동걸었습니다. 충전소 입지 문제도 일본처럼 기술개발과 정책조율을 같이 해가는 게 아니라 그냥 위험하니 금지 이래버려서 지금은 일본이 어찌하나 보고 따라가려는 처지.
이번에도 사정이 별로 안 좋은 모양입니다.
수소전기차 예산 증액 '무산'… 사전계약 중 20%만 보조금
"수소차 주도권, 환경 측면에서 아쉬워"
- 2018.4.6
ps.
2018.4.7 주제넘은 잡담을 덧붙여 봅니다.
옛날에, 공무원들이 한 부처 한 부서에 오래 근무할 때는, 장단점이 있었다고 합니다. 장점은 전문성이 팍팍 배양된다는 것이고, 단점은 소위 '고인 물이 썩는다'는 부패였습니다. 그래서 보직순환제니 뭐니 해서 한 가지 일을 오래 안 시키고 돌리는 제도가 생겼습니다. 이 제도로 부패를 일소했는지는 따로 논할 일이고, 이것이 진짜 그 분야 박사학위가 필요한 직책이 아니면 웬만한 데는 다 적용된 것 같은데.. 문제는 이렇게 하니 전문성이 늘지 않고 일반스킬로만 처리하는 경향이 생겼다는 것입니다. 업무가 손에 익을 만하면 전근가니 호봉과 함께 느는 건 일반사무능력뿐이라는 비판. 공무원조직관리를 그렇게 해놓고 세월을 보냈는데 최근의 정부'들'은 이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기보다(그렇다고 손놓지는 않았습니다. 개선한다는 기사를 읽은 기억이 있습니다), 외부인사 특채 1 2에 관심을 더 가지는 것 같습니다. 설사 실력있는 외부인사를 몇 특채한다 해도 공무원조직 자체가 문제를 가진 채로면 그것은 요행수를 바라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토질을 손봐야 하는 땅에 작목만 바꾼다고 농사가 잘 되겠습니까. 3
그래서 미국, 일본의 공무원 제도 장점을 이야기하며 이래서는 안 된다, 나라 망한다는 비판이 나온 지 한 십 년 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한미 FTA를 할 때와 지금 다시 FTA협상을 하면서도 이 점을 지적한 기사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어쩌다 보니 이 문제를 두 번 다 다루게 된 김현종 대표는 특별한 경우니까 빼고 나면, 미국의 협상단 실무자는 대부분 십 년 이십 년 그 분야만 전문으로 다루며 훈련된 사람들인데, 우리 대표단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정도 내공차이가 나면 영어실력이나 국력차이가 문제가 아닙니다.
이런 문제가, 수소자동차 보급, 전기자동차 보급, 자율주행자동차, 공유경제 스타트업,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신재생에너지 정책 등에서도 불만족스런 행정, 늦은 행정이 나오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이 이슈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몇 년 전 우리가 처음 이 문제들을 다루어야 했을 때 참고하고 베낄 데가 없었다는 점입니다. 사무처리 잘하는 범용 공무원에게는 난감한 상황이었겠죠. 지금 정부는 국민참여니 집단지성이니하지만, 그건 자칫, 대중의 얼굴 뒤에 숨어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정책, 복지부동의 확대판이 될 지도 모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게시판과 SNS로 어느 문제에 대해 다양한 관점에서 조언을 모을 수는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결국 공짜고, 돌을 모아봐야 돌무더기입니다. 공짜로 횡재를 바라거나 혹시 금광석이 있지 않을까 기대하는 시스템은 안 됩니다. 설사 좋은 구슬이 제시된다 해도, 그 분야를 장기간 다루어 온 전문성있는 공무원이 있어야 그 구슬을 알아보고 다듬고 꿰어 보물로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PS
뭐.. 한 십 년 지나서, "역시 안 하는 게 나았다"는 결론이 나올 지도 모르죠. 하지만 그건 그때 가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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