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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바뀌긴 했네 - "책도둑" 본문

아날로그/도서,한국사 관련

세상이 바뀌긴 했네 - "책도둑"

속담뜻을 다르게 생각하는 세대가 생겼으니 세월이 흐르긴 했네.

모 게시판에서 오늘 본 것인데, 이 비슷하게 좀 깨는 걸 가끔 본다.

글쓴이를 탓하려는 게 아님. 내가 격세지감을 받았단 얘길 하려고. 저기서 시작해 잡담을 긁적여 본다.


원래 뜻은, (책의 가치를 높게 보고) 지식은 공유하는 거라는 뜻이던가?[각주:1] 나도 잘 모르겠다.[각주:2] 하지만 푸념으로 쓸 진 몰라도 권장하는 뜻으로 저 말을 쓴 글은 본 적이 없다. 아니면 내가 보고 잊어버렸거나.

뭐, 설령 그렇게 썼다 해도 책이 귀해 필사하던 왕조시절적 얘기일 테고, 우리나라 공화국시절로 와서는 

1) 내 친구놈/상사놈이 내 책을 빌려가서는 싸가지없게시리 안 돌려줌. 허허.

2) 저 옛말을 핑계로 도서관과 서점에서 책도둑질 좀 하지 마라. 제발.

이런 뜻으로 많이 쓰더라.

책도둑이야, 어? 이 책이 언제 내 수중에 들어왔지? (머리를 긁적긁적) 이러겠지만. 손버릇나쁜 놈들도 든 건 몰라도 난 건 안다지. 어, 꼭 도둑질로만 그런 건 아닐 거야. 헤르만 헤세 단편집에 어떤 책이 여러 사람 손을 거치는 걸 따라간 게 있다. 친구, 연인 사이를 오가는 얘기였던가? 오래 전에 본 책이고 이젠 집에 없는 물건이라 모르겠는데, 꼭 도둑질이 아니라도 빌렸든 아니면 그냥 보라고 넘겼든 간에 명시적으로 증정이란 표현을 안 해도 책은 여러 경로로 사람 사이를 오간다. 그리고 이것은 동서 고금을 통해 다르지 않은 모양이다.



구글에서 책도둑은 도둑이 아니다라고 검색해보면,

학교도서관과 공공도서관에서 책도둑질 좀 제발 하지 마라는 소리가 바로 주루룩 뜬다.


그리고 서점에서는 책도둑질도 도둑질이지만, 소형가전이 발전하고 파렴치한 바보들이 많아져선지, 커터칼질하거나(!) 대놓고 사진찍거나(!) 카페테리아식으로 꾸며놨더니 먹을 것 흘리는 본데없는 아이들이 많아서 고민이라는 얘긴 몇 년 전부터 봤다.[각주:3] 책을 서점이나 도서관에서 훔쳤건 친구에게 빌리곤 안 돌려줬건 간에 그거 절도범이고 장물이 맞음.[각주:4] 그리고 영업방해하지 말고, 남의 상품을 훼손하지 마라.. 이런 건 부모님이 안 가르쳐주나? 아, 또 삼천포로 빠져서 푸념했네. 얼마 전에 서점에서 중고책을 한 권 샀는데, 참 깨끗한 책인데 누가 자기 필요한 부분을 칼질해놓고 팔았던 모양이더라. 요즘 세상에 특정 페이지만 싹둑 잘린 파본은 안 나오니까 아마 "부모 안부를 물어 마땅한" 누구겠지. 빠진 페이지는 도서관가서 봤다.



"읽을 책이 없다"는 사람들에게

대형서점에 지금도 코너가 마련돼있을 지 모르겠는데, 흔히 SKY라고 부르는 대학 세 곳의 학교 문고에, 권장 독서목록과 요약을 내놓은 책이 있다. 거기 있는 걸 일단 다 읽고, 거기서 가지쳐나가보자. (잘 난 척 하는 말이 아니다. 나도 다 안 봤다)

전에 박이문교수님 인터뷰에서 발췌한 얘기처럼, 대학 졸업하면 다시 읽기 힘든 게 그거다.

어렵게 사람으로 태어났는데 인류의 고전 정도는 일생에 한 번 정도는 읽어야지.


같은 책을 어릴 적에 축약판 혹은 검열삭제판 아동문고로 읽고, 주민증을 받은 나이가 돼서 원서나 완역판을 다시 읽는 것도 좋다. 어릴 적에 본 것이 헛되지 않다. 공부할 때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다.


  1. 일본 만화 "천재 유교수의 생활"의 한 장면이 책도둑과 노교수 이야기인데, 난 이렇게 늙을 때까지 볼 만큼 봤는데 좋은 책이니 젊은이가 필요하면 가져가서 잘 읽으라는 '대인배' 학자가 나온다. 장발장과 미리엘 주교관계. 물론 그 책도둑은 직업 책도둑이라 감옥갔고, 그 책에 대해서만 혐의없음이 돼서 감옥에서 탐독 중이라는 만화 결말. [본문으로]
  2. 빚은 앉아서 주고 서서 받는다는 말이 있다. 책도 똑같다. 오히려 저런 관념때문에 책은 돌려받기 더 힘들어서, 책이 훼손돼서 돌아오거나, 자기가 빌린 책을 남에게 줘버리고 잊거나, 거듭 독촉하면 책가지고 째째하게 그러냐며 큰소리치는 놈도 있더라.. [본문으로]
  3. 옛날에는 몇 시간씩 보고 나오면서도 안 그랬는데. 화장실에서 손씻고 땀 안 묻게 조심하고 앉지도 않았는데.. 그렇게 읽기만 하는 게 미안해서 되도록 거기서 몰아 사서 도서회원가입돼 있던 시절 이야기지만. (그 때도 이미, 학기초면 대학교재 뿐 아니라 각급학교 참고서, 문제집, 공책같은 걸 대형서점이 쌓아 놓고 팔아서, 동네서점, 학교서점이 장사안된다는 소리가 있었다) [본문으로]
  4. 별 거 아닌 걸로 빨간줄가면 공무원되기 힘들 걸..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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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s
  • 프로필사진 Playing 2017.02.22 15:00 없는 부분 다시 찾아가서 읽으셨다는 건 정말 제 경험같네요. 안타깝더군요

    책은 그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고 마음 깊은 곳에 간직했다면 곳간에 두기보다 널리 공유하고 그 의미를 서로 주고 받는게 괜찮긴 하지만 그것과 손버릇하고는 다르죠 ^^;;

    참고로 가정에서 남의 물건에 손을 데서 가져오면 안된다고 배운적이 없습니다
    아마 좀 사시던 분들이라 그럴 필요가 없으셨던거 같아요. 자기가 그러지 않으니 자식에게도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으셨죠. 그리고 필요한 건 다 사주시니 그럴만한 욕구가 생기지 않을꺼라고 그러셨겠죠

    가정형편이나 가정교육이나 환경차이에 따라 다를수 있어서... 아이들에게 열심히 알려주고 가르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다소 어렵거나 흔들리는 아이들을 좀 애틋하게 살펴주고요

    애들 좋아하는데 그게 티가 나는지 애들도 앵겨붙네요. 어르신들 좋아하는데 티가 나는지 어르신들이 뭘 챙겨줘요

    먼저 앵기고 챙겨주면 세상이 좀 나아질꺼 같다는 삼천포에서 저도 줄입니다

    요새 대학도서관들이 뭐가 힘든지 졸업생 대출을 힘들게 바꾸었던군요 ^^;; 한마디 물어볼려고 가려다가 그냥 지체되네요. 버려지는 책들이 그렇게 많다는데 어려운 형편들은 책이 없으니 이거 정말 안타깝네요. 어떻게든 지역 도서관에라도 넘겨서 버리지 말고 사회 구석구석으로 전달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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