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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사기를 발로 차면 '로봇윤리'에 어긋날까" - 로봇학대 논쟁 본문
원리적으로 챗봇학대 = 로봇학대입니다.
그러니까, 요즘 회사들이 전화상담을 챗봇으로 바꾸려 하고 있습니다.
특히 블랙컨슈머와 욕쟁이 상담을 챗봇으로 먼저 넘기려 하는데,
챗봇에게 욕하면 그거 범죄일까요? ^^ 저도 감정로봇입니다, 고객님! 이럴까요?
기사는 이런 식으로 묻습니다.
야구방망이로 팩시밀리를 부수는 행위는 학대가 아니다.
그럼 야구방망이로, 팩스기능을 갖춘 휴머노이드 사무보조로봇을 부수면 학대인가?
로봇이 애완동물의 영역으로 들어오고, 인간의 마음을 위로하는 반려동물의 위치로 올라가면
조만간 로봇학대가 관건이 될 거라는 이야기입니다.
소, 돼지는 가축이 되고
개와 고양이는 반려동물이 된 것처럼
"복사기를 발로 차면 '로봇윤리'에 어긋날까"
한경 2017.8.16
휴머노이드 시대, 불붙기 시작한 로봇윤리 논쟁
- "최근에는 인간과 정서적인 측면에서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소셜 로봇(social robot)이 등장"
- "국제로봇연맹(IFR)은 로봇을 산업용 로봇과 서비스용 로봇으로 구분한다. 소셜 로봇은 서비스용 로봇에 포함되며 인간과 함께한다는 의미에서 반려로봇(companion robot)이라고도 부름."
- 인공지능 소셜 로봇은 인간 관점에서 인간적인 방법으로 정보와 감정을 교류한다고 여길 수 있는 로봇. 챗봇이든 휴머노이드든 상관없지만, 인간 관점에서는 아무래도 사람처럼 생긴 게 더 효과적.
- 로봇과 감정교류하는 것이 진짜든 착각이든 간에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늘고, 사람이 로봇에게 감정이입을 하고, 의인화하면, 어느 시점에 가서는 우리집 로봇 뿐 아니라 이웃집 로봇에 대해서도 한 마디 할 때가 올 것임. 마치 내 개만이 아니라 남의 개 복지에 대해서 참견하는 요즘처럼.
- 로봇문제는 반려동물문제보다 더 심각할 것이고, 더 중요하게 다루게 될 것임. 왜냐 하면 로봇은 반려동물과 달리 완전히 사람처럼 생길 수 있는 데다가 대화를 주고 받을 수 있고, 노동할 수 있으며, 번식의 산물을 제외한 대부분의 인간관계를 모방하거나 인간의 착각을 부를 수 있기 때문.
2018년 이야기를 덧붙입니다:
미국에서도 시끄러웠던 모양입니다. 2018년 초 보스턴 다이나믹스가 새로운 로봇을 공개했는데, 이젠 엔진구동이 아니라 배터리구동으로 디자인도 날씬해 진, 목없는 중형견같이 생겼습니다. 그 로봇개(?)에게 몇 가지 명령을 하면서 줄을 잡아 끈다거나 확 밀어젖힌다든가 하는 식으로 돌발상황을 준 실험 영상이 올라왔는데, 제작자는 "이것은 학대하려고 하는 짓이 아니라 실험입니다"하면서 양해를 구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선수친 이유가 있습니다. 그 사람들이 전에 부릉부릉하는 엔진구동 사족보행로봇을 만들어 공개한 적 있습니다. 그 때 당나귀만한 그 로봇을 발로 차서 로봇이 비틀거리며 돌발상황에 균형잡는 시험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는데, 불편해한 사람들이 있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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