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엿기름(엿질금)에 대해 본문
장터에 가면 할머니들이 집에서 엿기름가루를 만들어와 작은 됫박같은 데 퍼놓고 덜어 파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인터넷에도 엿기름을 만드는 법이 나온다.
엿기름은 도정하지 않은 겉보리를 싹틔워 만든다. 새싹채소로 인기있던 보리싹은 겉보리를 흙에 심거나 금잔디배지같은 데 올려 보리순이 5cm는 넘게 자란 걸 잎을 베어 쓰는 모양이지만, 엿기름은 콩나물기르듯 암소에서 물줘 키우되, 집에서 할 때는 뿌리가 엉킨 보리싹을 반복적으로 물에 담가 씻는 과정이 추가된다. 또한 싹이 물먹은 겉보리알갱이길이남짓할 정도까지만 기른 다음 가공 시작.
엿기름의 유효성분은 보리가 싹틀 때 보리 속 녹말을 당으로 가수분해하는 효소다(애끼스가 아니라 진짜 효소맞다). 그렇게 만든 당으로 뿌리도 만들고 잎도 만든다. 그 과정에 에너지로 소비되는 양도 많아 보리싹이 틀 때 채반은 열이 나고, 싹이 본격적으로 트면 남은 보리전분도 그걸 분해하는 효소도 적어진다. 늦게 가공하면 엿기름가루가 적게 나오고 효과도 안좋은 이유.
사쓰는 엿기름가루는, 그렇게 싹틔운 어린 보리를 씻어 말려 빻은 것이다. 마트에서 살 수 있는 공장제 엿기름가루는 보리100퍼센트가 아니라 보통 보리70 밀30퍼센트 조성이다.
식혜만들 때 전통적인 사용법은, 음식만들 때 쓸 수 있는 보자기에 가루를 넣고 물에 담가 주물럭거려 물내고, 그 물을 모으면서 다시 새 물에 보자기를 담가 주물럭거리기를 몇 번 반복해 유효성분이 우러나오게 한 다음, 우린 물을 찬 곳에 두고 앙금을 앉힌 후 웃물을 따라 밥에 섞어 식혜를 만든다고 한다.
제품에 따라서는 아예 티백으로 나온 것도 있다. 가장 나중에 나온 간편식이다.
그 외 검색해보니, 보리껍질 등 불순물은 미리 제거했는지 아니면 보리아닌 다른 방식으로 만든 효소덩어리인지 모르겠지만, 주물럭거릴 필요없이 가루를 바로 물에 타 그 물을 앙금을 버리고 쓰거나, 아예 바로 밥에 섞어 쓰라는 것도 있기는 한 모양이다. 이런 제품은 본 적 없어 알지 못한다.
식혜는 물타서 양을 적당히 불린 다음 은근하게 끓여 효소를 비활성화한 다음 냉장보관한다. 밥만 가지고는 맛이 덜하다며 좀 졸이거나 설탕을 넣기도 하는데, 단 걸 너무 좋아하면 건강에 나쁘다. 천연물이라며 안심하란 소리를 하는 사람은 없겠지?
또 식혜는 밥만 넣기도 하지만, 끓일 때 생강을 약간 넣기도 하고, 계피나 다른 약초우린 물을 넣기도 한다. 산기슭 주막에 파는 약초넣은 동동주를 생각하면 비슷한 아이디어다. 만드는 분이 건강을 생각한다며 넣은 경우에는 호불호가 갈리는 맛이 나오기 쉽지만, 먹는 사람이 불평했다가는 국물도 없으니. :=)
※ 여담. 궁금한 점이다.
1. 무를 가지고도 식혜를 만들 수 있을까? 대입시험논란말고 진짜로, 실용적인 방법으로.
2. 아주 곱게 빻으면 소화제대용, 식이섬유섭취용으로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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