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인공강우로 중국 미세먼지가 상륙하기 전에 서해에서 잡는다"라..

저전력, 전기요금/농업

보도가 나오자마자 여기저기서 부정적인 기사를 내고 있다.

뭐..기사를 읽지 않아도, 그냥 일반인 생각에도 그 이유는 알 만 하다.


왜냐 하면 


0. 겨울은 깅수량이 적고 건조한(=대기 중 수증기가 적은) 철이라서 인공강우로 줄일 수 있는 시간과 양은 제한적일 것이다.

1. 구름(또는 습한 공기)과 미세먼지가 동시에 몰려오는 타이밍에만 사용할 수 있다.

2. 미세먼지와 황사로 고생하는 겨울-봄은 한반도가 전체적으로 건조하고 가문 시점이다. 

지금도 농업분야 1~6월 가뭄 해갈 문제[각주:1] [각주:2] [각주:3]와 지방의 봄철 식수용 수자원부족, 그리고 건조한 봄철 내내 산불은 매우 큰 문제다. 미세먼지철에 중국쪽에서 오는 비구름이 많은지 적은지는 알아보지 못해 모르지만, 먼지는 싫지만 먼지냐 물이냐하면 물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한강을 바라보는 동네나 지방에서도 강이 흐르는 지역은 사대강보때문에 수질악화됐다고 불평해도, 그 이웃 내륙군은 그 사대강물이라도 저수지에 끌어와 정수해 "식수"로 쓰고 생활용수[각주:4], 농업용수로 사용할 수 있으면 좋아하는 게 이천십년대다)


3. 봄철 황사는 중국을 지나며 미세먼지를 동반할 텐데, 황사는 농업에 좋은 역할도 한다. 이걸 차단하면 어떤 영향이 생길까. 단, 앞서 언급한 이유로 봄철 황사 '전체'를 차단하는 인공강우는 불가능하기는 하다. 



그래서. "중국에서 건너오는 물기나 서해바다에서 상륙하는 물기를 바다에 버리자"는 아이디어는 그다지 실용적일 것 같지 않다.



과거 실험결과도 그렇다고.

(국립기상과학원장) "10mm 이상의 강수가 두 시간 이상 내려야지(미세먼지를 씻어내는) 효과가 많이 있다고…" 

장대비가 주룩주룩 와야 효과가 있다는 겁니다.

기상청이 2017년 실시한 인공강우 실험 결과입니다. 모두 9차례 구름 씨를 뿌렸는데 강우량이 평균 1mm도 안 됐고, 미세먼지 저감효과는 없었습니다. 건조한 겨울에 시간당 10mm의 장대비를 내리는 건 현재 인공강우 기술로는 매우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중략) 연구진은 기술축적에 의미를 두겠다고

중국은 인공강우로 먼지를 줄였다고 자랑은 했지만, 상세한 내역을 국제협력루트나 국제학술지를 통해 공표한 적은 없음[각주:5]. - MBC 뉴스


실증실험 몇 번 하는 건 과학적인 관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해주겠지만,

별로 쓸모있을 방법같지는 않다.



그러나,

발해만-동중국해를 면한 중국 해안지방에서 대규모 환경재해가 발생할 경우,

그 오염물질이 날아올 때 차단할 비상대책 중 하나로 연구, 개발해둔다고 치면 의미가 있겠다.

그리고 그게 아니라도 딱 맞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고.

또, 큰 수해가 났을 때 비구름이 더 몰려오는 걸 해상에서 막는 용도로도 쓸모가 있을지 모른다. 21세기는 기상이변의 시대쟎아? 가뭄이 있으면 그 반대도 있을지 모르지.[각주:6]


그래서, 우리가 당장 쓰든 쓰지 않든, 인공강우기술은 확보해두어야 할 항목일 것 같다. 지금도 미국, 그리고 한반도를 뺀 동북아 주변국 전부를 포함해 전세계 37개국에서 150개 이상의 인공강우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라고 한다.



※ 기상항공기와 이번 실험을 소개한 기사.

http://news.donga.com/Main/3/all/20190125/93859628/1


솔직이 말하면, 저 연구는 필요하지만, 며칠 전부터 저런 식으로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기자를 모으는 자리를 만드는 건 이례적이란 생각이 든다. 인공강우실험은 평소같으면 광고하지 않고 조용히 진행했을 텐데[각주:7], 미세먼지건으로 정부 뭐하냐고 하도 욕먹으니까 "우리 일하고 있어요"하고 누가 쇼를 기획해서 홍보해야 했던 모양이다[각주:8]. 어쨌든 그래서 국민인지도가 좋아지면, 기상청 고위간부들이 이 연구에 생각이 있으면, 이듬해 예산을 요구하기도 좋을 테니까(다른 기사에, 우리나라에서 이런 연구에 배정한 예산이 주변국과 비교하는 게 의미없을 만큼 적다는 언급을 봤다). 좋은 말을 해주자면, 첫 소식이 나온 이래 어제 그제 부정적인 기사를 쓴 매체가 많아서 자리를 만들어 설명할 필요성을 느꼈을 수도 있다.


추가)

https://news.naver.com/main/ranking/read.nhn?oid=421&aid=0003804620



  1. 지금도 모내기철이 크지만, 기후온난화와 농업기술의 발달로 농한기가 따로 없어지고 있다. 즉, 농업용수를 안 쓰는 철이 없어지고 있다는 말. [본문으로]
  2. 벼는 밭에서 키울 수도 있고 물을 덜 먹고 기계화에 좋다는 평도 보이지만, 결정적으로 맛이 없다고 한다(통일벼계통도 식량안보용으로 개발만 해놓고 안 심는데 맛이 없는 쌀을 누가 먹을까). 2000년대 초까지 생산량의 1할 정도는 재배했다는데 소비자가 싫어하고 유통상이 섞기도 해서 2010년대들어 지자체(전남도)가 밭벼를 심지 말라고 근절운동에 나섰다는 보도가 검색될 정도. 전세계적으로도 논벼가 9할이라고. [본문으로]
  3. 농진청 소개글을 보면, 우리나라에서 재배한 밭벼는 일본에서 수입한 품종과 국내개발품종이 있다고 한다. ( http://www.rda.go.kr/children/pageUrl.do?menu=farm&pg=0202 ) [본문으로]
  4. 우리나라 가정에서는 수세식 화장실도 상수도로 물이 공급돼야 쓸 수 있다. [본문으로]
  5. 이유는 짐작할 수 있다. 단순히 노하우를 알려주고 싶지 않거나, 이웃나라에 갈 물을 훔쳤다는 비난을 피하고 싶거나, 반대로 중국의 기상실험이 이웃나라에 기상이변을 일으키는 나비효과를 만들었다는 말을 듣고 싶지 않아서일 것이다. 중국 이웃나라는 우리나라와 북한, 일본만 있는 게 아니다. 몽골, 인도, 구소련연방국가들, 아세안 국가들 등. 그 중 꽤 여러 나라가 물부족국가다. [본문으로]
  6. 인공강우실험 스케일이 큰 중국정부라면 혹시, 태풍의 위력이나 진로에 영향을 주는 것도 생각해보지 않았을까. [본문으로]
  7. 이번 이슈에서 인공강우의 목적은 우리나라에 오는 물을 안 받겠다는 것이지만, 반대로 우리에게 필요한 물을 끌어오는 용도로도 쓸 수 있고 또 그렇게 쓰는 나라들이 있을 것이다. 중국도 자기들 인공강우실험을 잘 밝히지 않는데, 만약 중국이 베이징과 발해만 일원에서 대규모 인공강우실험을 해서 그게 한반도 날씨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면 우리가 가만있겠나.우리가 가뭄을 해갈하겠다고 장마비를 몽땅 남한에 내리게 하면 북한에서 가만있겠나. [본문으로]
  8. 정부에서 일부러 평가 보도자료를 내서 자화자찬한 걸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이례적이죠. 마침 이 시기 정부는 뭐하냐는 여론의 화살을 돌리기 위한 쇼예요. 이 분야 연구와 데이터 축적에 예산추가해준다고 덧붙이면서 그러면 밉지나 않지.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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