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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에서 실손의료보험금 자동청구 시스템을 만들려 한다는데 본문

건강, 생활보조, 동물

정부에서 실손의료보험금 자동청구 시스템을 만들려 한다는데

짚고 넘어갈 여러 가지를 꼼꼼하게 정리하면 좋겠고 그래서 제도를 잘 구현하면 좋겠다.
하지만 기사는 좀 초점이 빗나간 느낌이 들어 토달아 둔다.


문재인 정부, ‘실손의료보험금 자동청구’ 도입 추진과기부‧교보생명, 블록체인 기반 보험금 자동청구 서비스 구축 - 청년의사 2017.11.24


이것을 하려는 움직임은 몇 년 전에도 있었어. 하지만 그 땐 안 한 이유가 몇 가지 있었다. 그런데 이번 보도에는 딱히 대책을 마련한 것 같지 않네?


1. 병원 행정업무 가중.. 말이 "전산"이지 결국 진료비 수납자, 환자와 이야기를 하고 자판을 두드려야 하고, 증거를 남기는 행정업무가 추가되기 때문이다. 영수증 출력하면서 자동으로 되는 게 아니다. 그게 되려면 환자의 진료정보 열람 권한 위임부터 돼야겠지("다음부터 이 병원에서 진료받은 기록은 OO생명보험사에 자동 전송하는 것에 동의합니다"). 사람과 전산 여유가 없는 병의원은 이걸 하기 더 어렵고. 그래서 이번 뉴스에도 큰 병원 몇 군데와 보험사 한 군데를 정해 시범실시해보겠다는 것일 게다.


2. 환자의 진료정보 보호 문제.. 지난 정부때 의료계 바깥에서 가장 크게 들고 일어난, 하지 말자는 이유였다. 이것이 단지 새 정부가 되었다며 전혀 언급도 안 되는 것은 이상하다. (특히 시민단체는 그 행동에 정치적 스탠스가 이렇게 크게 작용하나? 내로남불도 아니고 말이지)

현재 시스템은, 환자가 자기가 보험금을 받고 싶은 건만 보험사에 청구한다. 즉, 환자가 보험사에 알리고 싶지 않은 진료건은 알리지 않있고, 보험사는 궁금한 게 있으면 반드시 환자의 동의를 얻어 보아야 했다(그래서, 좀 큰 건으로 보험사에서 조사하러 나오면, 보험사 직원은 다 들여다볼 수 있는 백지위임서를 받으려고 애쓴다). 그런데, 이런 자동청구 시스템이 적용되면 환자의 모든 의료기관 이용 내역이 보험사에 전달될 것이다. 이것이 일괄처리되지 않도록 하려면 병원에서 의료비결제할 때마다 "실손보험사에 전송하겠습니까?"하고 묻고 자기 보험사 이름을 말하거나, 미리 사용규약에 동의하면서 지정한 보험사에 보낼 지 예/아니오를 고르거나, 터치스크린에 뜬 생명보험사 목록을 스크롤해 골라 찍어주어야 할 텐데.. 번거로움은 둘째치고 그런 부분을 어떻게 처리할 지 이야기가 없다.


3. 이렇게 보험사에 자동 축적될 의료 빅데이터의 관리주체와 책임, 이용범위 및 가공에 관한 정책이 수반되어야 하는데 언급이 없다. 지금도 보험사에 데이터가 쌓이기는 하지만, 정부가 나서서 자동화할 때는 그 질과 양이 다를 것이다. 소액이라 청구하기 번거로워서건 숨기고 싶어서건 전달되지 못한 이빠진 자료가 없는 완전한 데이터의 가치는 더 클 테고.


(사실, 전세계적으로 이 쪽으로 전산화와 빅데이터를 산업적으로 활용하는 추세는 더해지고 있어서 우리 정부도 계속 닫아둘 수만도 없다. 우리 정부가 닫는다 해도 국내외 보험사들은 결국은 다른 나라(미국 등)의 법제도와 기술에 기대서 우리 국민의 의료데이터를 어떻게든 활용할 것이고 우리 정부는 못 막을 것이다. 아예 정부의 손 바깥에서 회사들이 저지르고 책임을 물릴 법적 근거도 없게 되는 일을 피하기 위해, 그러면서 국내의 산업발전과 국민편의를 저해하다 나중에 외국제도와 서비스를 수입하며 한국화한다고 고생하기보다는 정부가 미리 제도를 정비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맞다. 그 과정에서 정할 거 정해 가야 하고.)


4. 블록체인방식으로 암호화 운운하는데, 그것을 구현할 수 있고 그것이 도움이 된다 해도 블록체인은 단지 수단일 뿐이지 이 정책을 두고 기존에 제기된 여러 가지 질문에 대한 대답이 아니다. "블록체인"이 요즘 유행인 말이라서 가져다 붙인 느낌.



그 외 자잘한(?) 것으로, 기사에는 '1만원 이내의 병원비 (실손의료보험금) 청구비율이 낮다'며 이 정책을 만든 이유를 들었는데, 설문을 잘못 작성한 것 같다. 

진료비든 약값이든 자비부담(디덕터블)해서 공제하는 게 있고, 자세한 설문내용을 보지 못해 단정할 순 없지만 설문응답자가 병원비=진료비+약값으로 받아들였을 수 있고, 진료비만이라 해도 공제금액을 빼지 않은 비용 기준으로 생각하고 대답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비보험금을 청구할 때는 진료비와 약값을 따로따로 공제금액을 계산하기 때문에 공제액만 합쳐도 1만원이 넘지 않나? 예를 들어 외래진료 1일 건당 진료비 공제금액이 의원급 1만원, 상급종합병원은 2만원, 그리고 약값 8천원인 식으로 말이다. 그렇게 공제하고 남은 액수의 한 90%인가를 주지? 그래서 실비보험은 큰 병 걸렸을 때를 대비한 것이란 말이 있는 것이다. 그런데 단순히 "병원비 1만원 실비청구한 적 있나요?"하고 물어서 들은 대답으로 정확한 실태를 알 수 있을까? 


정부가 실상을 잘 알고 준비를 꼼꼼히 해서 추진하려는 것인 지 잘 모르겠다. 일단 시범사업이라니 지켜볼 일같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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