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장강박증(compulsive hoarding syndrome, 또는 저장강박장애), 저장장애(hoarding disorder, 또는 호더 증후군), 디오게네스 증후군

특정 물건 또는 불특정 물건을 주워와 주거지에 쌓아두는 행동.

청소를 안 하는 병과 비슷해보이지만 다른 종류다. 물론, 둘 다 가진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웬지 어딘가에 쓸모가 있을 것 같아서, 버려지는 꼴을 보느니 모아두어야 마음이 편하다. 내 한 몸 누울 자리가 좁을 정도로" 

이런 행동 자체는, 반짝이는 물건을 둥지에 모아두는 까마귀과 조류^[각주:1]와 밤과 도토리를 저장하다 잊어버리고 또 새로 저장하기도 하는 다람쥐를 생각하면, 어쩌면 유전자에 각인된 본능이, 살다가 스위치가 눌려서 되살아난 게 아닌가하는 생각도 듭니다. 

 

스위치가 눌린 것인데, 병이라고 할 정도로 잘못 눌린 거죠. 당장 내일모레 세계멸망급 재난(아포칼립스)이라도 시작된다면 그런 사람들의 행동은 선견지명이라며 칭찬받겠지만, 그렇지 않은 거라고 변명한다면 그건 뭐.. 어떻게 보면 그런 증상을 가진 사람들도 각종 장애를 유발하는 유전자와 마찬가지로 인류의 다양성을 유지해 인간종의 생명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보험^[각주:2]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하지만 유전자의 변이로 생긴 몸의 병을 가진 사람들이 불편하지 않게 치료를 받듯이, 유전자의 변이로 생긴 마음의 병을 가진 사람들 역시 불편하지 않게 치료를 받기는 해야겠죠. 문제는 마음의 병은 자신이 "나는 정상이다"라고 여기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지만.

 

어제 TV에서 본 할머니의 경우는, 자기도 내가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며 그런 행동을 안 해도 편할 수 있다면 그러고 싶다고 말하니까, "나는 정상이다"라고 우기는 부류는 아니었습니다. 그분 역시, 온 동네를 돌아다니며 본인의 눈에 쓸모를 가진 물건을 모아와 집에 쌓아두어야(=그분 나름대로는 정리해두어야) 마음이 편안해지기 때문에 그러는 것이고, 못 버틴 할아버지는 항복하고 같이 사시고, 자녀들은 근처에 방을 얻어 나가 사는 형편이었지만.

 

 

한편, 현대에 와서 저장강박증이 더 두드러져보이는 이유는 몇 가지 있을지도 모릅니다.

 

ㅡ 좁은 집.. 아파트, 원룸, 빌라는 창고가 없어요. 창고대용이든 다용도실도 베란다(발코니) 확장으로 없애버렸고.

농업사회나 단독주택은 창고든 광이든 마당 한 켠이든 공간이 있었죠.

 

ㅡ 일회용품/인스턴트 사회..

먹고 남은 스티로폼 그릇같은 쓰레기와 반려동물 똥까지 안 치우고 원룸에 쌓아두어 사회문제인 쓰레기 주택의 주인은 주로 남녀 청년들이죠.

저렇게 물건을 주워와 쌓아두는 사람은 어르신들입니다.

나이도 다르고 행동의 내용도 다릅니다. 저장강박장애는 결국, 옛날에는 고물상에서 쓸모를 가졌던 물건이 지금은 폐기물처리장/소각장으로 직행하는, '물건이 귀하지 않은 산업사회'라서 더 두드러지는 지도 모릅니다. 

 

ㅡ 저 어르신들 대부분은 물건이 귀하던 시절에 청소년기와 청년기를 보낸 분들입니다.

 

 

 

몇 가지 링크입니다.

 

https://www.google.com/search?q=%ED%98%B8%EB%8D%94+%EC%A6%9D%ED%9B%84%EA%B5%B0

🔎 호더 증후군: Google 검색

 

저장강박증, 디오게네스 증후군 (Compulsive hoarding syndrome)
마음소풍 - 마음소풍/아동,청소년,성인 심리상담센터

https://www.maum-sopoong.or.kr/dictionary-of-psychological-terms/17616

저장강박증, 디오게네스 증후군 (Compulsive hoarding syndrome)

ㅡ 저장 강박증 (디오게네스 증후군)이란?

ㅡ 저장강박증-디오게네스증후군의 증상

ㅡ 저장강박증-디오게네스 증후군 원인

 

 

https://en.wikipedia.org/wiki/Hoarding_disorder

Hoarding disorder - Wikipedia

 

영문 위키백과의 호딩 디스오더 항목. 번역은 웹브라우저 기계번역 그대로이며 교정하지 않았다. 따라서 잘못된 번역문일 수 있고, 국내 정신건강의학에서 사용하는 정식 어휘가 아닐 수 있다. 따로 활용하려면 스스로 검사해보기.

 

 

 

 

1. 동전, 보석, 또는 금속/유리조각 등 반짝이는 것이라면 [본문으로]
2. 드라마와 애니의 클리셰 중에, "이럴 줄 알고 내가 OO해두었지" 하며 웃게 만드는 게 있는 게 생각났습니다. 사실 그건 정신건강의학하는 분들은 다른 이야기라고 하시겠지만.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