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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락 후세인 오바마 주니어. 잡다한 이야기 본문
이미지 소스: 영문 위키
제44대 미국 대통령, 바락 후세인 오바마 주니어에 대한 인상은 어떠세요? 제 생각을 적어봅니다.
케냐출신 이민자 2세인 그는 1961년생으로 현재 48세입니다. 국민 투표로 집권한 한국의 어떤 대통령보다 젊습니다. (단지 젊다는 사실보다, 저 정도 경력을 갖춘 40대 연령 대통령 후보자를 낼 수 있는 미국이란 나라의 시스템이 부럽습니다) 한글 위키에서 쉽게 읽을 수 있듯 입지전적인 인생을 살았고 (대통령이 되기 전까지 겉으로 보기에는) 좋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충분히 인정해줄 만 한, 정치인으로서는 흔하지 않은 사람입니다.
전에도 말했듯이, 저는 오바마를 마틴 루터 킹이나 말콤 X의 후계자라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오바마는 콜린 파월과 콘돌리자 라이스의 계보를 잇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주류 사회에 완전히 통합된 미국인.
오바마 색깔론을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미국에서의 흑인은 중국에서의 재중동포와는 다릅니다. 중국의 사회 문화적 수준은 아직 현대적이지 못합니다. 그래서 명백한 다민족국가인 현재의 중국에서 소수로 취급받는 민족 구성원은 중국 주류 사회에 들어가려면 스스로의 정체성을 죽이고 자신과 자식을 한족으로서 각인해야만 가능합니다. 그저 중국인으로서 인식해서는 이등 국민으로서 멸족할 것이고, 한족이라고 자기 최면을 걸면 그 민족은 당대에 소멸합니다. 그것이 중국이란 나라에서 이른 바 '소수 민족'으로 취급받은 민족들이 하루빨리 독립해야 생존가능성이 높은 이유입니다.
하지만 미국은 다릅니다. 스스로를 WASP이라고 자리매김하는 정체성 변경은 비웃음을 살 뿐입니다(우리도 '바나나'라는 못된 말이 있었죠). 오바마 역시 그런 짓은 하지 않았고, 또 그럴 것입니다. 그의 피부는 그가 흑인과 백인의 피를 다 갖고 있음을 알려주지만,오바마는 현대 미국인입니다. 그리고, 오바마를 대통령으로 선출함으로써 미국 사회는 출신 민족이란 색안경을 벗을 의지가 있음을 증명했습니다.
저건 좋게 본 거고, 다른 생각도 듭니다. 단지 부시 정부가 미국의 공화당적 가치에 너무 큰 상처를 주어서 생긴 반동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그리고, 오바마는 미국 흑인 노예의 후손이 마침내 대통령이 된 케이스가 아니라, 케냐 이민자의 2세, 즉 현대에 미국에 들어온 자유로운 신참자의 아들입니다. 오바마 자신은 어찌 됐든, 그를 뽑은 미국 사회의 의중을 짐작할 때 이 점은 좀 고려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오바마의 당선은, 흔히 말하는 "미국은 샐러드다"라고 할 때 그런 미국이 되어가고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오바마는 백인의 대척점에 선 흑인이 아니라,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임기동안은 그는 확실한 "미국인"입니다. 미국내에서는 다르게 볼 꺼리가 많겠지만, 적어도 미국 밖에서는 그에게 다른 걸 기대하지 않는 편이 현명하리라 생각합니다. 콜린 파월과 콘돌리자 라이스가 그랬듯이 말입니다. (공화당 정부 시절 아이콘이었던 이 두 사람이, "흑인이 고위공직자가 되어서 믿음직하게 공무를 수행한 좋은 사례"로서 미국인의 기억에 남지 않았을까요? 그래서 오바마에 대한 거부감도 줄지 않았을 지..)
건강보험, 기타
저는 웹브라우저 홈페이지로 정한 사이트 중 하나(요즘은 탭브라우징이라 홈페이지를 여러 개 만들어 동시에 여러 탭에 읽어들일 수 있습니다)로 구글 뉴스를 해놓았는데, 요 며칠간 인상적이었던 기사 두 꼬치 스크린샷을 여기 담아봅니다.
하나는 의료보험 개혁안이고, 다른 하나는 미일동맹의 변화 가능성입니다.
오바마의 큰 도전은 저 두 가지 이슈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밖에 자명한 이슈,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있습니다.
1. 건강보험 개혁
2. 미일 동맹관계 재편
0. 아프가니스탄 전쟁 종결
0번은 오마마 마음대로 되는 일은 아닐 것입니다. 그리고, 한국에 미치는 영향도 중대합니다.
1번은 어떻게든 해야 하는 일이면서 과제도 보람도 명백합니다. 오바마가 미국인 전국민 의료보험제를 시행한다면 노예 해방에 맞먹는 업적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2번은 미묘합니다. 일본인의 혼네가 어디에 있는 지 아는 게 급선무겠지요.
미국 건강보험.. 클린턴시절 좌절된 다음, 미국 건강보험제도의 폐해에 대해서는 많은 웹문서가 나왔습니다. "미국 의료보험" 이란 구절로 검색해보다 걸린 글을 몇 개 링크합니다.
http://ko.usmlelibrary.com/80
http://kyrhee.tistory.com/192
http://picketline.egloos.com/4312741
http://www.voanews.com/Korean/archive/2009-08/2009-08-20-voa8.cfm?moddate=2009-08-20
(이건 좀 지난 8월달 이야기. 지금과 같은 건지 다른 건지는 모르겠는데, 여튼 법안 자체는 하원을 통과한 상태)
하긴 우리 나라의 공공보험료와 세금은 부자에게 적게 걷는 구조기는 합니다. 국민연금과 건강보험료 과표구간 상한도 그렇고, 소득세 과표 구간 상한을 신설하는 문제로 논쟁을 하던 것만 봐도 말이죠.
오바마와 한국
오바마가 취임 후 몇 번 언론과 접촉하며 한국을 치켜세운 이유,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미국이란 나라가 타성에 너무 젖어 있다는 점, 그리고, 50년대 이후 미국이 점점 자체 동력이 아니라 타성에 의해 움직이는 동안 순수하게 미국의 지원으로 무에서 유를 창출했다고 미국인 인정할 만한 동맹국은 한국이 거의 유일하다는 점. 오바마는 한국이라는 이슈로 미국인에게 자신감과 자부심과, 젊은 생기를 불어넣고 싶어한다고.
그러나, 이것은 단지 그렇게 (미국 기준에서) 한미한 나라였던 기억속의 한국과 비교해 미국민에게 충격을 주려는 목적, 그리고 그 소재로서 주변에 있을 한인 측근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을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오바마의 기분좋은 언급과는 다르게 실체를 보면, 오바마와 미국 외교에서 한국의 비중은 이번 동아시아 순방 일정에서도 드러납니다. 한겨레신문에 올라온 오바마 방문 일정을 보면, 일본에서 이틀, 싱가포르에서 하루, 중국에서 사흘, 그리고 한국에서 한나절입니다. 그런데, 한국 일정은 이명박 대통령과의 오전 회담이 전부이며, 그 다음은 주한미군 방문입니다. (싱가포르 방문 역시 하루지만, 싱가포르 자체보다는 싱가포르에서 각국 정상과 회담하는 것이 주목적인 방문입니다) 오바마가 평균적인 미국인 중상류층보다 한국을 조금 더 잘 알기를 희망하지만 말입니다.
최근 미 의회는 한국전쟁 기념일을 제정했습니다. 미군 수만 명이 죽어간 대신 미군 원정사상 기념할 만한 역사적 성과를 얻은 그
전쟁이 "잊혀져가고 있다"는 이유에서였다고 합니다. 그렇게 죽어놓은 자기들도 기억하는 사람이 없을까 걱정하는 역사요 상대국이라니.
PS. 오바마정부들어 한미FTA는 지지부진한 상태입니다. 이명박 대통령도 말했듯, 우리의 전향적인 자세를 표시하는 선물로 준 쇠고기.. 그리고 뭐가 된 겨? 오바마는 "한국이 미국에 자동차를 수출하는 만큼 미국도 한국에 자동차를 수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죠. 그런데, 미국차는 미국인도 말이 많은데 말입니다. 저는 오래 살지는 못했지만, 미국인은 협상을 참 이상하게 한다고 생각합니다. 상대국의 팔을 비틀어 법을 바꾸게 만들어요. 그런데, 욕을 들어먹으며 그렇게 하고서도 그 과실은 일본, 유럽 회사들이 가져가거든요. 자동차만 해도 미국차, 우리 나라에 몇 대나 팔고 있습니까. 참고로 우리 정부는 '미국차 사지 말고 일본차, 독일차사라'고 말한 적이 없습니다. 토요다는 미국산 캠리가 아니라 일본산 캠리를 한국 시장에 내다 팝니다. 한국 자동차 시장을 중요하게 보는 마음이야 고맙게 받겠습니다만, 미국차의 경쟁력은 좀 올려주시든가, GM대우같은 미국회사 자회사를 활용해 미국 회사와 한국 회사가 WIN-WIN하도록 현지화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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