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공씨책방이 이전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읽고

제가 가본 곳은 아니고, 버스가 옛 신촌로타리를 지나면서 창밖으로 간판이 지나가는 걸 본 정도. 작년부터 여러 가지 일이 있었다는데, 내년 1월 말에 옮긴다고 합니다. 어디로 갈 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하네요.

'1세대 헌책방' 공씨책방 이삿짐 싼다…"더 작아지지 않았으면" 
연합뉴스 2017.12

제가 뭐라고 토달 내용은 없습니다. 기사를 읽어보세요. 공씨책방의 보유 서적은 얼추 10만 권은 된다고 합니다.

조금 더 찾아본 것. 주로 상가임대차보호법관련한 이야기를 풀어간 것. 편하게 적어갑니다. 

'공씨 책방' 퇴거 명령한 판사가 "유감스럽다"고 한 이유 - 뉴스1 2017.12

계약만료 40일 전 퇴거 통보는 현행법 규정에 맞지만, 세입자에게 지나치게 가혹하다는 이야기

“월세 두 배 내라” ‘1세대 헌책방’ 공씨책방 쫓겨난다 - 미디어오늘 2016.10

건물주가 바뀌었는데 새 건물주는 세입자를 한 번 보지도 않고 등기로 퇴거 통보(두 배 넘는 . 전형적인 건물주 테크트리, 젠트리피케이션. 그 전까지 세입자(공씨책방)는 임대료를 완납했고 잘못한 것이 전혀 없음.

박원순시장의 서울시는 미래유산으로 이 책방을 지정하며 시정을 홍보하는 데 이용했지만, 결과적으로 서울시의 숟가락얹기가 됐음. 외부인사를 초빙해 지정일감은 주었지만, 지정 후 체계적으로 지원하거나 보호하는 조례는 안 만들었다고. 행정적, 재정적 지원은 없었음. (나중에 가서 얼마간 지원해줄 테니 조정하자 했지만, 그 땐 건물주가 거부했다고. 어차피 좋은 말 한다고 합의할 생각이 없었겠지만)

공씨책방은 곧 검은 옷 입은 사내들과 마주할 것이다.

[권리금의 유혹 上] 쫓겨날 위기에 처한 공씨책방 이야기

구본기 구본기생활경제연구소 소장 2017.01.12 

왜 하필이면 한 달 전에 "나가!"라고 했나?

임차인은 임대차계약이 끝나기 3개월 전부터 나가기 전까지 신규 임차인을 찾아 권리금계약을 체결하고 임대인에게 계약을 주선할 수 있음.

그런데 권리금없이 임차인을 내쫒고 싶은 임대인은 그 기회를 주기 싫어서,

임대차계약이 자동 연장되는 1개월 전이 되기 직전, 이번 경우에는 40일 남짓 전에 등기를 보내 퇴거요구한 것.

물론 법적으로는 40여 일 전부터 하루 전까지 임차인이 신규 임차인을 주선할 수 있지만,

그렇게 빨리 새로 들어올 사람을 구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움. 현실적으로 6개월 전에 퇴거 통보가 되어야 임차인은 가게를 이전할 새 자리를 찾아 계약을 체결할 수 있고 대신 들어올 신규 임차인을 구할 수 있음.

임대인이 법의 맹점을 악용한 것이라고 해설한 기사

그런데, 이 기사는 사례로 리쌍의 경우를 들고 있는데, 리쌍은 유명세때문에 당한 건물주같은데.. 왜냐 하면 임차인부터가 그 쪽 업계의 작업 전문가라 해도 될 이력을 가지고 있었고, 자칭 시민단체를 스스로 조직해 정치권의 뒷배를 받으며 여론전을 펴 압박했다. 게다가 어렴풋이 기억하기에 리쌍은 공씨책방건물주같은 수를 쓰지 않았다. 이 기사에서 다른 부분은 내가 잘 몰라 그대로 읽었지만, 저걸 예로 드는 바람에 기사와 그 기사 작성자가 신뢰를 다 까먹었다. 읽으며 적은 게 아까워서 그대로 둔다.

그리고 대형 온라인서점이 운영하는 인터넷 헌책방이 성업하면서, 오프라인 헌책방은 점점 대형서점이 매입하지 않는 책을 팔러 오는 곳으로 변질되었고, 그래서 찾는 사람도 줄었고 유통하는 상품도 줄었다는 이야기가 보입니다. 하긴 저도, 서점에 직접 팔아본 적은 없지만, 요즘도 헌책방에서 (인터넷으로) 책을 사지만 인터넷 개인 거래로 책을 팔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공씨책방은 페이스북은 검색되지만, 유명한 것에 비해 인터넷서점은 열지 않은 듯 검색되지 않네요. 의외네요. 외부인이 사정을 알 수는 없지만, 어쩌면 젊은 사람이 없어서였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서울의 유명 헌책방 중에 지금은 시골로 내려가 통신판매만 하는 곳이 여럿 있지만 그 서점들 중 15년쯤 전부터 전산화해서 관리하다 인터넷으로 팔기 시작한 데가 꽤 되는데(그 중 한 곳은 가봤는데, 엉덩이깔고 책읽다 문득 보니 아르바이트같이 보이는 젊은 직원이 도서목록을 입력하고 있었습니다)..

로또당첨되면 해보고 싶은 게 헌책방 겸 책카페인데.. 헌책방들이 도시에서, 그리고 인터넷 시야에서 하나둘 사라지고 있다는 기사를 볼 때마다 옛날 말로, 만감이 교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