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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박스와 폐지품질에 관한 기사를 읽다가 든 의문점 본문

저전력, 전기요금/신재생 에너지 - 산업

종이박스와 폐지품질에 관한 기사를 읽다가 든 의문점

깊이 알아보지 않고 적은 이야기다. 이쪽도 온라인으로 볼 수 있는 간행물이 꽤 있을 것 같은데.. 찾아보기 전에 적은 이야기이므로, 틀린 말이 많을 것 같다. 다음 이야기를 다른 글에 적기 전에, 이런 생각에서 시작해본다.



폐지 품질을 올리려면 신문지나 책의 내지처럼 코팅되지 않은 종이위주라야 좋다고 한다. 그리고 과거 종이쓰레기 분리수거를 처음 할 때 나온 홍보자료 중에는, 코팅된 종이는 태우는 쓰레기로 종량제봉투에 넣으라는 구절도 있었다. 지금도 그런지, 기초자치단체마다 어떻게 하는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종이쓰레기로 나오는 종이는, 언뜻 생각해도  몇 가지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 원지를 생산하는 과정에 처리를 하지 않고, 사용하는 과정에도 잉크로 인쇄만 한 종이. 신문지, 모조지, 순수 골판지.


- 원지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컬러인쇄나 인쇄물 보존을 위해 표면 전처리를 하거나 그런 성분이 들어간 종이.


- 특수용도를 상정해 원지를 생산하는 과정에 합성수지와 기타 펄프가 아닌 성분이 많이 추가된 종이.[각주:1]


- 인쇄한 다음에 보존을 위해 표면처리하거나 비닐피복한 종이.


- 사용상 편의를 위해 포장테이프를 붙이거나 제본을 위한 접착제 등 합성수지를 더한 종이.


- 여기에 스티커나 다른 합성수지가 들어간 종이가 붙은 것.


- 여기에 제본을 위해 스프링, 스테이플 등 쇠부품이 들어간 것.


마지막것은 언제나 빼서 배출하라는 요령을, 많이들 알고 있을 것이다.[각주:2]

하지만 나머지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


그리고 최근 이야기가 커진 강남아파트 종이쓰레기는 치킨, 피자 등 가공식품[각주:3] 폐박스가 오염된 채로 섞여들어간 것도 수거거부된 원인의 하나였다고 한다. 그 외 다른 출처를 보면 가정에서는 가끔 기름 등을 닦은 종이(신문지도 있지만 요즘은 종이행주, 키친타올, 종이호일 등 많다. 종이는 석유 석탄같은 소위 화석연료와 달리 몇 년 안에 생태계에서 생산되는 자원이기 때문에 갈수록 용도가 늘어나고 있다)가 겉보기에 오염이 심하지 않으면 종이쓰레기로 분류해 넣어 주거지역에서 수거하는 종이쓰레기 질이 떨어지기도 했다고 한다. 그리고 과거 분류에는 없었던, 종이비슷하지만 종이가 아닌 걸 오해하는 사람도. 모두가 정부 기준으로는 아웃일 걸.



그렇다고 기준을 엄격하게 해서, 책표지와 책등도 떼내고 가장 품질좋은 신문지와 책 내지만 분리하라 하면 꽤나 불평이 나올 것이다. 그리고 이런 것을 원인으로 해서 생기는 수거거부문제는 수거업체의 잘못이 아니며, 정부가 행정을 제대로 하지 못한 데서 나온 것이다. 심지어 시민운동하는 환경운동연합 간부들도 다들 자기 집에서 그런 식으로 철저하게 분리수거하지는 않을 걸? 자기 안보는 데서 최저시급받는 누군가가 산업재해에 노출돼가며 일하든, 그거라도 해야 살아남는 폐지줍는 사람들의 노동력을 사회가 착취하든, 그 사람들은 겉보기에 제도가 잘 돌아가고 자기들이 우아하게 이야기할 수 있으면 신경쓰지 않을 것이다. 내 이야기는, 유통과 취급, 사후처리에 세심한 관리와 노동이 필요한 재활용 요구, 허들높은 처리시설기준[각주:4] 등은 현실을 생각해서 당장은 일부 포기하도록 해야 하고, 정부는 페트병포장디자인 사례에서 보듯 재활용하기 용이한 규격과 유통방식을 정하는 데 힘쓰고, 그동안은 다소간 오염이 있더라도[각주:5] 재활용된 소재의 품질을 보장하고 용도를 확대하는 기술에 더 투자하자는 말이다.



그리고..


현실적에서 우리보다 더 잘 살고 인구당 우리보다 훨씬 많은 쓰레기를 만들어내는 미국의 가정에서 경제적으로 재활용할 만한 질좋은 쓰레기도 더 많이 나올 것이다. 그리고 그걸 자기나라에서 처리하기 귀찮으니 덤핑해 싸게 수출하면 미국보다 못사는 한국의 가정에서 나오는 쓰레기보다는, 사쓰는 회사 입장에서는 더 질좋은 재료를 선호하고, 공정에 투입하기 전 전처리에 인건비가 더 적게 드니 미국산이 경쟁력이 있을 것이다. 이건 그동안 한국가정의 쓰레기가 중국과 필리핀으로 간 것과 같은 원리다.[각주:6]


하지만 쓰레기종류는 생산한 나라에서 재활용하는 게 바르다고 나도 생각해.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정부가 다 할 수는 없다는 점은 분명하다. 요즘은 도시 가로수 가지치기도 공무원이 직접 톱들고 나서지는 않을 것이다. 설령 정부가 나서서 그런 조직을 만든다 해도, 9급 공무원이 장갑끼고 피자박스와 치킨박스와 도시락 포장지를 분리수거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말이다. 민간에 맡겨야 하고, 그럼 시장경제가 굴러가도록 얼개를 설계해야 한다.


  1. 순수한 종이도 펄프 100%는 아니다. 신문지와 A4지도 만드는 데 여러 가지 부재료가 들어가는데, 이건 그런 것 말고. [본문으로]
  2. 고철수집을 따로 하던 습관도 있고. 하지만 인쇄물을 제본하며 들어간 건 모르고 지나가는 일이 흔하지 않나? [본문으로]
  3. 배달음식, 냉동식품, HMR(가정간편식), 밀키트 등에 종이포장은 비닐랩과 함께 잘 사용된다. [본문으로]
  4. 우리지역 쓰레기는 책임지고 가져가지 않으면 고소하겠다, 하지만 우리지역에서는 소각도 하지말고, 배출가스 기준도 현실따윈 모르겠다는 식이면 곤란하다. [본문으로]
  5. 실수가 됐든 시스템적인 원인이 됐든, 오염이 없을 수가 없쟎나. [본문으로]
  6. 우리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서울 아파트에선 5~10년 전에 생산된 컴퓨터가 쓰레기장에 버려진다면 지방 아파트에선 15~20년 전 컴퓨터가 쓰레기장에 버려지는 것과 같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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