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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스와 헤겔은 장난감이 아니다

대학입학하면 첫 학기동안 새내기, 신입생을 유혹하는 '악의 손길'이 여럿 있었다.
통신판매, 잡지구독, 어학원,
다단계 회사(피라미드, 네트워크 마케팅), 비정상 종교단체,
그리고 학내나 과내 운동권 동아리.

특히 3번째는 마치 어디 한 군데 가입하는 게 의무인 양, 총학생회비에 더해 과학생회비도 뜯어갈 겸 "여기는 이런 곳", "우리 안 보고 다닐 수 있냐"며 압박주며 입회를 강요하는데, 껌까라 해라. 당신은 대학생이며, 학생회는 당신의 상전이 아니다. 비싼 등록금내고 뭐하는 짓인가. 학위가진 사람이 발에 채이는 대학교에서 겨우 한 살 더 먹은 돌팔이들이 되도 않는 야매 썰푸는 거 듣자고 고3동안 고생했나? 그런 데 시간쓰려고 비싼 학자금대출받고 아르바이트뛰나? 아니쟎아.

제목과 같은 글을 적은 이유는, 거의 다 쓸모없기 때문이다.
철학을 파려면 정통 줄기를 따라가야 하고, 경제사를 파려면 국부론부터 내려와야 한다. 노동자 단기 교양강의[각주:1]가 아니라 대학에서 노는 사람이라면 말이다. 그런데 철학원론, 경제원론의 도입부 이야기와 용어사용법을 건너뛰고 대뜸 정치경제학? 맑스 엥겔스 저작집에 20세기 유럽 사회주의 철학자시리즈에 구소련과 동구권의 철학교양서 대충 번역한 것들에.. 그거 어디에 쓸래? 알기는 아는 거 맞아?

또, 운동권동아리의 경우, 그런 식으로 철학을 하자 고민을 하자 운운하며 신입생을 모으는 목적이 보통, 철학 자체가 아니라 동원할 "일꾼"을 들이고 "조직을 재생산"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각주:2] '철학'은 장식일 뿐이다.

다 쓸데없으니, 그런 주제를 정말 배우고 싶으면 꼴같지 않은 한두 살 "선배"들이 내뿜는 비말을 흡입하지 말고, 교양과목을 문과대 건물에서 하는 철학과목으로 수강하는 게 나중에 남는 게 있다. (올해는 개강 자체가 어렵긴 하지만.. MOOC나 유튜브라도 듣든가)

지금도 그런지 모르겠는데, 같은 과목명이라도 문사철(文史哲)이 입주한 건물에서 진행하면 교수가 하고 질이 높고, 이공대 건물이면 강사가 하고 아무래도 진도빼는 학원분위기다. 좀 더 걸어라. 일껏 노력해 이름있는 대학에 갔으면 간판교수 프로필도 뒤져보고 얼굴이나 봐야 학비값을 할 게 아닌가. 롯데월드나 에버랜드에 가도 어트랙션 뭐 탈 지 미리 생각하지 않나? 마이클 샌델 강의가 유명한 이유는 샌델이 해서지 그 밑에 있는 TA가 해서가 아니다.

그리고 그게 등록금이 아깝지 않고, 당신이. 대학 생활을 조금이나마 더 쓸모있게 보낼 수 있게 해줄 것이다.

 

  1. 이런 건 민주노총 웹사이트를 봐도 되고 유튜브에는 그것도 있고 더 좋은 콘텐츠가 널려 있다. [본문으로]
  2. 자식도 안 낳고 반려동물을 들이는 사람이 늘어가는 비혼사회에 "조직의 대를 잇는다"는 말이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그렇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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