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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공중전화를 없애는 게 능사일까?

KT가 발표하기로 공중전화 대당 적자액은 작년에 75만원에 달했다고 합니다.
1인 1휴대폰시대가 오면서 공중전화를 쓰지 않게 된 건 사실입니다.
저도 10년쯤 전에 산 전화카드가 아직 잔액이 남아 있을 정도니.. (그 뒤로 KT에서 신용카드전화기를 배치하는 바람에 더 쓸 일이 없었습니다)

사람들 생활이 그렇게 바뀐 탓도 있지만 그건 KT가 자초한 면도 크고
꼭 없애야 하나? 이런 생각도 해봅니다.

하나는, KT의 유선전화요금 인상정책입니다.
지금 사람들이 070 인터넷 전화를 많이 쓰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싸기  때문입니다.
KT의 유선전화요금은 3분간 39원, 시외전화는 10초에 14.5원입니다.
문제는 30km만 넘는 거리면 시외로 치는 시외전화죠. 요즘 웬만한 곳에 전화걸면 전부 시외전화거든요!
이게 하도 인기가 없어서 KT는 2000원을 더 내면 전국을 단일 지역권으로 3분에 39원 통화가능한 요금제를 내놓았습니다.
KT의 기본 요금이 5200원이므로, 기본료 7200원에 3분 39원이 되는 것입니다.
이에 비해 인터넷전화는 기본료 2000원에 요금은 비슷합니다.
휴대전화는 기본료12000원에 10초당 18원입니다.
굳이 유선 집전화가 필요한가? 의문이 들지 않습니까?

공중전화 요금을 보겠습니다.
KT 홈페이지에서는 찾을 수가 없더군요. 그래서 검색 결과를 사용했습니다.
시내통화료(30km미만 거리) : 3분당 70원
30km이상 거리인 시외통화료 : 평상시간 - 43초당 70원 /     할인시간 - 61초당  70원
이동전화는 38초마다 70원이라 합니다. 그리고, 낙전 반환도 되지 않습니다.
즉, 요금면에서 유선 전화, 공중 전화는 이미 휴대전화와 비슷합니다.
요금면에서 이득이 전혀 없고,
단지 공익적인 역할과 무선통신망이 안될 때, 비상전화로서 유용한 역할만이 남은 셈입니다.
(이런 역할이라면 전화박스를 없애서는 안 되겠지만, 다섯 개를 넘게 유지할 필요는 있나 모르겠네요)

둘, 공중전화박스는 그 자체로 좋은 AP 설치 장소입니다.
십 수년 전, KT는 씨티폰이라는 발신전용 전화기 서비스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 때, AP(accsess point) 역할을 한 것이 바로 공중전화박스였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KT가 지금은 KTF를 합병해서 KTF기지국 포인트도 쓸 수 있지만, 이를테면 만약 와이브로 서비스를 이 나라에서 계속할 생각이 있다면, 공중전화박스를 AP로 사용하면 지하철역 바깥으로 나갈 수 있습니다. KT는 왜 그렇게 하지 않죠? 저는 작년에 와이브로 서비스를 유료로 이용하다가 그만두었습니다. 그 때, 제일 불만은 요금이 아니라 커버리지였습니다.

그리고, 공중전화단말이 차지하는 공간은 보통 교통의 요지입니다. ATM이나 어떤 목적으로 쓸 키오스크 등 정보통신업체 KT가 활용하기에 괜찮은 사업아이템이 나올 수 있는 입지이고 어차피 그런 기능은 통신이연결되어 있어야 의미가 있기에, 공중전화기능을 포기하지 않고도 부가가치를 늘릴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ps1. 한겨레신문의 기사 "‘내가 왜 애물?’ 공중전화씨의 항변"를 보면, KT의 공중전화 적자 발표는 과장되었다고 합니다. 즉, 공중전화로 발생하는 매출 중 통화료가 비싼 콜렉트콜(수신자부담 전화)는 지능망서비스요금으로 계산해 이 부분을 공중전화 매출및 손익 발표때 제외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군부대에 설치한 공중전화가 수신자부담 전화로 이용되는 경우가 많음에도 제외했고, 동전 및 전화카드구입후 미사용 낙전 수입도 포함시키지 않았다고 합니다.

수신자부담 전화를 쓸 경우가 공중전화를 할 때밖에 더 있습니까? (수신자부담 전화 광고를 보면 항상 공중전화에서 걸지요) 그럼에도
KT는 이익으로 계상될 부분을 빼고 적자만 강조해왔습니다. 그 이유는 아마도, 공익사업이라는 이유로 공중전화 운영 적자분을 모든 통신업체들이 매출액 비율로 분담해 KT에게 벌충해주는 구조때문일 것이라고 짐작해봅니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공중전화의 물리적 위치와 점유하는 공간을 활용해 발생하는 각종 매출, 그리고 음성전화 뿐 아니라 지능망요금 및 다른 방식으로 발생하는 모든 매출을 고려해 정말로 KT의 말대로 공중전화 사업이 큰 적자인가, 아니면 생각보다 적은 적자거나 아니면 흑자인가를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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