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보건의료원 의료공백의 이유: 공무원이 아닌 자영업자신분 노예노동 + 행정직 공무원 갑질 + 의료사고책임은 모두 의사에게

연봉 3억 6천을 준다고 해도 아무도 지원하지 않는 시골 보건의.. 이유가 있다는데.
 
https://www.hankyung.com/society/article/2023051207237

연봉 3억6000만원 준대도…산청군 5번째 '초유의 사태'

2023년 5월 12일 경상남도 산청군,
ㅡ 4월 26일부터 5월 11일까지 이어진 내과 전문의 5차 채용 공고에 지원한 전문의는 0명. 연봉 3억6천만원 조건.
ㅡ 1∼2차 공고에서는 지원자가 0명, 3차 공고에서 3명이 지원했지만, 적격자가 없어 채용 0, 4차 공고에서 뽑힌 전문의는 근무 포기. 
ㅡ 협약을 통해 경상국립대 교수들이 매주 한 번 산청군보건의료원에 출장와주고 있어서 의료공백은 막은 상황.
 
 
근무지인 산청군보건의료원은,

부산, 광주, 대전, 대구에서 비슷한 거리에 있군요. 각 도시의 시청에서 자동차로 1시간 반 ~ 2시간 거리. 서울시에서는 대충 제천시청까지 거리?
 
 
병원이름으로 검색해보니 어.. ㄴㅁ위키에 의료관계매체의 기사가 링크돼있더군요.
 
산청군이 내건 연봉이 적어서가 아니라, 실제로 그 보수를 주지도 않았고, 근로조건도 거짓말한 악덕 고용주라는 것. 산청군이 외딴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저러니 누가 가냐는 것이죠. 게다가 거기 공무원 조직 자체가 그런 식으로 외지에서 온 의사에게 적대적이라니.. 이거, 어디 섬마을의 '작은 사회'라는 말이 생각나는 그 경우아닌가요?
 
2019년 기사.

(일이 많아 간혹 평일 오전 근무시간을 당기는 등) “일이 늘어나자 처음에는 직원들이 잘 따르는 듯 하더니 직원들의 불만이 이어졌다. 공무원 노조까지 나서기 시작했다. 원장이라고 해도 직원들을 평가하거나 환자를 위해 열심히 하는 사람에게 높은 평가점수를 줄 수 있는 위치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의사가 아닌 행정직이 인사권을 갖다 보니, 의사가 환자를 위해 열심히 진료를 하려고 해도 직원들을 움직일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

(......) 심지어 권 원장은 근로조건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상태였다고 지적했다. 처음에 산청군 보건의료원 근로조건으로 월급과 연구수당을 받기로 했다. 그동안 해왔던 노인요양시설 촉탁의도 취임 이후에 계속 하기로 했고 해외 의료봉사는 연3회까지 인정받는 조건을 약속받았다. 사택도 제공받기로 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매달 월급으로 받은 550만원이 전부였고 직위해제 이후에는 최저임금만 받고 있다.
권 원장은 “서류상 계약은 없고 구두상으로만 계약했다. 그러던 중 노조가 촉탁의를 하지 못하게 했고 연구비는 서류상 미비하다고 지급하지 않았다. 사택은 불법이라고 지급을 거절당했다”고 말했다. - 메디게이트뉴스 2019.11.30

https://www.medigatenews.com/news/1467941975

MEDI:GATE NEWS 의료봉사하는 마음으로 지원한 산청군 보건의료원장, 1년만에 쫓겨나게 된 사연

 
그리고 2023년 기사.
https://medigatenews.com/news/1687012386

MEDI:GATE NEWS 연봉 3억6000만원 산청의료원 의사의 실상은 염전노예...외래·내시경·초음파에 응급

 근로계약서를 써서 의사를 고용해본 적이 없다는 대답에, 문의할 때마다 자꾸 숨기고 말돌리는 태도, 일단 와서 일하면 된다는 식으로 넘어가는 데서 믿음이 사라져 (......) "다른 지방의료원에도 채용문의를 한 적이 있는데, 당시에도 과도한 업무량과 야간 및 주말 당직 등 과도한 업무강도 등을 요구했다" (......) "지방의료원이 억대 연봉을 제시해도 의사들이 오지 않는다며 의사들이 '배가 불렀다'는 식으로 매도되는 경우가 있는데, 실상을 살펴보면 노예계약이나 다름 없다"

(......) 목포시의료원 역시 내과 전문의를 채용하면서 2억 중반 수준의 연봉에 일반 외래 업무에 더해 건강검진센터 업무를 추가하는 조건에 더해 중환자실 환자 진료, 일반 병동 환자 진료, 응급실 환자 진료, 내시경 업무 및 신장내과의사의 공석 상황 발생 시 투석 업무 등 과도한 근무 조건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의사들 사이에는 '블랙리스트 직장'(......)

(......) "지방의 의료취약지 공공의료원이나 민간병원, 지역보건의료기관 등은 공중보건의사들은 물론 봉직의에게도 근로계약서를 작성해 주지 않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협의회 차원으로 민원을 받아 병원 측에 시정을 요청하면 그제야 계약서를 써주거나 '계약서를 쓸 바에는 공보의의 배치를 취소하겠다'는 곳도 있다" (......) "의료취약지는 인적 인프라는 물론 의료 기구 및 시설 등 인프라도 부족하고, 의료 분쟁 등의 상황에서 책임소재 갈등이 벌어질 경우 의사들의 보호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또 지방 특색이 커 지역 공무직이나 공무원의 텃세에 타지에서 온 의사들이 고통받는 일도 많다" (......) 예를 들어 따돌림이라든지, 업무 감시와 부당한 업무지시 등도 있고, 심지어 의료원 수익을 위해 의료법 위반 업무를 지시해 문제가 된 사례도 (......)

"게다가 지방의료원에서 근무하는 의사들은 대부분 진료의 자율성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다. 의사들은 진료에 한해서는 자신의 판단에 따라 자율적으로 의료행위를 수행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의료원 수익을 위해 의사의 진료 행위의 제약을 받거나 원하지 않는 업무에도 땜빵으로 활용되는 경우도 있다" (......) "공공의료원 및 보건소에서 설립한 지역보건의료기관 등은 사실 운영하는 것 자체가 공무원들에 의해 이루어지면서 의료 전문성이 많이 부족해 운영 면에서 미숙함을 보이고 있다"

- 메디게이트뉴스 2023.1

 
 
https://n.news.naver.com/article/023/0003760607?sid=102 

산청의료원 의사 근무 포기… 연봉 3억6000에도 꺼리는 이유는

의사들 사이에서는 산청의료원은 지원하면 안 되는 곳으로 소문이 나 (......) 오지에 격무가 예상되는데 (......) 2년 계약직에 ‘업무대행 의사’라는 점도 의사들이 꺼리는 이유가 됐다. 공무원이 아닌 2년 동안 업무대행을 하는 자영업자 신분이라는 의미다. 산청의료원의 모든 책임과 관리를 맡으면서도 세금은 사업자 신분으로 책정돼 실수령액은 그리 많지 않다는 게 의사들의 시각이다. - 조선일보

 
 
산청보건의료원 지원 포기한 의사 “3억6천? 안가는 덴 이유 있더라” - 청년의사 2023.01.20
내과 전문의 A씨, 수차례 근무조건 문의 후 포기
“하루 80명 진료에 응급실·검진도 담당해야”
“계약서에 업무범위 구체적 명시 요구했지만 거절”

산청보건의료원 지원 포기한 의사 “3억6천? 안가는 덴 이유 있더라” - 청년의사

 
ㅡ "연봉 3억6,000만원" 이지만 "연봉 5억이라도 꺼려지는 직장." ...... “높은 연봉을 제시했는데도 지원자가 없다면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
 
ㅡ 산청군보건의료원에 부임하는 내과 의사는 외래 환자를 하루 평균 80여명 진료하면서 내시경과 초음파 검사도 해야 하고, 상황에 따라서는 주말이나 공휴일, 야간에 응급 환자도 봐야 할 책임. (외과나 다른 담당 의사가 부재한 날이면 그 의사들의 업무를 대신 볼 수도 있죠~ 라고 문의를 받은 공무원이 대답) 지원자가 그 의료원 담당 공무원과 통화할 때마다, 지금 구하는 내과의사가 담당할 업무 범위가 늘어.
문제는 업무량이 많은 것 이전에, 공고에는 언급하지 않았다는 것. 처음에는 주5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만 근무하면 되고 주말이나 야간 당직도 없다고 했지만 나중에는 ‘상황에 따라 다르다’고 말이 바뀐 데다, 현재 한의사를 제외하고 원장과 공중보건의 7명에 재직 중이지만 조만간 4명이 임기가 끝나 그대로면 업무는 배증 예상.

 
 
ㅡ 근로계약서는 없었다. ‘산청군보건의료원 지역보건의료사업 업무대행에 관한 조례’에 따라 업무대행계약서를 작성하면 된다고 했다. 그리고 그 계약서에는 ‘업무와 관련한 산청군수의 정당한 지시에 따라야 한다’(근로계약서가 없다며?)는 내용과 ‘산청군수를 피보험자로 하는 손해보험을 가입해야 한다’는 조항이 담겨. 계약서라는 서류의 상당부분이 공백에다, 문의내용에도 나도 잘 모르니 일단 부임해라. 오면 그때 얘기하자는.. '노예구합니다'마인드.. 그나마 저렇게 의사에게 불리한 조항이 있다는 것은 몇 번 캐물어봐야 겨우 말해주는..
 

“업무 범위를 구체화해 달라고 했더니 자꾸 말이 바뀌었다”, “군수가 어떤 일을 시킬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업무대행계약서에는 군수의 지시를 성실히 이행할 의무가 있다고 돼 있더라. 굉장히 불리한 계약 조건”, “채용 공고에는 자세한 내용이 없었다. 손해보험에 개인이 가입해야 한다는 내용도 없었다”, “어떤 직장이 계약을 이런 식으로 하느냐” - 청년의사 2023.1.

 
 
비슷한 내용을 다룬, 같은 시기 의협신문기사.
https://www.doctors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48108 

집중취재 수억 원 연봉 준다는 보건의료원 의사모집 실상 - 의협신문

산청군이 공고한 내과 전문의는 지방공무원 신분이 아니라 '업무대행의사'다. '업무대행의사'는 의사 개인 자격으로 의료원과 사업계약 형태인 '업무대행계약서'를 작성해야 한다. 게다가 혹시 있을지 모를 의료분쟁에 대비해 손해배상보험도 개인이 가입해야 한다. 근무시간 중에는 성격이 다른 진료라도 의료원측이 지정하는 업무도 수용해야 한다. (......) 개인사업자신분이면서 의료원이 요구하는 손해배상보험료와 주거비 자비부담까지 합하면 연봉 3억 6천 만원이 실제로는 월급여 1500만원에 못 미친다는 계산 (......) 채용공고에 열거된 업무만도 2명 이상의 분량에, 문의 결과 더 많은 업무와 책임 (......) 하지만 (자기 직원에 대한 인사권도 없으면서) 의료사고시 부담도 의료원이 아니라 의사 개인이 다 지는^[각주:1] (......) "업무대행 계약은 근로계약이 아니라 일종의 노예계약이다. 공공기관인 지방의료원에서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지, 공무원 직업 윤리에는 맞는지, 의사인권 문제는 없는지 촘촘하게 살펴야 한다"(......)

출처 : 의협신문(http://www.doctorsnews.co.kr)

 
 
시설과 봉급말고 다른 부분에서, 읽다가 무척 답답해지는 기사였습니다. 지방 군청의 보건의료원은 저런 데가 많겠죠?
 
 
ps.
지금도 하는지 모르겠지만 몇 년 전에, 삼성전자던가?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공정개선과 기술지원같은 걸 해줘서 생산성을 확 개선했다거나 품질을 확 올렸다거나했다는 이야기를 본 적 있습니다.
지방 보건의료원도 그런 식으로, 잘 하는 데서 가서 확 틀어잡고 개조하는 방법이 없을까요? 그리고 왜 근로계약서도 안 쓰고, 그럼에도 군수와 시장이 광범위한 권한을 가지고 부릴 수 있게 고집하는지 모르겠네요.
 
 

1. 그래서, 이런 의사구인광고는, 공고나 문의때 공무원이 서면계약서가 아니라 구두로 약속한 조건은 나중에 전부 없었던 일돼버리기 십상이고, 연봉조건도 근무시작 후 멋대로 바꾸는 블랙직장인데다가,  "쉽게 말해 매년 그 돈 받고 병원을 개업"하되, 군청의 지시는 다 따라서 휴일야간 모두 일해야 하고 직원도 의사지시에 안 따라도 된다는 악조건에 의료사고책임은 의사가 다 지는 어이없는 종류라고. (이래놓고 방송사에서 가끔 찾아와서는 '●●군 의사의 바쁜 일과' 라며 감동적인 논픽션을 찍어가겠죠?)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