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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의사결정시스템 궁금증: 평창 동계올림픽 대회기간은 왜 설 연휴를 포함하도록 정했을까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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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의사결정시스템 궁금증: 평창 동계올림픽 대회기간은 왜 설 연휴를 포함하도록 정했을까

alberto

그런 생각을 하게 한 뉴스가 전에 있었습니다. 이 글은 올림픽 전에 이러쿵저러쿵하는 글을 공개하고 싶진 않아서 뒤로 미뤄둔 글감입니다. 그때그때 생각나는 이야기를 적어간 기록입니다. 별 것 아닌 가십.

쭉 적어 가면서 해 본 생각인데요, 전에 영암 F1 레이싱 개최때도 그렇고,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도 그렇고.. 국가적 행사일 때는 중앙정부의 임시 지원조직이 하나 있어 일하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도 지방정부가 주축이 되어 개최하는 국제행사는 계속될 텐데요, 조직위가 결국 중앙의 지원이긴 하겠지만 그래도,

그 지방정부가 너무 미숙하고 지방정부나 행사의 주체가 되는 지방 단체 인력이 의욕은 높을 지 몰라도 업무처리 역량이 낮으며, 우리 나라는 좁은 국토 안에 있는 지방자치단체 넓이도 좁고 지방경제규모도 작기 때문에 어느 지방에서 해도, 그 독점욕과 의욕하고는 상관없이 현실은, 매사 이웃 지방과 연계해야 하고 국가인프라의 도움을 받아야 하거든요. 세제혜택과 교부금만이 아니라, 전국적인 교통연계, 숙박연계, 자원봉사와 전문 운영인력 수급 등(이번 올림픽만 해도 자원봉사자는 전국에서 끌어모았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나라에서 국제이벤트를 처리하는 시스템 풀을 하나 가지고 있다가 지방정부를 도와주는 건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 마치, 국가, 민간 단체가 중요한 의사결정을 투표로 결정할 때, 중앙선관위가 인력과 시스템을 파견해 도와주기도 하는 것처럼요.


설 예약에 밀린 '평창 패스'..올림픽 찾는 외국인 분통 - jtbc 2018.1.16
따로 요약하지 않아도 제목만 봐도 감이 올 이야기입니다.

돌아보니, 저도 이번 동계올림픽대회기간(2.9~25)과 설연휴(2.15~18)가 겹쳐서 불편이 있으리란 생각은 못했습니다. 누가 저에게 물어봤다면 "아, 그렇네! 일정이 겹치네요. 괜찮을까요?"하고 대답했을 테지만, 제가 자발적으로 '이거 괜찮을까?'하는 생각은 못해봤습니다. 저는 갈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강원도에 친척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런데 적어도 대회 조직위원회나 당시의 문화관광체육부, 강원도가 고향일 지역 관계자는 한 번 쯤 생각이 갔을 텐데요. 그 사람들 모두 평창 유치를 위해 한 몸이 되어 뛰지 않았겠습니까. 동계올림픽을 유치하는 데 성공한 시점, 그러니까 2011년에 말입니다. 어차피 2월 중순을 포함하니까 그냥 하자고 여겼던 걸까요? 만약 일정이 1월 28일부터 2월 12일까지였다면 어땠을까요? 그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2003년 2007년에도 유치활동을 하기는 했지만, 개/폐회식 날짜를 일단 개최지가 정해진 다음에 협의 조정할 수 있을까 가정할 때 이야기입니다. 

찾아 보니 2014년 소치올림픽은 2.7~2.23일이었고, 2010 벤쿠버올림픽은 2.13~3.1일이었고, 2006넌 토리노올림픽은 2.10~2.26일이었고, 2002년 솔트레이크올림픽은 2.8~2.24일, 1998년 나가노올림픽은 2.7~2.22일(1998년 설날은 1월인 데다 일본은 양력설이 큽니다)로 모두 2.15일을 포함하기는 합니다. 동계 올림픽 기간이 2주 정도가 된 다음에는 모두 2월 중순을 포함했습니다. 반 세기 쯤 전으로 거슬러올라가 대회 기간이 열흘 내외로 훨씬 짧았을 때까지 포함하면 일정은 좀 더 자유로워지지만. 그래서 평창 올림픽을 유치하면서 설 전 1월 말에 개회식을 하고 설 연휴 전에 폐회식을 치르려는 생각은 처음부터 하지 않았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혹시 일부러, 동아시아 설날 연휴를 노리거나 우리 나라 설연휴를 노린다는 생각으로 그렇게 했을까요?


"평창행 기차표 구하기 어려워…해외서 참관 포기자 속출"WSJ - 뉴시스 2018.2.4

  •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사 인용
  • 평창동계올림픽 입장권을 1000달러어치 구입하고 항공권을 예매했지만, 서울-강릉 열차표를 구하지 못해 대회 관람을 포기한 사례 소개
  • 외국에 평창은 오지로 알려져 있고, 영어소통이 안 되고 (국제적으로 예약가능한) 숙소가 부족하고 지역교통시스템은 (배낭여행족이 아니라 큰 돈을 내고 국제경기를 관람하러 오는) 외국인에게는 무소용이라며, 서울에 숙소를 잡고 KTX를 이용하는 것이 외국인 관광객에게는 무난한데, (특히 설 연휴가 겹치는 기간은) 외국인이 그 열차를 예약하기가 매우 어려운 문제.
* 다만 이것은 과장된 뉴스라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내국인 서울-강릉 패스도 비슷했습니다. 

뭐, 코레일이 설연휴 특별수송기간동안 외국인용 패스를 팔지 못한 이유는 뻔합니다. 내국인과 설연휴 강원도를 오갈 귀성객, 귀경객에게 '불공평하다'는 욕먹고 싶지 않아서였겠죠. 이건 대회가 임박해 일정을 조정하지 못하는 이상 정부가 총대를 맸어야 했는데.. 그 시점에 와서 할 수 있는 것은 특별 수송 우등고속편을 임시 신설하는 것 정도였일까요? 하지만 그것조차 지역 숙박업계의 불만을 무마해야 하는데, 지방선거를 앞두고 할 사람이 지방, 중앙 정부에 있었을까.

한편 코레일은 외국어 홈페이지를 열었지만 운영미숙으로 질타받았습니다.

평창行 외국인 환불 항의에 입 닫은 코레일… "한국, 부끄러운 줄 알라" - 노컷뉴스
올해 먹통, 29일 이후엔 어떠한 답변도 없어…"중국보단 나을 줄 알았다"

“평창 패스 왜 팔았나” 코레일 외국인 게시판 상황

문제는 올림픽 기간에 끼인 설 연휴(2월 14~18일)다. 국내 이용자와 해외 이용자의 ‘티켓 전쟁’이 벌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코레일은 지난달 16~17일 국내 이용객을 상대로 먼저 설 연휴기간 티켓 예매를 오픈했다. 평창 패스 이용자는 17일 오후 4시(한국시간)부터 예매가 가능했다. 해외 이용자들이 좌석을 확인 했을 때는 이미 모든 열차가 ‘매진’이었다.


한편, 강릉의 양양공항을 개수했고 국내 항공사 노선도 몇 배로 늘렸는데, 홍보가 안 된 탓인지 예약이 없어 항공사들이 취항노선을 올림픽을 한 주일 앞두고 줄이기도 했습니다. 원래 양양공항은 명절특수를 별로 타지 않아 이번 올림픽을 겨냥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는데..

  • 애초 수요가 없어 올림픽기간을 노리고 747이 이착륙할 수 있도록 시설을 보강하고 노선을 늘렸지만 그나마 이용률 낮아.
  • 선수단 등 개회식 전 도착한 사람들은 인천공항에 내려 셔틀버스[각주:1]나 KTX이용
  • 대회기간 중 예약률이 너무 낮게 나와서 대한항공은 특별운항 28편을 7편으로 축소.

여기서 질문: 프리미엄 고속버스는 외국인이 해외에서 예약못하는 시스템이었나요?


한편, 개회를 3일 앞두고 있었던 개막식 교통 체증이 엄청날 것으로 예상돼 경찰이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경찰, 평창올림픽 개막식 교통혼잡 해결에 초비상 - 연합뉴스 2018/02/06 

4만명 몰려…모든 차량 횡계 방면 진입 금지
강원지방경찰청은 2018평창동계올림픽 모의 개막식에서 대관령 IC 입구 교차로 혼잡, 개막식장 안내 표지 부족, 올림픽 표식이 없는 버스 운행, 버스 기사의 노선 숙지 미흡 등의 문제가 드러나 해결에 나섬. 

조직위의 셔틀버스 시스템 운영 문제. 현대에 하청을 주었는데..

평창올림픽 조직위는, 교통앱을 출시했는데 아.. 개회 3일 전입니다. 4개 국어를 지원한다고 하니 다행입니다만, 외국인 방문객은 못 쓰고 일단 조직위 관계자와 자원봉사자들만이라도 잘 활용하기를 바라야겠군요.

평창올림픽 조직위, 수송·교통 전용 앱 출시'Go 평창' 지도·교통권 구매·내비게이션 서비스 등 하나로 통합
한국정책신문 2018.02.06

네이버 라인과 다른 회사들의 스마트폰 실시간 통번역, 관광용 의사소통 앱도 효과가 있을 텐데 잘 쓸 지..


후기..

그리고 올림픽은 잘 끝났다.

몇 가지 이야기가 있었다.

하나는, 적어도 조직위 수준에서는 흑자 올림픽이 될 것 같다는 좋은 소식. 표를 무척 많이 팔았다고 한다. 조직위는 막판에 비싼 표가 안 팔려서 경제단체들에게 대통령을 언급하며 회사당 몇 억씩 사달라 압박했다가 욕먹기는 했지만(적어도 86아시안게임까지 거슬러올라갈 수 있는 유서(?)깊은 관행이다), 어떻게든 처분하는 데 성공했던 모양이다. 그리고 건너 건너 듣자니, 동 주민센터에서 주민을 인솔해서 평창다녀오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어쨌든 뭐.

다른 하나는 올림픽이 강원도 경기에 도움이 됐느냐 하는 것인데, 경기장과 선수촌 인근을 제외하고는 특수는 별로 없었다고 한다. 위에 적은 교통, 예약 시스템 문제였는지, 아니면 개막 전까지 바가지 상술이라며 물의가 있었던 숙박문제때문이었는 지 모르겠지만 외국인 관광객 특히 중국 관광객은 이번에 거의 없었다고 한다. 즉, 춘절 관광객 노리기[각주:2]는 실패. 하지만 반대로 길지 않았던 설 연휴동안 국내 관광객은 많이 찾았다고 한다. 이 점에서는 성공. 

어쨌든 사람들은 많이 갔고, 당초의 걱정을 털어내고 잘 치른 대회가 된 것 같다. 그럼에도 지역 경기에 기대만큼 큰 도움은 안 됐다는 보도는.. 그 이유가 이랬다고 한다. 교통체증을 우려해 차량 2부제를 했고, KTX가 개통되었고, 안 그래도 오지라는 선입견이 있었던 데다 해외예약이 쉽지 않았던 것 같고, 물가가 비싸다는 소문까지 돌아서 그랬는 지, 국내 관광객이든 외국 관광객이든 수도권과 지방 광역시에서 대중교통과 관광버스/셔틀버스를 타고 당일치기 단체관광객처럼 강원도를 오간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각주:3] 그러다 보니 동선 바깥의 상권과 관광지는 상대적으로 살지 못했다는 것. 뭐, 조건이 나쁘지 않았다 해도 다양하게 즐기기에는 아무래도 추운 동계올림픽이고 산이고 촌이니까. 그래도 건전한 스포츠를 표방한 올림픽이라선 지 강원랜드 패키지를 할 생각은 안 했나 보네.

그러나 다른 보도로는, 어쨌든 올림픽이 없는 것보다는 특수가 있어서, 대회기간 중 강릉지역 카드결제액이 세 배 정도던가? 늘었다는 말이 있다. 이번 올림픽 경기장 분포 지역 중 강릉이 가장 큰 도시고 경기장도 있고 식도 하고 했으니.

그리고 IT쪽으로는, 구글맵에 평창올림픽 관련 시설과 지명을 일일이 정보를 200건 넘게 업데이트한 십대 소년 이야기가 있었다. "아무도 안 하길래 내가 했다"는 멋진 이야기. 구글맵이 여러 문제로 국내에 정식 서비스하지 않더라도, 목마른 사람이 우물판다고, 외국 방문객들이 애플맵 아니면 구글맵을 기본으로 사용할 것이라는 점은 미리 생각했어야 했다. 앞으로 국제행사를 치를 때 참고할 사항.



  1. 대회 관계자거나 경기장 입장권을 가지고 있으면 서울, 강릉 등지에서 출발하는 무료 셔틀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본문으로]
  2. 올림픽 일정을 정했을 몇 년 전에는 중국 정부의 한한령같은 건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을 테니까 이해해야지. [본문으로]
  3. 기초자치단체에서 공무원이 휴가내고 지역주민을 인솔해 전세버스로 당일치기로 다녀오기도 했다고 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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