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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긴급생활비는 어느 정도 부동산과 금융재산 모두 무관하게 소득만 따져 지원해야 효과가 있을 것이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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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긴급생활비는 어느 정도 부동산과 금융재산 모두 무관하게 소득만 따져 지원해야 효과가 있을 것이다

이야기 하나.


신문기사를 보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려 금융재산을 따지지 않겠다고 정부에서 말했다는 내용을 보았다. 한편 부동산은 따지겠다는 언급과 따지지 않겠다는 언급이 다 나왔는데, 현 정부의 기조상 여당과 청와대쪽 정치권에서는 따져야 한다는 것 같다. 


먼저, '금융재산을 따지지 않겠다'는 말은, 짐작하기에 '여러 형태의 금융재산을 언제 다 조사하냐'는 이유때문인 것 같은데, 그 부분은 쟁점이 아닌지 따로 꼭지를 따서 다룬 기사를 보지 못했다. 내가 놓쳤을 지도 모르겠다.


부동산을 따져 걸러야한다는 주장을 옹호하는 기사를 보면, "맞벌이는 못받는데 집가진 사람은 왜 받냐"는 논리다. 그런데, 사업용 부동산이면 모를까 주거용 부동산이라면, 적어도 종합부동산세를 내지 않는 주거용 부동산을 가진 가구에 대해서는 재난생활비 지원 기준에 부동산기준을 제외하는 게 맞다. 


첫째, 서울시내 아파트와 일반주택 평균가격이 얼마지?[각주:1] 아마 그 주택소유자 대부분이 부동산기준을 적용하면 최저임금만 받더라도 걸리지 않을까(계산기를 두드려보지는 않았다). "맞벌이라 가구소득이 최소기준을 넘는 사람들 중 집을 가지지 않은 사람" 중 상당수가 그런 집(지방 서민 관점에서 보면 고가주택)에 세들어 있을 것이다. 그리고 대도시는 집값대비 전세가비율이 높아 집값이 비싸면 전세가도 비싸고, 부부 월소득 합계가 소위 '지원기준'을 넘는 무주택가구가 내는 임대료는 평균보다 더 그쪽일 것이다. 그래서 "당신은 싼 집으로 이사가서 생활비를 만들라"는 논리가 선다면, "당신은 싼 셋집으로 이사가서 생활비를 만들라"는 논리도 설 것이다. 현재 그것은 불가능하다.[각주:2] 서울시가 부동산기준을 사용하지 않은 것은 그런 문제를 고려했을 지도 모른다.[각주:3] 


둘째, 금융재산은 환금성이 높다. 금융재산을 많이 가진 사람은 생활비가 부족하면 자기 계좌에서 인출해 소비에 사용하면 된다. 하지만 부동산은 그렇지 않으며, 코로나19사태에 누가 집사고 다니는가. 여기에 정부는 신규주택담보대출을 막고 있다. 그래서 주거용 부동산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는 것은 재난생활비 지원의 취지와 어긋난다. 따라서 언론이 주시하는 강남권 거액 아파트같은 것이 아니라면, 종합부동산세 부과 기준 아래인 전국의 주택소유자들을 엄격하게 제외해서 정부가 생색만 내고 예산을 아끼겠다는 생각이 아니라면, 이걸 크게 따져서는 안 된다.


셋째, 전국민 상당수에게 재난생활지원금을 지급하려는 정책의 거시적인 목적은 무엇인가? 받으면 대화면 TV나 갤럭시S20을 살 계층이 아니라, 식품과 생활필수재화와 서비스에 소비할 계층에게 주어서 개인에게는 버틸 여유를 주고 거주지 지역경기에 산소호흡기를 달기 위해서가 아닌가? 그런 목적이 있기 때문에 굳이 소비기한을 정해 복지포인트를 연상케 하는 지역화폐로 지급하는 것이 아닌가. 주택소유자라 하더라도 종합부동산세 부과기준 아래인 사람들은 전자가 아니라 후자에 속할 것이며, 그런 지원이 효과가 있을 부류일 것이다.


넷째, 엄격하게 따지다가[각주:4] [각주:5] 경기가 죽은 다음에 지원금을 주거나 기껏 사용한 적자예산의 효과가 줄어드는 것은 상책이 아니다. 가장 발빠르게 움직인 것 같은 서울시 재난생활비 지원은 5월 15일까지가 접수기한이고 6월 말까지가 소비기한이다. 즉, 2분기 안에 끝난다. 그마저도 미리 서약을 받고 지급한 다음 나중에 서류처리하다가 문제를 발견하면 환수하겠다는 조건인데도 시행하는 데 그 정도 시간이 걸린다. 중앙정부가 너무 많은 것을 따지면 실제 지원금이 소비되어 지역경제를 흐르기 시작할 때는 3분기가 되어 늦기 쉽다. 그리고 확실하지 않은 지원 조건이 많이 붙으면 사람들은 소비를 망설이거나, 지원주체에서 뒤늦게 환수하려 할 때 환금성을 가질 수 있는 종류로 임시 소비하려 할 것이다. 소비자는 바보가 아니다.




이야기 둘.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지금도 구멍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외국인(그리고 재외국민) 우대다. 외환위기때 대통령이 전세계 교민을 만나며 "고국의 땅과 집을 사서 달러를 모아주십시오"하고 세일즈하고 다닌 이래로, 외국인 투자 문호 개방이라든가, 이민자 편의를 위한다는 이유로, 국내거주 내국인을 역차별하는 정책을 내놓았다. 그 결과, 내국인과 한국인이 세운 한국법인에 대한 부동산 대출규제, 다주택 소유규제, 임대료 규제는 꾸준히 강화되어 왔지만, 외국인 투자법인과 해외거주 한국인과 국외이주자에 대한 대출규제와 다주택 소유규제, 임대료 규제는 예외처리해주거나 꼼수를 방치하게 된 것 같다. 


외국인이 매입한 부동산이 국내 임대료와 주택가격에 큰 영향을 준다는 심층보도는 아직 읽지 못했지만, 기준시가를 국토부가 감정원에 지시해서 일률적으로 몇 퍼센트씩 올리라며 부당한 요구를 하고, 그렇게 만든 표를 가지고 세금을 대폭 인상해 부과하는 것이 지금 정부다. 집값이 크게 오른 곳은 압구정과 강남의 일부 유명한 재건축대상지를 제외하면 보통은 전국에서 손꼽을 만한 투기과열지역 중에서도 건축된 지 오래되지 않은 아파트지만, 정부는 그런 곳을 사례로 보도자료를 내며 전국의 그렇지 못한 곳까지 세금을 인상했다.[각주:6] 그런 행위까지 하는 정부가 점점 미세하게 정책을 만들어 부동산시장을 조율하겠다면 외국인이나 국외거주 한국인[각주:7]이 국내에 소유한 부동산도 방치할 수 없을 것이다. 


정부와 언론매체는 종종 강남 3구의 아파트 국내거래만이 한국의 주택문제인 양 다루지만, 그런 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전국의 주택 위에 떨어지는데 그런 사실은 간과하는 듯. 관료와 여야 국회의원들이 많이 사는 곳은 역시 서울의 한손꼽는 명당들이어서일까. 요령없는 정책은 토마토위에 앉은 파리를 잡겠다고 손바닥을 내려치는 것과 같다. 파리는 날아가고 토마토가 터진다. 


외환위기와 카드대란을 극복하기 위해 김대중정부와 노무현정부는, 기존 주택(아파트, 단독 포함)거래에 대해서는 "잡은 물고기니까" 혜택을 주지 않고, 정부차원의 과제로 인식되던 신축아파트 미분양물량 소진을 위해 그걸 사서 다주택자가 되는 사람들에게 면세, 감세혜택을 준 적 있다. 우리나라의 다주택자 중과세 정책은 오래됐지만 그럴 때 매입한 사람들은 예외처리됐다. 그 뒷 정부들도 소위 경제위기라 할 만한 상황이 오면 비슷한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 끝물에 나온 것이, 임대사업자 등록을 유도하는 정책이었는데.. 이번 정부들어 첫 해에는 장려하다가 둘째 해에 기존 혜택을 사실상 소급해 취소하며 손바닥뒤집듯 해서 정책 신뢰가 하나도 없어졌다.


그리고 이번 정부들어, 외환위기때 발행한 적 있는 무기명채권 판매를 고려한다는 뉴스가 다시 나왔다. 국가가 발행하는 제로금리 무기명채권이란 현금과 비슷해서 액면가가 보장되고 상속, 증여가 자유롭다[각주:8]고 한다.[각주:9] 재미있게도, 요즘 경제상황에서 부유층에게 그런 탈출구(?)가 생기면 일부 지역 집값이 너무 오르는 문제를 잡는 데는 효과가 있을지도 모른단 이야기도 나왔다. 그럴 지는 알 수 없는 일이지만 정부도 그렇게 생각한다면 장단점이 다 있다고 보겠군.


  1. 경기도는 서울만큼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하려면 포함해야할 지도 모른다. 서울경기+5대 광역시면 전 인구의 반을 넘는다. [본문으로]
  2. 강남 고가 아파트 급매 정도라면 모를까. [본문으로]
  3. ※ 나중에 나온 기사인데, 종합부동산세가 재산기준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주거용 주택만 고려하면 종부세는 어쨌든 줄세우는 기준이 될 수 있는데, 상가와 오피스텔소유주는 해당없다고. 그래서 이것만 보지는 않겠지만. [본문으로]
  4. 이천년대 이래로 정부가 시행해 온 복지정책에서 수급자 기준을 가장 앞서 눈치채고 사전상속과 수급자 등급산정 꼼수로 편법해결해 잘 챙겨받는 직업군이 교수와 변호사, 의사, 공무원이라고 하지 않나. '권리 위에 잠자는 사람은 도움받지 못한다'고는 하지만., [본문으로]
  5. 계획적으로 증여해 서류상 재산이 매우 적고 건강이 나쁘다는 조건을 충족해 수급대상에 등급판정받아 정부지원금으로 요양원생활하는 부모를 가끔 면회오는 자식(케이스는 주로 아들이지만, 딸도 예외가 아니다. 그 세대는 재산분할은 싸워도 부양은 아들이 하라는 관념이 있었지만, 딸도 상속권이 있고 지금은 한자녀시대다)이 유명 국립대 교수, 의사, 변호사라는 식. 그런데 이번 독일과 스웨덴 사회가 코로나19에 대응하는 모습을 보면, 부모는 부모고 나는 나, 자식은 자식이라는 관념은 선진국은 더 하다. 그래서 386이 '후레자식들의 대열' 맨 앞에 선 첫 세대고 그 전 세대가 부모를 부양하지만 자식에게 보답받지 못하는 세대가 된 것 같다. 그리고 앞으로는 우리 나라도 '등골브레이커'와 '부양의무자'가 모두 없어지겠지? [본문으로]
  6. 기준가격 인상 x 세율 인상 콤보는 계속돼 온 정책이지만 그걸 더 빨리 하려고 국토부가 월권해 감정기관을 압박한 것이다. 서울시장도 토지가격=0원으로 만드는 이상을 가진 것 같고. 주택은 원수진 듯 대하면서 1가구의 2번째 이후 소유 자가용에 대해서는 차고지증명 의무화를 하지 않는 부조리는 참. [본문으로]
  7. 이들 중 상당수가 90년대 해외여행자유화시기 이후의 원정출산 자녀와 유학생이 있는 가정, 2개 국가에 주거를 가질 재력이 있는 계층일 것이다. [본문으로]
  8. 이 대목에서 '이거 뭐지?'하고 생각한 사람이 있을 것이다. [본문으로]
  9. 어디까지 정말인지는 모르겠지만 관련 보도에는 그런 얘기가 있다. 만약 이 방안이 진지하게 논의된다면 뉴스가 더 나올 것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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