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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정원 확대주장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 본문

건강, 생활보조, 동물/병원 등

의대 정원 확대주장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

먼저 물어볼 게 있는데, 의사들 고령화되는 것도 생각해야 하쟎아요.
평생직업? 택시기사도 평생직업이죠.
운전면허도 고령자는 10년이 아니라 2년마다 적성검사주기가 돌아옵니다. 더불어 인지검사도 매번 하죠.[각주:1]
의사면허는 그런 것이 있나요? 변호사도 없더군요.
 

소아과가 일반내과로 바뀌고
산부인과의사가 없고
지방병의원이 폐업하고[각주:2]
성형외과만 늘어나고
특히 흉부외과 신경외과 일반외과 전공의가 줄어드는
 
저 현안들이
의사정원확대만으로는 해결이 안 된다는 주장에는 동의합니다.
 
 
전공의의 처우문제,
전공의든 전문의든 살인적으로 과중한 업무[각주:3],
여러 분야에서 '개보다 못하다'는 비판을 듣는 사람 수가책정문제,
의사가 하는 일이 반도체제조공정이 아니고 사람이 하는 일인데 지나치게 높은 완성도를 요구하고 또 업무착오나 실수[각주:4]에 대한 지나친 책임전가 등
의사면허만 늘린다고 해결될 게 아니죠.
 
 
하지만 그런 것이 아니라도
의대정원은 늘어야 할 것 같더라고요.
저런 게 다 해결돼도 의사는 부족한 것 같으니까.[각주:5] [각주:6]
그러니 의사는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신 정원 확대는 일단 지방 거점 국립대위주로 시작하고(그리고 남는다면 서울대병원, 그래도 남는다면 상위 몇 개 대학병원순으로 배정하고)[각주:7], 전액 장학금을 지급하되 대신 지정된 전공으로 전국의 대학병원과 종합병원에서 수련의과정을 거친 후, 일정기간동안 군의관과 보건의, 국공립의료기관에 의무근무하도록 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 정원확대전형으로 입학한 인원은 그 의무근무 조건인 경우만 입학하고 의사면허를 취득할 수 있는거죠. 중도이탈할 경우에 대해서는 우선 장학금 등 혜택을 반환하도록 하고, 또 의사면허를 이미 취득했다면 조건을 이행하지 않는 동안은 의사면허를 정지시키고, 일정 나이가 지날 때까지 버티고 안 한다면 그것을 영구적으로 간호사면허로 교체하는 정도까지도 페널티[각주:8]를 줄 수 있게 하고요.

 
 
 
그리고 끝으로, "지금도 의사가 너무 많다"? 하지만 의사가 없다는 주장도 맞으니까, 그러면 지역별로 전공분야별 개업 면허를 한정하도록 하죠. 예를 들어 인기많다는 성형외과는 일정 수 이상은 개업할 수 없도록 말이죠.
물론 언론이나 그쪽 협회에서 말하는 비현실적인 수가의 인상이나 다른 현실화가 같이 가면서 그렇게 하자는 말입니다.
 
아니면 의사협회나 관련 의사단체에서는, 입학정원을 1000명씩 늘리면 향후 20년동안 의사수가 얼마나 늘어서 큰일이 나는지를 수학으로 보여주세요. 고령으로 현업에서 은퇴하는 면허를 감안해서.[각주:9] 의사분들 지적 능력 좋으시죠?
 
 
그리고..
전공의를 안 해보고 개업하거나 봉직[각주:10]하는 의사가 있다면 저는 그 의사는 믿지 않기로 했습니다.[각주:11]
가벼운 문제라면야 저도 까탈스럽게 굴지 않겠지만 그게 아닌 문제라면
진료받기 전에 알 수만 있다면 그 병의원은 가고 싶지 않습니다.
경험이 있거든요.
 
 
 
ps.
다시 적지만, 다른 개선이 없이 의대정원만 늘리면 대부분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데 동의합니다.[각주:12]
그건 마치, 청년에게 좋은 일자리를 주지 않고 나쁜 일자리에 투입할 외국인노동자 비자를 늘리려는 것에 비유할 수 있을 겁니다. (최근 얘기나온 동남아인 가정부 운운하는 소리도 비슷한 수준의 근시안적인 발상입니다. 절대로 해서는 안 됩니다)
 


 

ps.

의대정원을 확대하면 머리가 덜 좋은 학생도 입학할 것이니 안 좋을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던데,

현재의 입시전형에서도 지역인재선발일경우는 내신등급 편차는 제법 된다고. 

https://n.news.naver.com/article/030/0003179392

 

[에듀플러스] 의대 진학, 합격선 낮은 '지역인재전형' 주목…수시 학종서 4등급 합격

의대 수시 전형에서 지방권 지역인재 합격선이 일반전형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종로학원이 전국 지방 의대 27곳의 2023학년도 최종등록자 수시 합격선 백분위 70%를 분석한 결

n.news.naver.com

 

지금보다 내신 1등급 떨어지는 지원자까지 받아 잘 교육시키는 것이, 질나쁜 의사를 퇴출시킬 인력여유를 얻는 대가라면 그건 감수할 만하다고 봅니다. 지금은 의사는 그 희소성을 인정하는 이유 하나때문에, 누가 봐도 실수나 불운이 아닌 어지간히 나쁜 짓을 해서 재판에서 유죄가 나와도 의사면허가 영구 박탈되거나 간호사자격으로 강등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변호사와 비슷하게요. 이것들은 고쳐야 합니다.

 

  1. 몇 년 전, 적지 않은 사람에게 피해를 준 서울 모 고령 개업의의 의료과실사건에서, 고령으로 인한 과실내지 인지장애를 이유로 벌을 경감한 적 있었지않나 기억하는데요. [본문으로]
  2. 있어도 부담이 됐는지, 지방에서는 동네 정형외과나 일반외과 의원에서, 종합병원에서 개복수술 후 퇴원한 환자의 배액관과 수술자욱 드레싱을 해줄 수 없다는 데도 봤습니다. 전화문의해보니 그래서 2차병원에 간 적 있습니다. 그 정도는 종합병원에서는 환자의 보호자(가족)가 하는 방법을 퇴원 전에 가르쳐주기도 하고, 일회용으로 소분된 알콜거즈와 위생면봉, 포비돈, 일반이나 방수가 되는 대형 패치는 약국에도 팔고 다이소에도 팔지만, 지금 돌아보면 전화문의까지 하니 의원급에서는 부담됐던 것 같네요. [본문으로]
  3. 전공마다 병원 등급마다 서울지방마다 연봉차이가 크게 났는데 의사들은 어떤가요? 봉급을 덜 받더라도 개인시간이 더 생기는 쪽을 바라지 않을지 궁금합니다. 바꿔 말해, 일생동안 못 쉬고 혹사하는 의사란, 사명감에 버티는 분도 계시겠지만, 연봉과 지위를 보고 의대가고 면허딴 의사들은 결국 의사부인들의 펫이 아닌지. [본문으로]
  4. 이거야말로 형법을 들이대기보다는, 일차적으로 의대교육과 수련의과정의 질을 높이고, 수술, 시술, 처치에 들어가는 인원을 고려해 수가를 조정해 해결해야 하는 게 아닐까요. 건강보험재정을 쓴다면 미용이나 가벼운 기능불편보다는 이쪽이 우선이어야겠죠. 예외로 얼굴쪽 암의 재건수술같은 것은 지금처럼은 보험이 돼야겠지만요. [본문으로]
  5. 금 의사면허가 뭐 간호사면허처럼 장롱화돼있는 것도 아닐 겁니다. 하지만 사무장병원소리가 나올 정도로 면허가 일부 매매되고 있는 것도 사실같고.. 그리고 OECD통계던가 그런 것보면 인구당 의사수는 적죠. 물론 이것은 '박리다매와 3분진료와 과중한 업무로 낮은 수가를 커버하라'는 정부의 의도도 있었겠고, 반대로 과거 인구성장기에 정부가 의사수를 시의적절하게 늘리지 못한 결과일지도 모릅니다. 또, 의사수만 늘리면 정말로 사명감만으로는 버티지 못하는 상황이 올 것도 맞을 겁니다. 그래서 여러 가지를 같이 해야 한다는 건데, 일각에서는 "의사단체에게 정부가 맡겼더니 인기업종 개업의들 돈벌게 수가를 올려 재정지출하게 하고 제도를 바꿔 제안했다"고 비판하더군요. 이 주장의 사실여부는 확인하지 못해서 좀 찾아봐야겠지만. [본문으로]
  6. 예를 들어, 종합병원의 전공의(수련의) 근무로테이션이 극악하다던데, 이유는 뭔가요? 인건비를 짜내는 것도 있을지 모르지만 다른 이유는 사람이 부족하기 때문이 아닌가요? 어떤 기사에서는 수련의를 하지 않고 개업하는 일반의가 많아서라고 하던데 그 이야기를 하는 기사는 좀 봤지만 구체적인 통계수치를 들어 영향을 밝힌 글은 못 봤습니다. [본문으로]
  7. 원래는 서울대와 상위권 상급종합병원을 보유한 학교순으로 배정하는 것이 의사 교육에도 더 좋겠지만, 지방의료공백이 심각하고 서울로 집중되는 문제가 있으니까요. 지방의 거점병원들에게 투자를 할 겸. [본문으로]
  8. 이 부분은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이 있을 수 있는데, 그래서 의대입학 후나 의사면허취득 후 출국이나 다른 수단을 사용한 꼼수를 막을 대책을 고안해야 합니다. [본문으로]
  9. 개업의거나 개업의가 아니라도 의사면허 자체는 정년이 없다는 것을 저도 알고 있습니다. 저를 20년 봐주시던 선생님도 얼마 전에 은퇴하셔서 그 병원의 진료안내에서 이름이 지워졌지만 공중파TV에 출연한 모습을 봤고 활동도 계속 하시더군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어느 정도까지 최신 트렌드를 반영해 활동할 수 있는 현역일까하는 생각도 듭니다. 물론 그분들의 지적 능력 자체는 칠팔십대가 돼도 저보다 낫겠다는 생각은 들어요. ㅎㅎ 그래서 '나이로 컷'하자는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통계를 다룰 때는, 의사면허 전체를 사망할 때까지 유효하다고 가정하고 의사수급을 말하는 것도 비현실적이지 않나요. [본문으로]
  10. 어떻게 부르는지 잘 모르겠네요. [본문으로]
  11. 나중에 혹시 경제사정이 정말 나빠져서 가릴 처지가 아닐 때가 온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요. 의사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천지차이니까. 하지만 전문의거나 전문의가 아니라도, 전공의를 하고 경험을 쌓은 의사(장기이식수술로 유명한 어느 상급종합병원 의사선생님도 다른 어느 상급종합병원의 의사선생님도 병원 웹사이트의 소개에는 의학박사도 아니고 전문의도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두 분 다 잘 하셨습니다)와, 환자가 알아보기에 그런 이력이 전혀 없는 의사는 경험상 달랐습니다. [본문으로]
  12. 풍선효과라는 말이 다시 들리겠죠. 그리고 개선을 하더라도 이권단체에게 반대급부를 주는 식으로 일임하기보다 일련의 조치들이 전체적으로 잘 맞물려 의도대로 동작할지 살피기를 바랍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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