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제록스 P215b 레이저 프린터: 싼 프린터, 싼 내구성?/ 대법원 인터넷등기소 이용 팁

1.

작년 초에 싸게 사서 가정용으로 가끔 출력했는데요, 

1년 반 정도 쓰면서 A4 250장짜리 두 개쯤? 많아야 셋을 안 뽑았을 텐데..

그런데 문제가 있군요, 이 프린터.

원래 같은 엔진을 쓴다고 알려진 후지제록스, 부라더의 같은 계열 프린터들이

종이를 빨아들이는 롤러가 약하다고 소문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살 때던가 그 앞 세대던가 부라더는 신모델이 나오면서 롤러부분을 강화했다고 자기들이 홍보도 했더랬죠.

그런데, 혹시 그 나아졌다는 게 이 정도라면 실망이네요.

그 전에 HP껀 하나당 한 10년은 잘 굴렸는데 이건 뭐.. 싸니 버리고 새로 사쓰면 같은 값이란 소린가? 인터넷상의 평이란 믿을 게 못 되는군요. 뭐, 값을 비교하자면 미안할 정도로 HP가 비쌌지만.

고장 증상은 이렇습니다.

• 종이를 잘 빨아들이지 못합니다. 종이가 롤러에서 쑥 올라가지를 못해요. 첫 번째 급지롤러에 적당히 낀 상태(종이를 빼도 거의 구겨지지 않을 정도)에서 멈추고 에러띄웁니다. 종이를 빼고, 뒷문 열었다 닫아주고 버튼 한 번 누르면 빨간 LED는 사라집니다.
  이 증상이 가장 흔합니다. 저 위에 드럼까지 가서 잼나는 일은 거의 못 본 것 같습니다.
• 롤러가 종이를 잘 못 빨아들이는데, 특히 종이가 50 장을 넘기면 그런 듯. 위의 증상에서 종이를 20~30장 정도만 트레이에 넣고 인쇄해보면 됩니다. 항상 잘 되는 건 또 아니지만.
  while (not working)
      { trial and error }

뭐, 저만 그런 것이기를 바랍니다.

2.

그리고 소소한 팁 하나.

대법원 인터넷등기소에서 문서를 뽑을 때^[각주:1].

출력 화면에서 "출력 완료" 메시지가 떠도, 아무 탈없이 인쇄가 다 끝나기 전에는 "닫기"버튼을 누르지 마세요. 

- 제돈써가며 조건을 확인한 것은 아닙니다만, 그 버튼을 누르면 출력하다가도 출력이 끝나는 것 같더군요. 

- 혹시 위와 같이 프린터에 잼이라도 걸려 내부적으로 출력 중인 상태였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출력 완료가 뜬 상태에서 (누를 수 있는 다른 버튼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서도, 내부적으로 캐시를 청소하기라도 하는 지, 여튼) "닫기"버튼을 클릭하면, 웹브라우저에 보이던 출력가능 목록에서 그 문서가 사라집니다. 다신 못 뽑아요. 그 뒤로는, 만약 첫 장을 인쇄했다면 문서 하단에 보이는 고유번호를 화면에 입력해 화면상 저해상도로 대충 문서가 맞는지 확인만 되는데, 그 고유번호 확인도 3개월간 5회까지가 끝입니다.

그리고, 한 번에 두 건 이상 문서를 결제했을 때, 출력할 수 있는 문서 목록에서 출력버튼을 한꺼번에 누르지 마세요. 한 번에 한 건 씩만 출력할 수 있습니다.

끝으로, 써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기는 보통 쇼핑몰과 달리 결제화면이 지나가도 번호입력 후 바로 결제승인요청하는 게 아니라 확인하고 버튼 누르는 단계가 더 있습니다.

조심조심, 디버깅이 덜 된 15년 전 허접프로그램을 쓴다고 생각하고 지뢰밭을 걷는 기분, 느린 고물 컴퓨터를 만지는 기분으로 인내심을 가지고 단계를 진행하고 클릭하세요.

1. 요즘은 구형 드라이버를 깔지 않고 제 모델 드라이버를 깔아주어도 전자정부에서 출력됩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