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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겠지만 본문
지금 상태가 러시아가 우세하기는 하지만 상당히 꼬인 상황같습니다.
마치 중일전쟁때의 일본이 지금의 러시아가 된 느낌?
“푸틴의 도박은 완전히 실패… 전세계를 각성시키고 있다” - 2022.03.04. 박수찬 기자
https://n.news.naver.com/article/023/0003676618
[세계 석학·전문가 러 침공 분석]
유발 하라리 히브리대 교수: “이번 전쟁, 전세계 미래 결정할 것… 우크라인들, 세계에 용기 심어줘”
맥매스터 美 전 국가안보보좌관: “러, 키이우 쉽게 함락 못 시킬 것… 우크라 항전의식, 예상 뛰어넘어”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 “군축으로 얻은 평화배당금 사라져… 군사·에너지안보에 지출 커질듯”
추이훙젠 中 국제문제硏 유럽연구소장: “서방·러 제재, 상당기간 반복될 것… 푸틴 총체적 목표달성 어렵게 돼”
러시아의 싱크탱크 국제문제위원회(RIAC)의 안드레이 코르투노프라는 사람이 있는데, 2월 중순까지만 해도 푸틴은 잘 하고 있다고 말한 적 있습니다. 최근의 공식 발언으로는 금융제제 버틸 만하다도 검색되네요. 한편, 그 사람이 포함된 출처에서, 이번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은 러시아 고위층에서 충분한 의사결정없이 된 거 아니냐는 보도가 나오기도 합니다. 물론 저것도 그냥 전쟁 와중에 퍼지는 루머일 수도 있지만, 워낙 러시아군 상태가 소위 "메롱"하다는 소식이 들려오는데, 이게 그냥 우크라이나쪽의 선전만은 아닌 것 같거든요. 개전 전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금방 쓸어버릴 것 같던 기세등등한 분위기는 없어진 것 같고, 자기 존재의 가치를 증명한 우크라이나 국민과 정부에 대해, 초기 쇼크를 벗어난 NATO와 EU가 본격적으로 돈과 무기를 지원하는 분위기입니다. 아마 전쟁터를 우크라이나 바깥의 EU국가로 넓히면 곤란하다는 이유겠지만 아직 유럽주둔미군과 NATO군이 공식 참전을 선언하지는 않았지만요.
https://www.bbc.com/korean/international-60521392
그리고, 종이호랑이로 전락했다는 안팎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유럽국가들은 군축과 '안보부담 조별과제'에 열중해왔는데, 이번에 완전히 찬물을 뒤집어쓴 격이 돼서 각국 군사력을 정비하는 분위기입니다. (틀린 내용 수정) 독일 총리가 군사비를 GDP의 2%로 늘리자고 한 것은 아직 의회를 통과한 내용은 아니라고..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51962
독일의 군사비지출 증액은 지난 몇 년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줄기차게 요구해온 것인데, 그것을 푸틴 러시아대통령이 이루어준?이루어줄? 셈입니다. 그런 점에서, 가만히 놔두면 알아서 안락사할 NATO 체제를 부활시켜준 러시아의 실패가 이번 전쟁이라는 비아냥이 있기도 합니다. (반대로 생각하면, 그 나토를 추스리려고 2010년대 후반 이후 트럼프-바이든이 동분서주하고 있었으니, 푸틴은 그 전에 우크라이나를 전격 항복시켜 결정적인 타격을 주려고 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요 며칠 러시아군이 완전 광대같이 묘사되고는 있지만, 전쟁은 이제 시작해서 그 결말을 보려면 한참 시간이 흘러야 할 것 같기도 하고요)
이번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면서, 기존 점령한 크림반도와 러시아가 군사지원해 내전지역이 된 우크라이나 동부 변방, 그리고 기존 러시아-우크라이나 국경과 함께, 러시아군은 벨라루스에서도 우크라이나로 침공해들어갔습니다. 그리고 러시아 의도대로 전쟁이 쉽게 풀리지 않으면서 "벨라루스군이 참전할지 모른다"는 루머를 어디서 슬슬 흘리고 있고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와 나토 협박용일까? '확전하고 싶니? 싫으면 우크라이나를 내맘대로 하는 것에 서명해'하는..)
이런 걸 봐서는, 만약 우크라이나가 벨라루스같은 친러국가가 되면, 향후 러시아의 NATO공략때 우크라이나는 이번 전쟁때의 벨라루스같이 '가도정명' 길터주는 나라가 될 수 있겠죠? 지금까지 NATO는 육로는 폴란드에서 막으면 된다고 봤을테고 그래서 폴란드군을 그렇게 살찌운 것이 아닌가 생각되는데, 그랬다면 만약 우크라이나가 벨라루스같이 되면 앞으로는 그게 아니게 될 겁니다. 1
여기에 더해서, 우크라이나의 NATO가입은 물론 유럽연합가입도 참 지지부진했는데, 이번 신청은 꽤 진척되는 분위기.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2030115333043584
다만, 지금 전쟁 중인 우크라니아의 EU가입 즉각승인은 아직은 반대하는 국가도 있습니다.
그리고 터키, 오랫동안 가입을 원했지만 안 되고 있는, 터키의 푸틴이라고 해도 될 이슬람군주(터키의 술탄)라고 불리던 에르도안 대통령이 지배하는 그 나라도 이 참에 '우리도 해달라'고 슬쩍 숟가락을 올려놨다는 코멘트가 붙어있네요.
터키는 에르도안집권 이후 계속 러시아와 친하게 지내고 러시아제 무기체계를 잇달아 사들이면서 미국의 F-35전투기 구매에 실패했고, 시리아내전을 전후한 시기부터는 미국과 사이가 멀어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몇 달 들어 우크라이나편을 들면서 어떠려나하는 분위기. 이번 전쟁이 나버린 상황에서 터키를 버리는 건 당장은 손해같기도 할 겁니다. 2
하지만 이천년대 이후 터키는 "지역패권국"으로서 독자적인 vs중국, vs러시아 외교를 하며 이리갔다 저리갔다하며 이득을 취해왔죠. 그래서 미국-유럽집단안보체계와는 슬슬 거리를 두어왔고 앞으로는 더 독자목소리를 키울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그런 터키가 21세기에도 NATO의 일원으로 기대할 수 있는 존재냐하면, 필요하지만 의지하기는 애매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터키가 그런 나라이므로 뒤에 가입한 동유럽국가들도 추스리기 힘들어하는 지금 유럽연합이 터키를 가입시켜서 잘 운영될 수 있을까? 그런 생각도 들고요. 유럽연합이 종교는 어찌됐든 문화적으로는 유럽을 표방하고 있는데, 소아시아와 북아프리카의 정치격변으로 대거 받아들인 난민에 이어 터키가 EU회원국이 된 다음 주권국으로서 역내 무슬림목소리 대변자를 자칭한다면 연합내 분위기가 꽤 달라질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그리고 문득 떠오른 생각인데,
1) 혹시 러시아군은 시리아내전때 자체 역량을 상당히 소모한 다음 아직 회복되지 못한 것이 아닌가. 과거 베니토 뭇솔리니의 이탈리아군이 에티오피아전쟁과 스페인 내전때 역량을 소모하고 재충전과 전훈을 반영한 개선이 미처 안 된 상태에서 지배자의 의사를 따라 전쟁터에 나선 것처럼 말입니다. 그리고 체첸 내전, 조지아 전쟁 등은 전쟁규모가 작았거나 오래 끌지 않았죠. 군사강국들 관점에서는 일종의 21세기형 전쟁이었고, 이번 전면 침공의 의도가 무엇인지 저는 모르겠지만 만약 러시아군이 며칠 안에 우크라이나 정부를 끝장내고 가짜정부를 만들도록 해서(크림반도 점령때는 그렇게 했습니다) 외교로 마무리했으면 의도대로 그때처럼 깔끔하게 됐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번 전쟁은, 아직까지는, 그렇게 풀리지 않고 있는 것 같습니다. 3
2) 혹시, 원래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압박하면서 화전양면전술로 혼란시킨 가운데 전격침공해 번개같이 키예프(우크라이나의 수도)를 점령한 다음, 우크라이나 동부 내전지역을 우크라이나영토에서 분리시키는 것과 크림반도의 러시아 영유를 국제사회에서 완전히 공인받아 끝내고, 소위 "우크라이나의 핀란드화"를 관철하고, 그 결과로 우크라이나 정치지도를 바꾸고 친러정부를 만들어 그 흑토지대에 벨라루스2를 세트하려는 생각이 아니었을까? 그런데, 그런 "어어하다 먹혀버리는" 분위기(우리는 대한제국말기에 이미 경험했죠?)를 조성하려는 푸틴의 시도... 그것을 미국과 영국이 정보를 공개하고 우크라이나 국내와 유럽의 주의를 환기해 박살냈죠.
게다가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젤렌스키는 의외의 인물이었고, 우크라이나 국민은 만만하지 않았고, 러시아군은 기대이하였던 겁니다.
여기에, 전쟁이 터지니 '우크라이나 다음은 우리다!'하며 애타게 된 폴란드 등 NATO동부 최전선 가맹국들의 목소리가 커졌고, 그들에게 21세기 안보를 위탁한 처지가 되어 있는 유럽연합의 경제대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이 더는 상황을 방관할 수 없게 된 것.. 뭐 그런 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봅니다.
인터넷에 도는 푸틴-히틀러 합성 사진
히틀러도 당시 독일의 행정관료들과 장군들 말을 그렇게 안 들었다고 하지요..
그리고 자기 고집으로 처리한 몇 가지 외교/전쟁 사안이 잘 풀리니까 내부 반대가 사그라들었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불지른 것이 폴란드 침공이었다고 하는데..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 준다. 전쟁의 교훈은 의지할 동맹도 없으면서 자신의 힘도 기르지 않은 채 평화만 호소하는 국가, 명백한 외교 원칙이 없는 국가의 운명이 과연 어떻게 되는가를 보여 주고 있다."
https://www.etnews.com/20220228000136
- 곁다리로, 저 지도를 보면 터키가 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을 싫어하는지 알 것 같기도 하네요. 지난달 하순 몇몇 매체에 등장한 러시아의 전쟁의도 기사에 들어있던 지도 중에는, 러시아는 이번 전쟁을 통해 우크라이나의 흑해연안 전체를 독립시켜 친러 소국들로 만들려 한다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그렇게 하면 우크라이나는 드니프르강을 동쪽 국경으로 하고, 남쪽은 몰도바 동남부부터 드니프르강 하구까지 싹 날아가버린 내륙국이 됩니다. 그럼 흑해의 남쪽 연안에 있으면서 지역패권국을 꿈꿔온 터키는 순식간에 러시아의 위성국같은 느낌이 될 테니 싫겠죠... 하고 상상을 해봅니다. [본문으로]
- 미국은 시리아의 반정부군을 도와주고 IS(다에쉬)연관 무력집단들을 쳐주기를 바랐지만, 터키는 이때다하고 쿠르드 무력집단을 치고 쿠르드족을 학살하며 시리아 영내까지 진입해 진치고 버텼거든요. 물론 터키군이 그것만 한 것은 아니지만 그것을 우선했습니다. 자국내에서 쿠르드족 정치세력을 일소하려고 군대를 동원하면 국내외적으로 눈치가 보였는데 마침 잘 됐다며 산불난 뒷산 기슭에서 자기도 불질러버린 것이었죠. 쿠르드인은 지금의 터키, 이란, 이라크, 시리아가 나눠가진 땅에 살아온 민족으로 수천 만 단위의 인구인데, 당연히 무장투쟁이나 정치권 진출 등으로 독립운동이 있어왔고, 그런 움직임이 커질 때마다 해당 국가들이 총을 들었습니다. [본문으로]
- 왕징웨이가 생각나는 부분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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