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원전 설계수명이 30년인 이유"를 언급한 기사를 읽고

착잡했다. 아는 사람들이 "원전수명이 끝났다"고 말하는 걸까 하고. 그냥 원전이 싫은 사람들이 이명박의 업적(?!?!) - 화석연료발전소 대거 확충, 민자발전소 대거 승인 - 위에 마침 잘 됐다 하며 해 낸 섣부른 결정. 

[原電 우리에게 무엇인가] 노후 기준 ‘설계수명’… 왜 원전마다 다를까
안전성·성능 보장 최소 기간 원전이 만들어진 시점에 법이 어떻게 규정하냐에 달려 - 국민일보 2015-01-12 

고리원전이 40년 운전하고 정지됐는데, 설계수명은 30년이었고 10년 연장했음. 그러나 고리원전의 설계수명은 원래 40년이었다고 함. 그 설계와 규격이 설계수명 40년인 미국 원전이었기 때문에. 다만 그 때 법령이 일본법을 베껴와선지 일본기준 30년을 적용했음. 그래서 30년. 그 법이 40년으로 개정되면서 고리원전 2호기부터는 수명이 40년이 됨. 결국, 고리원전 1호기는 설계수명을 10년 넘긴 게 아니라 이제 설계수명을 다한 것임.

문재인대통령이 욕먹은 이유 중 하나는, 박근혜정부때 결정된 고리원전 폐로를 탈핵정책이라며 덧씌웠고, 그 때 연설이던가? '후쿠시마에서 천 몇 백 명이 죽었다'며 원전탓인 양 호도했기 때문. 

그리고 원자력안전위원회와 정부 담당부처의 무능과 무책임, 원자력연구소와 한국 수력원자력의 부실 행정과 대민 신뢰 추락이 여론이 원전에 호의적이지 않게 만든 원인이겠지.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영감님들은 너무 안이하게 처신했고, 부실 행정을 눈감아주었다.

홍보부족이나 환경단체의 악선전같은 건 그 사람들 원래 그래온 것이고, 그것과 별개로 한수원이 잘못한 게 많다. 주민에게 알려주어야 할 것도 도쿄전력마냥 숨겼고, 몇 년 전 떠들썩했던 해킹도면 유포 사건과, 그 전에 사회를 충격에 몰아넣었던, 관리자들이 자기 편하겠다고 하청업체에게 서버 접속코드를 주고 퇴근한 사건에 드러난 태만과 부실 등.

그럼에도 그런 건 개선해가서 우리 나라가 그 정도는 문제없이 다루는 행정 수준으로 올라서야 할 일이지, 문제있는 한수원 직원을 전원 파면하고 고발하는 일이 있더라도 원전 자체를 없앨 일은 아니다. 원전이 아니라도, 우리 사회가 선진국으로 올라가려면 사회 모든 부분이 선진국 수준이 돼야 하니까. 겁나서 원전을 포기한다는 말은 원전을 잘 다룰 정도로 정밀한 업무처리 수준을 포기하는 것이 될 것이다. 선진국 사회의 신뢰관계와 일처리가 아니라 중진국의 그것에 머무르겠다는 말. (태양광 기술은 안 그럴 것 같나? 반도체 산업현장에서 불산과 극악한 독극물을 다루는 것을 알기는 하나? 아니까 삼성반도체 앞에서 시위하겠지. 하지만 그걸로 끝이어서는 안 된다)

원전 포기는 하더라도 오직, 기술적, 공학적, 환경적인 이유에서만 다뤄야 한다.

그리고 아직은 원전을 포기할 때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